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극 바다, 탄소 보관 기능 ‘삐걱댄다‘

자료: 극지연구소

지구의 탄소 보관소 중 하나인 남극 바다에서 이상 기작이 포착됐다. 극지연구소 (소장 강성호)는 남극 연안 지역에서 이산화탄소가 배출되는 현상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바다는 지구 대기 중 이산화탄소의 절반 가량을 흡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남극 바다는 이렇게 흡수한 탄소의 40%를 감당하고 있으며, 지구의 탄소순환 균형을 맞추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이번 연구에서 남극해의 탄소 흡수 기능에 다른 변수가 고려 대상으로 등장했다.

극지연구소 모아라 박사, 박기홍 박사, 고려대학교 김태욱 교수 연구팀은 2017년 3월부터 2018년 2월까지 1년간 남극세종과학기지 부근 마리안소만에서 장기해양 조사를 실시하였다. 연구지역의 바닷속 이산화탄소와 관련 인자들을 통해 대기와 바다 사이의 탄소 교환을 연구한 결과, 남극 연안 지역이 대기 중으로 이산화탄소를 방출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연구팀은 빙하가 녹아서 연안으로 유입되는 담수를 원인으로 지목했다. 염도가 낮아지고 식물플랑크톤의 성장을 방해하면서, 탄소를 흡수하는 광합성 효과가 떨어지고 오히려 탄소를 배출하게 된 것이다.

마리안소만은 기후변화의 영향을 크게 받고 있는 곳으로, 빙하가 빠르게 녹을수록 탄소 배출량도 늘어날 수 있다. 연구팀은 지속적인 감시로 남극 연안 지역의 대기-해양 탄소 순환 역학과 기후변화의 영향 연구를 이어갈 계획이다.

이번 연구는 남극 연안을 장기간 계절별로 관측한 연구로도 의미가 있다. 남극세종기지에 상주하는 월동연구대가 1년간 지속적으로 관측하고 수집한 데이터가 확보돼서 가능한 연구였다.

이번 연구는 국제 저명학술지인 해양오염회보(Marine Pollution Bulletin)에 게재됐다.

모아라 극지연구소 연수연구원은 “이번 연구결과를 남극 반도나 다른 남극 연안 지역으로 확장, 비교연구 등을 통해 남극바다가 들이마시고 내뱉는 이산화탄소 변동량 예측의 정확도를 높이겠다”고 말했다.

조해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