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릿니도 생명이니까"…7살 딸 방치한 채식주의자 엄마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호주의 한 엄마가 채식주의자라는 이유로 7살 딸의 머릿니를 그대로 방치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다.

지난 10일(현지 시간) 미국 매체 뉴욕포스트(The New York Post)는 채식주의자로서 생명을 죽일 수 없다며 딸의 머릿니를 제거해주지 않은 한 여성의 사연이 전해졌다.

호주에 사는 여성 A씨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조언을 구했다.

그녀는 비건인 엄마 때문에 이웃집 아이가 고통받고 있는 것이 안타깝다며 충격적인 사연을 공개했다.

비건은 고기, 생선, 달걀, 우유 꿀 등 동물에서 비롯된 모든 음식을 섭취하지 않고 오로지 채소와 과일, 곡식만을 섭취하는 극단적 채식주의자를 일컫는다.

얼마 전 A씨는 평소 일곱 살인 딸과 친하게 지내던 동갑내기 이웃집 소녀가 집에 놀러 와 머리를 긁는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랐다.

아이가 피가 날 정도로 심하게 머리를 긁자 A씨는 아이의 머리를 확인했다.

소녀의 머리에는 하얀 머릿니가 득실거렸고 바닥에는 머리에서 떨어진 머릿니가 기어다녔다. 놀란 A씨는 곧장 이웃집 여성에게 이를 알렸다.

그런데 이웃집 여성은 딸의 머리에 이가 산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머릿니를 일부러 없애지 않았다고 답해 충격을 안겼다.

여성은 "비건은 생물을 죽이지 않기 때문에 이를 해치고 싶지 않아 그냥 뒀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가끔 마당에서 아이의 머리를 빗어 머릿니가 떨어져 살 수 있게 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황당한 답변에 할 말을 잃은 A씨는 "아이들을 떼어놓고 싶지는 않지만, 내 딸이 해충에 뒤덮이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며 조언을 구했다.

만약 머릿니가 생기면 주변 사람들에게 전염이 되기 전 즉시 치료를 받아야 한다. 전문가들은 약물 치료 후에도 완전히 머릿니를 없애려면 참빗으로 2~3주간 하루에 두세 번씩 머리를 빗겨주는 것을 권장한다.

김수연 온라인 뉴스 기자 ksy12@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