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치위생사가 보험금 수억 빼돌려”… 치과 치료 보험사기 조직화

김유진 기자 2023. 8. 23.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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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감독원이 보험사를 대상으로 치과 치료 보험사기 현황에 대한 전수조사에 나섰다.

백내장, 도수치료 등에 이어 치과 치료에 관련된 보험사기가 급증한 데 따른 것이다.

23일 금감원과 보험업계에 따르면 금감원은 최근 모든 보험사를 대상으로 치과 치료 보험사기 현황에 대한 전수조사를 진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금감원이 치과 치료 보험사기에 대해 조사에 나선 것은 관련 보험사기 규모가 늘어나고 형태도 조직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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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치과 치료 보험사기 전수 조사
치과병원 보험사기, 설계사까지 연루
금감원, 조사 결과 바탕으로 대책 마련
일러스트=이철원.

금융감독원이 보험사를 대상으로 치과 치료 보험사기 현황에 대한 전수조사에 나섰다. 백내장, 도수치료 등에 이어 치과 치료에 관련된 보험사기가 급증한 데 따른 것이다. 감독 당국은 치과 치료 보험사기 형태가 보험설계사와 의료 종사자까지 가담한 조직형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판단하고 규모가 커지기 전 초기 진압에 나서기로 했다.

23일 금감원과 보험업계에 따르면 금감원은 최근 모든 보험사를 대상으로 치과 치료 보험사기 현황에 대한 전수조사를 진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보험사들은 치과 치료 관련 보험사기 적발 및 소송 건 등의 내용을 금감원에 전달했다.

금감원이 치과 치료 보험사기에 대해 조사에 나선 것은 관련 보험사기 규모가 늘어나고 형태도 조직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최근 치아보험 손해율이 전반적으로 크게 상승하고 있다”라며 “이 중 의료 종사자 등이 연루된 보험사기도 많이 적발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치과 치료 보험사기가 브로커를 끼고 조직화되는 조짐이 보이고 있다”라며 “보험사기가 조직형으로 가게 되면 환자들이 보험사기에 연루되는 규모가 계속 커지게 된다”라고 했다.

치과 치료 보험사기는 보험설계사와 의료진, 환자까지 가담하며 조직화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설계사가 치과에 상담실장으로 취직해 병원과 짜고 환자의 치아보험 가입과 고액의 보험료 수령을 유도하는 사례가 대표적이다.

일러스트=이은현

지난해에는 치과병원 관계자와 사전에 공모해 환자의 보험사기에 끌어들인 법인보험대리점(GA) 설계사들이 적발됐다. 조직형 치과병원 보험사기가 발각된 것은 처음이었다. 이 설계사들은 병원 관계자, 환자와 함께 치과 치료를 받지 않고도 다수의 충전 치료(레진)를 받은 것처럼 치과 치료확인서 내용을 허위로 기재해 보험금을 빼돌렸다. 치아보험이 단순 충치 치료 시 간편 심사 방식을 통해 보험금을 지급하고 있다는 점을 악용해 이러한 범행을 저지른 것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설계사가 상담실장을 하면서 보험사기를 저지르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다”라며 “이는 보험사 내규상 위반인 동시에 환자를 유치해 보험금을 타내는 보험사기의 가능성도 커지는 것”이라고 했다. 이 관계자는 “블로그 등을 통해 보험사기에 가담할 설계사 등을 모집하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최근에는 치과병원 보험사기에 의사가 아닌 치위생사, 간호조무사 등 의료 종사자가 연루되는 경우도 늘어나고 있다. 의료 종사자들은 친인척을 동원해 허위 진단서를 작성하고 보험금을 청구하는 방식으로 보험사기를 자행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러한 방식으로 일부 의료 종사자는 수억원의 보험금을 편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험사 관계자는 “치과에서 과잉 진료가 이뤄지면 보통 의사가 수익을 챙기는데, 최근에는 치위생사나 간호조무사 등 의료 종사자가 연루된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라며 “이들이 허위진단서를 작성해도 의사가 눈감아주며 보험사기가 발생하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러스트=조선디자인랩 이연주

금감원은 전수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보험사기 예방 대책을 내놓을 계획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치과병원 보험사기가 브로커를 끼고 조직화되는 시점이어서 경각심이 필요해 관련 대책을 준비하고 있다”라고 했다.

보험업계 또한 치아보험에 면책기간(보험 가입 후 보험금을 주지 않는 기간)을 3개월 이상 적용하며 도덕적 해이와 보험사기 가능성을 낮추려고 노력하고 있다.

보험사기 규모는 매해 증가하는 추세다.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해 보험사기 적발금액은 1조818억원으로, 사상 처음으로 1조원을 돌파했다. 보험사기 유형별로는 사고내용 조작이 6681억원으로, 전체 보험사기 유형의 61.8%를 차지했다. 사고내용 조작은 진단서 위변조, 입원 수술비 과다 청구 행위 등이 포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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