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선 감독 "봉준호 키즈? 부담되고 좋은 자극도…'잠'에 혼 갈아 넣어" [인터뷰②]
[마이데일리 = 양유진 기자] 유재선 감독이 이른바 '봉준호 키즈'란 수식어에 부담감을 털어놨다.
23일 서울 종로구 안국동 한 카페에서 영화 '잠'의 극본과 연출을 겸한 유재선 감독을 만났다.
'잠'은 행복한 신혼부부 현수(이선균)와 수진(정유미)을 악몽처럼 덮친 남편 현수의 수면 중 이상행동, 잠드는 순간 시작되는 끔찍한 공포의 비밀을 풀기 위해 애쓰는 두 사람의 이야기를 그린다.
봉준호 감독의 영화 '옥자'(2017) 연출부에 몸담았던 유재선 감독이 처음 내보이는 장편이다. 제1장, 제2장, 제3장으로 나뉘어 펼쳐지는 영화는 일상의 소재인 잠에서 한발 더 나아가 렘수면행동장애를 다루지만 환자가 아닌 그와 가장 친밀한 가족을 전면에 내세운다.
영화는 94분 내내 예측 불가한 방향으로 돌진한다. 공포에서 미스터리, 스릴러에 이르는 동안 한시도 쉬지 않고 개성 있는 폭주를 이어간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긴장, 불안 등의 정서가 나란히 증폭하는 건 유재선 감독의 세련된 연출력과 배우진의 호연은 물론 미술, 소품, 조명, 음악이 보게 좋게 어우러진 덕이다.
유재선 감독은 '봉준호 키즈'로 불리는 데 대해 "두 가지 이유로 부담스럽다. 한 가지는 기대가 올라가 부응하는 결과물을 제공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한편으론 좋은 자극이 됐다. 이젠 빼도박도 못 한다. 잘 만들어야 한다. 어중간하면 본전도 못 찾는단 생각으로 혼을 갈아 넣어 만들었다"고 웃었다.
"또 한편으론 봉 감독의 이름에 누가 될까 봐. 형편 없으면 '별거 없네'란 이야기가 나올 것 같았다. 기대에 부응하는 감독이 되고 싶다"고 덧붙인 유재선 감독이었다.
제76회 칸국제영화제 비평가주간에 초청돼 월드 프리미어로 상영됐으며 제56회 시체스국제판타스틱영화제, 제48회 토론토국제영화제에도 초대 받은 '잠'은 오는 9월 6일 극장에서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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