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8억 혈세 들여 침략자 기념한다니” 여권 반발에, 광주시 반응은

김혜진 매경닷컴 기자(heyjiny@mk.co.kr) 2023. 8. 23.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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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시 ‘정율성 공원’ 사업 갈등
권성동 “국가 침략한 인사 기념하나”
박민식 “강한 우려, 전면 철회 마땅”
강기정 “정율성은 뛰어난 음악가”
23일 오전 광주 남구 양림동 정율성 생가 인근에 조성된 정율성거리에서 시민이 이동하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광주광역시의 ‘정율성 역사공원’ 조성사업을 놓고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과 강기정 광주시장이 정면 충돌하고 있다.

광주 태생인 정율성은 항일 무장단체 출신으로 북한과 중국에서 혁명 음악 대부로 평가받는다.

광주시는 2020년 5월 동구 불로동 일대에 ‘정율성 역사공원’ 조성 계획을 발표했다. 시는 총 48억원을 들여 올해 연말까지 공원 조성을 완료할 방침이다.

이와 관련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은 23일 “국민세금으로 공산당원을 기념하는 것이 맞냐”며 “정율성은 중국공산당 당원이며, 해방 이후에는 북한의 조선인민군 행진가를 작곡한 사람”이라고 지적했다.

권 의원은 “국가를 침략한 인사를 국민 세금으로 기념하는 것이 맞냐”며 “세상에 어떤 나라가 국민 세금 48억원을 들여 침략자를 기념한단 말이냐. 광주시는 정율성 역사공원 계획을 전면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은 이와 관련 지난 22일 SNS에서 “북한의 애국열사능이라도 만들겠다는 것이냐”며 “국가보훈부 장관으로서 광주시의 계획에 강한 우려를 표한다. 전면 철회되어야 마땅하다”고 밝혔다.

박 장관은 “김일성도 항일운동을 했으니 기념공원을 짓겠다는 것과 무엇이 다른 것인가”라며 “광주시 차원의 시 재정이 쓰인다고는 하지만 시 재정은 국민의 혈세가 아닌가”라고 꼬집었다.

이에 강기정 광주시장은 같은 날 SNS에 “광주는 정율성 선생을 영웅시하지도, 폄훼하지도 않는다”며 “뛰어난 음악가로서의 그의 업적 덕분에 광주에는 수많은 중국인 관광객이 찾아온다. 광주는 정율성 선생을 광주의 역사 문화자원으로 발굴하고 투자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강 시장은 “정율성은 시진핑 주석이 한중우호에 기여한 인물로 김구 선생과 함께 꼽은 인물”이라며 “나와 다른 모두에 등을 돌리는 적대의 정치는 이제 그만하시고 다른 것, 다양한 것, 새로운 것을 반기는 ‘우정의 정치’를 시작하자”고 말했다.

직후 박 장관은 SNS에 “다 중국 관광객 유치를 위해서라고? 돈이 되는 일이면, 국가정체성이고 뭐고 필요 없단 말이냐”며 “시대적 아픔을 알기에 더 분노하는 것이다. 그가 만든 군가를 부르며 올라왔던 적에게 죽임을 당한 수많은 이들의 피가 아직 식지 않은 대한민국”이라고 재반박했다.

이어 “정 그렇게 기념하고 싶으면 민간 모금을 하든, 민간투자를 받든 혈세는 손대지 말기 바란다”면서 “그런 반국가적인 인물 기념하라고 지방정부가 있는 것이 아니다. 이런 걸 ‘적대의 정치’가 아니라 ‘상식의 정치’라고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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