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광주시에 정율성 공원 철회 요구…"침략 부역자 옹호"

[서울=뉴시스] 이재우 기자 = "

[광주=뉴시스] 변재훈 기자 = 23일 오전 광주 동구 불로동 내 작곡가 정율성 선생 생가에서 역사공원 조성 공사가 펼쳐지고 있다. 정 선생은 항일단체 조선의열단 출신 중국 3대 음악가로 꼽히나 최근 생가터 역사공원 조성 사업을 놓고 이념 논쟁에 휘말렸다. 2023.08.23. wisdom21@newsis.com

국민의힘은 23일 광주시에 '정율성 역사공원' 조성 사업 철회를 촉구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에 "광주시의 정율성 기념공원 조성이 논란이 되고 있다"며 "정율성은 중국공산당 당원으로 팔로군 행진곡을 작곡했고, 해방 이후에는 북한의 조선인민군 행진가를 작곡한 인사다. 중국에서는 '혁명음악의 대부'라고 평가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6.25전쟁 때 정율성은 대한민국의 적이었다. 이런 사람이 어떻게 기념 대상이 될 수 있느냐"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강기정 광주시장은 이런 기념공원 조성을 옹호하면서, '시대의 아픔', '우정의 정치'와 같은 감상적 언사를 쏟아냈다"고 지적했다.

권 의원은 "어떤 미사여구로 정율성을 치장하더라도, 그가 대한민국을 침략한 인간이라는 것은 변치 않는 사실"이라며 "그러므로 강 시장은 단 하나의 질문에만 답하면 된다. 국가를 침략한 인사를 국민 세금으로 기념하는 것이 맞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만약 그렇다고 답한다면 이것은 국가의 자기부정이다. 세상에 어떤 나라가 국민 세금 48억을 들여, 침략자를 기념한단 말이냐"고 했다.

권 의원은 "심지어 강 시장은 정율성이 역사문화자원이라고 한다. 6.25전쟁 중 국군과 유엔군 사망자는 17만명이다"며 "민간인 사상자 및 실종자는 100만명에 이른다. 이 중에는 호남사람들도 있다. 조국과 고향을 짓밟은 침략의 부역자를 중국인 관광객 유치 아이템으로 바라보는 시각 자체가 용납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광주시는 정율성 기념공원을 전면 철회하라. 민주당 역시 관련된 입장을 분명하게 밝혀야 한다"며 "침략의 부역자를 옹호할 것인지, 버릴 것인지만 양자택일 하라"고 했다.

같은당 김웅 의원도 "강 시장은 정신 차리시라. 6.25의 전범이 김일성이라면 정율성은 그 부역자에 해당한다"며 "북조선인민공화국도 아니고 대한민국에서 어떻게 6. 25 부역자를 추앙할 수 있느냐"고 지적했다.

이어 "강 시장은 정율성이 뛰어난 음악가이기 때문에 기려야 한다고 한다"며 "나라를 팔아먹은 이완용은 조선 최고의 명필이었다. 그럼 예술성이 뛰어났으니 이완용 공원도 세워야 하느냐"고 했다.

김 의원은 "강 시장은 정율성 공원을 세우면 수많은 중국관광객이 찾아올 것이라고 한다. 그럼 수많은 일본 관광객을 부르기 위해 이토 히로부미 공원도 세워야 하느냐"고도 짚었다.

그는 "중국 공산당은 천안문 사태와 홍콩 민주화 운동을 무력으로 탄압했다"며 "그 중국 공산당의 상징을 광주민주화운동의 성지에서 기리는 것은 민주주의에 대한 모독이자 광주정신을 팔아먹는 것"이라고 했다.

김 의원은 "중국몽은 그저 꿈일 뿐이다. 제발 제정신으로 돌아오라. 민주당은 용산공원을 박원순 공원으로 만들겠다고 하더니 이제는 정율성 공원이냐. 공원과 무슨 원수졌느냐"고도 꼬집었다.

같은당 강사빈 부대변인은 "우리 자유 대한민국이 기억해야 할 분들을 제대로 기억하는 것이 보훈의 시작과 끝"이라며 "국민의힘은 정율성 역사공원 조성에 결사반대하고, 이를 추진한 광주시를 강력하게 규탄한다"고 논평했다.

이어 "또한 앞으로도 우리나라 헌법 가치를 훼손하는 사업이 국민 혈세로 추진된다면, 이를 절대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박민식 보혼부 장관도 페이스북에 "광주시가 48억 원을 들여 올해 말까지 정율성 기념공원을 짓기로 했다"며 "자유대한민국을 무너뜨리기 위해 앞장섰던 사람을 우리 국민 세금으로 기념하려 하는 광주시 계획에 강한 우려를 표한다"고 밝힌 바 있다.

광주시는 중국 3대 음악가로 알려진 정율성 선생의 생가(동구 불로동)를 복원하는 한편 인근 국립아시아문화전당과 연계, 대규모 중국 관광객을 유치하겠다는 계획과 함께 2018년부터 관련 공사를 이어오고 있다. 사업비 48억 중 부지매입비만 30억 원에 달한다. 내년 초 완공 예정이다.

강 시장은 여권의 정율성 역사공원 조성사업 철회 요구에 "이념의 색안경을 끼고 세상을 바라보면 세상은 두 가지 색깔, '적과 나'로만 보인다"며 거부한 바 있다.

정율성은 중국 인민해방군가로 지정된 팔로군 행진곡을 지은 중국 3대 작곡가다.

광주 출신인 정율성은 중국 난징에서 의열단에 가입해 조선혁명군사정치 간부학교를 졸업한 뒤 일본군을 상대로 첩보 활동을 벌이다가 옌안으로 이주해 중국 공산당에 가입했다. 해방 후 북한으로 건너가 활동하다가 '조선인민군 행진곡'도 작곡했으며 다시 중국에서 지내다가 숨졌다.

☞공감언론 뉴시스 ironn108@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