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무서워서 못 살겠다"…주민들 불안에 부활한 '관악 산악순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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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무서워서 못 오겠다."
결국 경찰은 관악 둘레길 '산악순찰대'를 편성했다.
지난 21일부터 운영된 관악 산악순찰대의 모습이다.
산악순찰대에 자원한 김정우 관악경찰서 미성파출소 소속 경장은 "등산객이나 범죄 관련성이 있어 보이는 사람들을 중점적으로 살펴보고 있다"며 "혼자 등산하는 분들에게 안전에 유의해서 산책할 수 있도록 당부 말씀을 드리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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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효성 지적엔 "불안 해소 급선무…추후 치안공동체 도입 필요"
(서울=뉴스1) 이기범 기자 = "이제는 무서워서 못 오겠다."
시민들의 안식처였던 산책길은 흉악범죄 현장이 됐다. 지난 17일 서울 관악구 목골산 둘레길에서 성폭행·살인 사건이 벌어지자 지역주민들은 불안감을 호소했다. 결국 경찰은 관악 둘레길 '산악순찰대'를 편성했다. 산악순찰대가 편성된 건 2016년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23일 오전 목골산 둘레길. 산악모에 경찰 로고가 큼지막하게 새겨진 조끼를 착용한 이들이 등산로를 수시로 오갔다. 비가 세차게 쏟아지는 궂은 날씨에도 대원들은 삼단봉에 무전기, 수갑 등을 갖추고 샛길을 구석구석 살폈다. 지난 21일부터 운영된 관악 산악순찰대의 모습이다.
서울 관악경찰서 지구대와 파출소에서 차출된 이들은 2인 1조, 총 5개조(10명)로 편성됐다. 성폭행·살인 사건이 발생한 목골산을 비롯해 관악산 일대 약 15km 구간의 둘레길을 5개 코스로 나눠 조별로 순찰한다. 순찰은 오전 8시부터 오후 6시까지 이뤄진다.
'관악 치안 조기 안정화 TF' 위원을 맡은 박인구 관악경찰서 112치안종합상황실장은 "이번 사건 때문에 관악 주민을 비롯해 많은 시민들이 불안해한다"며 "이런 사각지대까지 경찰이 순찰함으로써 지역주민들의 불안감을 한층 더 해소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날 둘레길에서 만난 주민은 순찰대를 반겼다. 인근 주민 허모씨(72)는 "(사건 이후) 무섭고 너무 신경 쓰인다. 당한 사람도 너무 안타깝다"면서도 "경찰이 오가는 모습을 보니 안정감도 있고 안심이 된다"고 말했다.
산악순찰대에 자원한 김정우 관악경찰서 미성파출소 소속 경장은 "등산객이나 범죄 관련성이 있어 보이는 사람들을 중점적으로 살펴보고 있다"며 "혼자 등산하는 분들에게 안전에 유의해서 산책할 수 있도록 당부 말씀을 드리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2016년에도 관악경찰서는 산악순찰대를 운영했다. 당시 수락산 여성 등산객 살인 사건을 계기로 약 3개월간 한시적으로 운영됐다. 이번 사건이 벌어지자 과거 경험을 토대로 순찰대를 재차 운영하게 된 셈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산악순찰대의 실효성을 지적한다. 일선 지구대와 파출소의 인력을 차출해 활용하는 만큼 현장의 업무 과부하나 또 다른 순찰 공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에 대해 박인구 실장은 "계속되는 사건으로 인력 한계가 있는 만큼 현장 경찰관들의 부담 굉장히 큰 상황"이라면서도 "사안이 엄중한 만큼 이런 부분을 감수하고 주민 불안 해소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우선 한 달간 한시적으로 산악순찰대를 시범 운영할 계획이다. 이후 관악구청과 협조해 공공근로자 등을 지원받아 순찰대를 운영한다. 여기에 폐쇄회로(CC)TV 확충을 병행해 사각지대를 보완해 가는 방안도 마련했다.
박 실장은 "현재 주민 불안감이 너무 높다 보니 가시적으로 불안을 해소하는 게 급선무였다"며 "추후 지역 치안 공동체 개념을 도입해 주민자치단체, 민간협력단체 등이 다 같이 치안에 동참하고 논의하는 게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Ktig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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