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코로나 한창일때, CJ는 日식품 잡을 R&D허브 세웠다
냉동김밥·치킨·냉면 등 출시
CJ푸드재팬 법인장 직속 운영
"최신 트렌드 맞춤상품 개발 목표"
'CJ푸드 이노베이션허브 도쿄' 가보니…
"김치, 맛있는 김치 있어요. 이 맛있는 김치를 먹어보시고 이제 다시는 집에서 김치를 담그지 마이소!" 선자가 외쳤다. 한국계 미국인 작가 이민진의 소설 '파친코'의 한 대목이다.
부산 영도에서 일본 오사카로 이주해 온 선자가 생계를 꾸리기 위해 시작한 것이 김치 장사였을 정도로, 일본에서 써내려간 K-푸드 역사는 깊다. CJ그룹이 이 뿌리깊은 K-푸드 역사에 새로운 트렌드를 입혀 일본 식품 시장 공략을 가속화하는 작업을 바로 도쿄 한복판에서 진행하고 있었다.
지난 10일 찾아간 'CJ푸드 이노베이션허브 도쿄'(IHT)에서는 현지 최신 트렌드를 기반으로 한 상품 개발이 한창이었다. 도쿄 니시신바시 2초메에 위치한 CJ재팬 빌딩에서는 CJ제일제당의 일본법인인 CJ푸드재팬과 CJ로지스틱스재팬, CJ재팬, CJ ENM재팬 등 CJ그룹의 핵심 기업 전문가들이 모여있다.
'한국 맛을 나누세요'(SHARE KOREAN FLAVOR)라는 문구와 함께 배우 박서준이 CJ제일제당의 제품들을 소개하는 모습을 담은 대형 '비비고' 광고판 아래로 빌딩 의 입구가 있고, 그 입구를 지나 'CJ빌딩 지하점포'라는 표시를 따라 내려가면 CJ푸드 이노베이션허브 도쿄가 나온다.
이노베이션 허브는 '인텔리전트키친'과 'R&D(연구개발) 랩'을 두 축으로 가동되고 있었다. 오전 10시가 조금 지난 시각인데도 각종 가루가 진열돼 있는 연구실에서는 벌써부터 식품 개발을 위한 작업이 진행되고 있었다.
이노베이션허브 도쿄의 인텔리전트 키친, R&D랩은 '도심 속 연구시설'을 지향해 우수 인재를 확보하고, 글로벌 성공 사례·신기술·트렌드 확장의 교두보 역할을 하고 있다. 바이어, 협력사, 관련 업계 전문가들이 이곳에서 기술 스터디를 진행하는 행사도 열린다. 현지에서 관련 분야 인재 교류의 장이 되고 있는 셈이다.
이곳 IHT는 CJ제일제당이 해외에 오픈한 세번째 이노베이션허브(한국·미국은 R&D 센터로 운영)다. 코로나19 이전인 2018년과 2019년 각각 중국 상하이 베트남 호치민에 문을 열었고, 도쿄에는 2021년 코로나 확산기에 오픈했다. 그만큼 CJ제일제당의 일본 사업에 대한 의지가 컸던 것으로 보인다.
CJ푸드재팬 관계자는 "최신 트렌드 기반 상품 개발 역량을 강화하고 기술 교류를 확대할 목적으로 CJ푸드 이노베이션허브 도쿄를 열었다"고 설명했다. 이노베이션허브 도쿄, 인텔리전트 키친, R&D랩 모두 CJ 푸드재팬 법인장 직속 조직으로 운영하고 있었다.
CJ제일제당 식품 일본 본부장을 겸직하고 있는 임경일 CJ푸드재팬 법인장(경영리더)의 진두지휘로, 그동안 IHT를 통해 다수 제품이 신규 개발돼 현지에 출시되고 있다. 냉동 김밥, 치킨, 떡볶이, 냉면 등이 대표적이다. 또 기존 제품군을 확장하는 성과도 나오고 있다. 미초는 음료에서 젤리, 사와 등으로 확장했고, 비비고 만두는 맛과 단위 수량을 확장해 출시했다.
미초와 비비고 만두는 일본 현지 주력 제품이다. 미초는 일본 희석식 카테고리 시장의 46%를 점유하며 1위를 차지 중이다.
비비고 만두는 현지 만두(교자) 카테고리 시장에서 10%의 점유율로 3위다. 출고액 기준으로는 미초는 월평균 12억엔(약 110억원), 만두는 월평균 4억엔(약 37억원)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현재 200여개(SKU) 상품을 운영 중인 CJ푸드재팬은 미초와 만두를 중심으로 사업을 확대하고 있고, 바로 IHT가 점유율을 확대할 신제품 개발과 관련 인력 확보에 있어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CJ푸드 재팬은 올해에는 비비고 브랜드를 중심으로 현지 일본 주요지역 왕만두 TV 광고를 방영 중이며 떡볶이, 냉동김밥 등 K-스트리트 푸드(Street Food) 관련 팝업스토어 등 이벤트를 진행해 오고 있다.
특히 CJ푸드재팬은 최근 일본 사업 환경이 우호적으로 전개되고 있어 현지 사업에 탄력이 붙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CJ푸드재팬 관계자는 "일본의 방역정책 완화와 최근 엔저 기조 등에 따른 내수경기 회복, 한일 양국간 관계 개선 분위기 등이 현지 사업 전개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글·사진 / 도쿄=김수연기자
newsnews@dt.co.kr
Copyright © 디지털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손이 왜 저래?"…CCTV에 딱 걸린 수상한 男, 여주인 카페서 무슨일
- 주사기로 눈 찌르고…중학생 아들과 짜고 남편 잔혹살해한 40대
- 정유라 7억원짜리 애마의 `굴욕`…유찰 끝에 7300만원에 팔렸다
- "싱크대에서 대걸레 빨아"... 유명 프랜차이즈 카페, 위생 논란
- "노출사진 보내라" 미성년 성범죄 혐의 서준원 전 롯데 투수에…검찰, 6년 구형
- 韓 "여야의정 제안 뒤집고 가상자산 뜬금 과세… 민주당 관성적 반대냐"
- [트럼프 2기 시동] 트럼프, 김정은과 협상할까… "트럼프 일방적 양보 안 할 것"
- 내년 세계성장률 3.2→3.0%… `트럼피즘` 美 0.4%p 상승
- `범현대 3세` 정기선 수석부회장, HD현대 방향성 주도한다
- "AI전환과 글로벌경쟁 가속… 힘 합쳐 도약 이뤄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