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BC 때문? 아니다” 단호한 이승엽, 26세 토종에이스 1승·ERA 4.97 ‘AG, 1개월 앞으로’[MD고척]
[마이데일리 = 고척 김진성 기자] “WBC 때문에 그러는 건 아니다.”
두산 토종에이스 곽빈(26)의 후반기 부진이 심상치 않다. 5경기서 1승4패 평균자책점 4.97이다. 12경기서 8승2패 평균자책점 2.08을 찍은 전반기와 확연히 다르다. 피안타율이 전반기 0.176서 후반기에 0.248로 치솟았다.
곽빈은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 기준 패스트볼 평균 147.7km를 찍었다. 더구나 8월 들어 경기당 평균 149km를 가볍게 넘길 정도로 스태미너가 넘친다. 공의 위력만 따지면 안우진(키움) 이상이라고 평가하는 사람들도 있다.
스피드에 문제가 없는데 갑자기 안타를 많이 맞고 점수를 많이 내준다면 고민이 될 수밖에 없다. 우선 이승엽 감독은 결국 제구와 커맨드의 문제로 본다. 빠른 팔 스윙을 하는 만큼 아주 정교할 수는 없어도, 경기력에 악영향을 미친다면 점검할 필요는 있다.
이승엽 감독은 22일 고척 키움전을 앞두고 “팔꿈치가 높아졌다가 낮아졌다고 그런다. 팔각도에 따라 공이 좋고, 안 좋고, 제구가 흔들리고 안 흔들리고 그런다. 본인이 그 부분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고 있다”라고 했다.
투구밸런스에 미묘한 난조가 있다는 얘기다. 긴 시즌을 치르다 보면 1년 내내 좋을 수 없다. 간혹 안 좋은 구간이 나올 수 있는데, 곽빈이 이 케이스다. 그렇다고 최근 볼넷을 남발하는 건 아니다. 피안타율이 높아진만큼 피칭 디자인 등에 대해서도 심도 깊은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
이승엽 감독은 조심스러운 자세를 취하면서도 이것 하나만큼은 확실했다. WBC 후유증은 아니라는 것이다. 관련 질문이 나오자 “WBC 때문은 아니다”라고 했다. 평소보다 시즌을 빠르게 준비해 실전을 치르고 들어온 2023시즌. 아무래도 에너지 소모가 커지고 체력이 예년보다 빨리 소모될 수는 있다. 그러나 곽빈 정도의 연차에 감당하지 못할 수준은 아니다. 과거 팔꿈치 수술 경력이 있지만, 건강은 문제가 없는 상태다.
어쨌든 곽빈은 1개월 앞으로 다가온 항저우아시안게임에 나간다. 구창모(NC)의 참가가 불투명하고, 이의리(KIA)는 22일 수원 KT전서 어깨에 통증을 호소했다. 나균안(롯데)은 부상에서 막 돌아왔다. 박세웅(롯데)도 곽빈처럼 후반기 페이스가 떨어졌다. 이래저래 대표팀 마운드에 고민이 많다. 빠른 공을 던지는 곽빈이 중요한 경기에 나설 게 유력하다. 남은 기간에 컨디션을 회복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두산의 5강 사수를 위해서라도 곽빈의 부활은 중요하다. 돌아온 브랜든 와델과 라울 알칸타라, 두 외국인투수가 맹활약 중이지만, 타 구단들에 비교 우위를 점하려면 곽빈의 퍼포먼스가 전반기처럼 나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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