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꼼수’ 공익법인…자녀 유학비에, 무상 대출까지 ‘펑펑’

A 공익법인은 이사장 일가가 출자한 일반법인에 공익법인 건물관리를 전부 위탁하고 관리 수수료를 과다하게 지급했다. 이사장 일가는 이렇게 유출한 공익법인 자금으로 고액의 급여를 수령하면서 고급 외제차, 골프장·호텔 등을 이용했다.
공익법인 B는 법인 자금으로 해외에 거주하는 이사장 손녀의 해외 학교 등록금을 내고, 공익법인 카드로 해외 거주 자녀의 국내 체류 생활비와 항공비도 결제했다. 또 해외에 거주한 이사장 자녀와 고령으로 사실상 근로가 곤란한 배우자를 실제 근무한 것처럼 위장, 급여를 허위로 지급하기도 했다.
국세청은 A와 B법인처럼 공익 목적으로 출연한 재산을 사적으로 유용하거나, 공시의무를 위반한 77개 공익법인을 적발하고, 39개 공익법인에 대한 추가 검증을 실시한다고 23일 밝혔다.
출연재산을 공익목적 외의 용도로 사용한 공익법인은 53개로, 이들 법인이 사적으로 사용한 자산은 155억원, 세제 혜택을 받아 회피한 증여세 등은 26억원이었다.
상당수 공익법인은 기부금 등 공익자금을 부당하게 유출하거나 개인생활비 등에 유용했다.
공익법인 C는 은행에서 고액의 자금을 대출받아서 공익법인이 지분을 소유하고 있는 특수관계법인에 대출금을 무상으로 빌려줬다. C법인은 은행대출금 이자는 꼬박꼬박 공익법인 자금으로 지급하면서 특수관계법인에게는 이자를 한푼도 받지 않았다.
공익법인 D의 경우 이사장의 장모가 거주하고 있는 배우자 소유의 아파트를 공익법인 자금으로 매입한 뒤, 매입 이후에도 장모에게 계속 무상으로 임대해주기도 했다.
이밖에 출연재산을 미보고하거나 전용계좌 사용의무 위반, 기부금 수입 누락 등 공시의무를 위반한 법인이 24곳이었다.
상반기 점검에서 재산 사적유용과 회계부정, 부당 내부거래 등 공익법인의 일탈이 다수 확인됨에 따라 국세청은 하반기 공익법인에 대한 정밀 검증에 착수한다.
이번 검증 대상은 39개로 출연재산을 공익적 목적 외에 사용하는 사적 유용 8곳, 변칙 회계처리 등을 통한 공익법인 자금 부당유출8곳, 출연받은 재산을 특수관계인에게 제공하는 부당내부거래 15곳 등이 대표적이다.
이번 검증에서는 기부금으로 골프 회원권을 취득해 이사장 등 특정 임원이 사적용도로 사용하거나, 장학재단이 출연자의 계열사 임직원 자녀에게만 장학금을 지급하는 등 특정계층에게 공익사업 혜택 제공한 사례 등이 포함됐다.
국세청은 “공익법인은 영리법인과 달리 사업구조가 간단해서 세무조사를 하지 않아도 사후 검증으로도 사실관계를 확인할 수 있다”며 “불성실 혐의 공익법인에 대해서는 개별검증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회계부정이나 사적유용이 확인되는 경우에는 3년간 사후관리 대상에 포함하는 등 철저히 관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호준 기자 hjl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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