[단독]5년 전, 잼버리 부지 ‘침수‘ 예견했던 이 곳

최지영 기자 2023. 8. 23.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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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부실 운영 논란을 빚은 채 마무리된 세계스카우트잼버리대회 준비 과정에서 전북 새만금 잼버리부지를 관광·레저용지에서 농업용지로 전환하고 농지관리기금 1846억 원을 쏟아부은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국책연구원이 매립 검토 초기 단계부터 계획보다 낮게 매립돼 범람 또는 침수에 취약하다는 점을 사전에 분석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23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박덕흠 국민의힘 의원이 입수한 한국개발연구원(KDI) 공공투자관리센터가 2018년 작성한 '새만금지구 간척종합개발사업 계획 적정성 재검토 보고' 에 따르면, 새만금부지의 높이는 농생명용지와 관광·레저용지 등 두 가지 용도로 검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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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덕흠 국민의힘 의원, 23일 기재부의 KDI 공공투자관리센터 의뢰보고서
KDI, 잼버리부지 농생명용지 적용 시 제방 1.8m, 부지 2.57m로 높이 낮아져 침수 또는 범람 피해 예측
사업 시행자인 농어촌공사, 농생명용지 적용해 잼버리 부지 매립 완료
박 의원 “文 정부 시절 농지관리기금 편법 부지 매립에 활용돼, 감사 통한 조치 필요”
진흙으로 변한 잼버리 부지 태풍 ‘카눈’이 지나간 이달 11일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가 열렸던 전북 부안군 야영지 곳곳에 물웅덩이가 생긴 모습. 연합뉴스.

최근 부실 운영 논란을 빚은 채 마무리된 세계스카우트잼버리대회 준비 과정에서 전북 새만금 잼버리부지를 관광·레저용지에서 농업용지로 전환하고 농지관리기금 1846억 원을 쏟아부은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국책연구원이 매립 검토 초기 단계부터 계획보다 낮게 매립돼 범람 또는 침수에 취약하다는 점을 사전에 분석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23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박덕흠 국민의힘 의원이 입수한 한국개발연구원(KDI) 공공투자관리센터가 2018년 작성한 ‘새만금지구 간척종합개발사업 계획 적정성 재검토 보고’ 에 따르면, 새만금부지의 높이는 농생명용지와 관광·레저용지 등 두 가지 용도로 검토됐다. 공공투자관리센터는 해당 보고서에서 농생명용지는 30년 빈도(30년에 한 번 홍수가 올 수 있는 높이), 관광·레저용지는 이보다 좀 더 엄격한 기준인 100년 빈도(100년에 한 번 홍수가 올 수 있는 높이)를 적용해 부지 높이를 결정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KDI 공공투자관리센터는 잼버리부지를 농생명용지로 적용할 경우 제방의 높이는 1.8m, 매립고의 높이는 2.57m가 적당하고, 관광·레저용지로 적용할 경우 제방의 높이 2.1m, 매립고(부지)의 높이는 2.85m가 적당하다고 판단했다. 즉 잼버리부지를 농생명용지로 할 경우 제방과 부지 높이 모두 낮아져 침수 가능성이 더 커질 수 있는 셈이다. 국책연구기관의 초기 분석 단계에서부터 용지 변경에 따라 배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 예측 가능했던 것이다.

하지만 이후 사업 시행자인 한국농어촌공사는 농생명용지 기준을 적용, 30년 빈도로 기준을 낮춰 최저 높이 1.94m, 최고 높이 2.6m로 잼버리 부지 매립을 완료했다. 부지 높이가 낮아지는 과정에서 공사비는 220억 원 가량 삭감됐다. 박 의원이 입수한 보고서는 기재부가 부지 매립 추진 과정에서 매립의 효과, 비용 등을 분석하기 위해 KDI 공공투자관리센터에 의뢰를 진행한 내용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 의원은 “농지 조성 및 관리 등에 사용돼야 할 농지관리기금이 문재인 정부 주도 하에 편법으로 잼버리 부지 매립에 활용됐고, 농지 기준으로 적용된 매립 높이가 결국 잼버리 기간 배수 문제를 야기하게 됐다”며 “잼버리 대회 전반에 대한 감사를 통해 적절한 조치가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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