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이 불편한 사회'···미래는 '좋은 질문'이 중요해진다
저연령층, 표현과 의사소통의 어려움 겪는 모습 적지 않아
“가장 중요한 것은 질문을 멈추지 않는 것이다. 호기심은 그 자체만으로도 존재 이유가 있다” 삶에 있어 질문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알버트 아인슈타인은 말했다.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이들 대부분이 ‘좋은 질문’의 중요성에 공감하지만 정작 질문을 주고받는 것에 두려움을 느끼는 모습이 나타났다.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전국 만 13~69세 남녀 1,200명을 대상으로 ‘문해력 및 질문력 관련 인식 조사’를 실시했다. 전체 응답자 10명 중 8명(79.8%)이 평소 문장을 읽고 뜻을 이해하는 데 전혀 어려움이 없다고 평가했다. 다만, 응답자의 대다수(83.8%)가 책 말고도 지식을 넓혀주는 다양한 정보 창구가 있다는 데에 공감했는데, 평소 종이 신문을 읽지 않거나(75.3%, 동의율), 책을 거의 읽지 않는(39.9%) 사람들이 적지 않았다. 이 결과는 사회 전반적으로 읽기 습관이 잘 잡혀 있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10대 응답자를 중심으로 종이 신문이나 텍스트 매체로 글을 접하는 비율이 더욱 낮았다. 뉴스도 영상 위주로 소비(10대 29.5%, 20대 10.5%, 30대 5.0%, 40대 5.0%, 50대 8.5%, 60대 7.5%)하는 경향이 두드러졌다. 주목할 점은 10대 응답자의 경우 문해력으로 인해 어려움을 느끼지 않는다는 생각과는 달리 평소 뉴스 기사를 읽을 때 이해되지 않는 내용이 많고(10대 26.0%, 20대 16.0%, 30대 10.5%, 40대 15.5%, 50대 17.0%, 60대 12.5%), 모르는 단어가 너무 많이 나온다(10대 24.0%, 20대 16.0%, 30대 10.5%, 40대 12.0%, 50대 13.0%, 60대 14.5%)는 응답이 타 연령대에 비해 높게 나타났다.
특히 1020세대에서는 회의나 토론하는 능력이 부족하다고 느끼고, 일목요연하고 논리적으로 말하는 것에 어려움을 느꼈다. 자신의 생각을 설명하는 것을 힘들어하는 모습도 엿볼 수 있었다. 주변 사람들의 말을 이해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경우도 더러 있었다. 이 같은 현상은 읽기 습관이 제대로 잡혀 있지 않아 일상생활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느끼는 것으로 분석된다.
‘좋은 질문’의 중요성 공감 높지만 질문하는 것은 부담
사회 전반적으로 ‘좋은 질문’에 대한 중요성은 대부분 높게 평가했다. 응답자 10명 중 8명(76.8%)이 ‘좋은 질문’이 ‘좋은 답변’을 이끌어 내며, 때때로 생각지도 못한 질문에 좋은 인사이트를 얻는 경우가 많다(74.3%, 동의율)는 의견에 공감했다.
다만, 실제 일상에서는 적극적으로 질문을 주고받는 경우는 많지 않았다. 한국 사회에서 질문을 많이 하는 사람을 유난으로 보는 경향이 있다는 인식이 강했으며(68.3%, 동의율), 어려운 질문을 받는 것을 두려워하고(49.0%), 질문이 많은 사람을 부담스럽게 생각하는(42.3%) 태도도 엿볼 수 있었다.
응답자 10명 중 8명(78.8%)이 주입식 교육 중심의 한국 사회에서 질문하는 능력을 키우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평가했다. 현재 그리고 가까운 미래, 대화형 AI, 챗 GPT가 확산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핵심 정보’를 얻어내는 능력이 중요해질 것 같다(81.3%, 동의율)는 인식이 매우 강하게 나타나기도 했다.
젊을수록 유튜브,SNS 통해 정보 탐색 많아
현대사회에서 필요한 정보를 얻기 위해 다양한 경로를 통해 탐색한다(83.6%, 동의율)는 답변이 대부분이었다. 반면, 원하는 정보의 핵심을 찾는 것이 생각보다 어려울 때가 적지 않아(31.7%) 향후 원하는 정보의 핵심만 빠르게 알려주는 서비스가 있다면 비용을 지출할 의향(48.6%, 동의율)도 절반 가까이 됐다.
사회·정치적 이슈나 상세한 정보를 얻을 때 주로 사용하는 매체는 네이버, 구글 등의 포털 사이트인 경우가 압도적으로 많았으며(73.3%, 중복응답), 뉴스나 신문 기사(49.5%), 유튜브(44.8%)의 이용이 그 뒤를 이었다.
특히 저연령층은 다른 연령에 비해 유튜브(10대 62.0%, 20대 47.5%, 30대 40.5%, 40대 32.5%, 50대 43.0%, 60대 43.0%)나 SNS(10대 30.0%, 20대 16.0%, 30대 11.0% 40대 6.5%, 50대 8.0%, 60대 7.5%)의 사용이 많았으며, 최근 등장한 대화형 AI의 이용률이 두드러지는 점(10대 10.5%, 20대 7.5%, 30대 5.0%, 40대 1.5%, 50대 4.0%, 60대 6.0%)도 특징이었다.
특이한 점은 대부분의 연령대에서 인터넷에서 얻는 정보에 대해 비판적으로 수용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었다. 인터넷에서 얻은 정보에 때때로 오류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편(87.3%, 동의율)으로 나타났고, 진실된 정보인지 의심부터 하는 경향(63.0%)도 높았다.
여기에 최근 SNS 등을 통해 가짜 정보가 진짜인 것처럼 확산되는 경우가 많고(89.2%, 동의율), 뉴스, 신문 기사 등에도 얼마든지 허위 정보가 있을 수 있다(88.9%)는 인식도 매우 강했다. 그만큼 무분별한 정보수용을 경계하는 태도가 뚜렷한 것으로, 대부분 요즘과 같은 ‘정보 홍수’ 시대에는 정보를 적절하게 걸러내는 능력이 중요하다는데(91.4%, 동의율)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었다.
강홍민 기자 khm@hankyung.com
Copyright © 한경비즈니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