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도 기둥도 없는 `NEXT 래미안`… 구조·실내 싹 바꾼다

김남석 2023. 8. 23.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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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물산 래미안 '새 비전' 제시
욕실·가구 모듈식 공간이동 가능
기둥 밖에 배치 실내공간 극대화
소음 막아주는 건식바닥도 장점
김명석 삼성물산 주택본부장이 '넥스트 래미안'을 설명하고 있다. 삼성물산 제공.

국내 1위 아파트 브랜드로 평가받는 '래미안'의 새로운 비전이 제시됐다. 트렌드와 생활형태에 따라 공간을 마음대로 나눌 수 있는 '넥스트 라멘구조'와 기둥이 없는 무주공간을 원하는 대로 꾸밀 수 있는 모듈형 '인필 시스템' 등 새로운 래미안에 들어갈 신기술이 대거 공개됐다.

삼성물산은 새로운 래미안을 바탕으로 최근 증가하고 있는 서울 내 주요 정비사업 수주전에 뛰어들 것으로 보인다. 현대건설의 '디에이치', DL이앤씨의 '아크로' 등 건설사별 하이엔드 브랜드와의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23일 '래미안, 더 넥스트'를 주제로 고객 맞춤형 공간 변화와 차별화된 주거 경험을 추구하는 '넥스트 홈'의 청사진을 발표했다.

삼성물산이 미래 주거 모델로 제시한 '넥스트 홈'은 독자 개발한 '넥스트 라멘구조'와 '인필 시스템'이 핵심 기술이다.

넥스트 라멘구조는 집 내부 공간을 거주자가 원하는 방향으로 자유롭게 구성할 수 있도록 하는 새로운 평면이다. 경제성이 강조된 기존 벽식구조를 버리고 수직 기둥에 보를 더한 라멘구조를 기본으로, 세대 내부 기둥은 없앤 무주 형태의 새로운 구조를 개발했다.

김명석 삼성물산 주택본부장은 "우리 주거 형태의 70%를 차지하는 아파트는 단시간에 효율성을 중심으로 진화하면서 여러 문제점이 있는 것도 사실"이라며 "최근 고객과 사회는 아파트에 공간활용과 친환경, 에너지 절약, 최첨단 등 '가치를 담은 집'을 요구하고 있고, 여기에 부응할 수 있는 것이 '넥스트 래미안'"이라고 설명했다.

삼성물산은 벽식 구조와 획일화된 공간구성을 버리고 라이프스타일에 따라 공간 맞춤이 가능한 집, 재건축 등 자원 낭비를 막을 수 있는 수명이 한정되지 않은 집을 구상했다. 기둥을 바깥으로 배치하고, 배관경로를 평면 좌·우에 배치해 실내 공간활용을 극대화했다.

넥스트 라멘구조가 내부 공간을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는 플랫폼을 제시했다면 인필 시스템은 그 공간을 자유롭게 채우는 기술이다. 바닥과 욕실, 벽체, 가구를 모듈로 구성했다. 원하는 공간 어디에나 화장실을 만들 수 있고, 건식 벽체를 통해 주거 형태와 세대원 수 등에 따라 공간을 마음대로 나눌 수 있도록 했다.

또 통상 건설사에서 제공한 붙박이 가구가 아닌 가구 자체로 벽체의 기능을 할 수 있고, 이동 설치가 가능한 가구 시스템을 개발했다.

김 본부장은 "넥스트 래미안은 트렌드와 니즈에 따라 업데이트가 가능한 집"이라며 "건식화와 모듈화로 재사용이 가능해 자원 낭비도 줄일 수 있고, 모듈의 공장 생산으로 품질과 현장 안전성도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새로운 아파트 구조와 함께 입주민의 생활을 편리하게 해주는 소프트웨어 '홈닉'도 공개됐다. 홈닉은 홈과 테크닉, 유니크가 결합된 말로 사용자를 중심으로 제품과 서비스, 단지 내 공간, 외부공간까지 연결하는 솔루션이다.

조혜정 삼성물산 라이프솔루션본부장은 "홈닉은 삶의 가치를 무한하게 확장하는 솔루션"이라며 "연결과 공존, 새로운 경험, 프리미엄 4가지의 핵심 가치를 하나의 앱에 담았다"고 설명했다.

삼성물산은 오는 31일 입주를 시작하는 '반포 래미안 원베일리'에 홈닉을 처음 적용한다. 홈닉을 통해 실내 가전부터 단지 커뮤니티 시설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단지별 전용 카드를 통해 프리미엄 혜택을 제공한다. 앱 내 메타버스에 입주민들이 소통할 수 있는 가상 단지도 꾸며진다.

삼성물산은 이번 발표한 신기술을 바탕으로 여의도와 강남, 성수 등 주요 정비사업 수주전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연내 특허 출원을 마무리하고 내년 수주 단지부터 단계별로 적용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공사비 절감과 공사기간 단축, 사업성 향상 등은 풀어야 할 숙제로 꼽힌다. '넥스트 라멘' 공법의 경우 기존 벽식과 비교해 공사비가 10% 이상 높아진다. 또 층고가 높아지면서 발생할 수 있는 용적률 확보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건폐율과 높이제한 완화가 추진되고 있고, 지금보다 일부 층고가 상향되긴 하지만 배치 기술과 설계를 통해 극복할 수 있는 수준"이라며 "공사비용과 기간 단축을 중점적으로 개선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남석기자 kn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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