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앤팩트] 테니스협회장 전횡...곳곳에 '배임 의혹'

이경재 2023. 8. 23.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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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요즘 테니스 열풍인데, 협회 행정은 거꾸로 가고 있다'

대한테니스협회장의 전횡과 여러 배임 의혹에 대해 단독 보도해드렸는데요.

취재 기자 연결해서 더 자세한 소식, 들어보겠습니다. 이경재 기자!

정희균 대한테니스협회장, 여러 가지 전횡이나 배임 의혹을 지적했는데, 하나씩 따져보죠.

어떤 점이 가장 큰 문제였나요?

[기자]

네 먼저 대한테니스협회장이 별도의 법인을 만들어서 그곳을 통해 금전 거래가 이뤄졌다는 점입니다.

한국주니어테니스육성후원회라는 사단법인데요.

테니스협회뿐 아니라 여러 체육단체들은 여러 후원계약을 맺습니다.

그런데, 계약을 협회와 맺고 그 가운데 일부 단체는 후원금이나 광고비 같은 걸 이 사단법인에 지급한 겁니다.

확인된 금액이 일단 1억6천만 원이고요.

훨씬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계좌는 사실상 회장 개인 것처럼 쓰였다는 게 대한테니스협회 여러 직원들의 증언이고요.

개인적으로 쓴 게 없다고 하더라도, 일단 배임 의혹에선 자유로울 수 없는 상황입니다.

[앵커]

대한테니스협회나 한국주니어육성후원회의 회계 자료를 꼼꼼히 따져봐야 할 상황 같은데, 이 업무에 회장 부인 회사가 관여돼 있다고요?

[기자]

네, 그 점도 의심을 살 수밖에 없는 점인데요.

일반적으로 기장이라고 하는 업무, 폭넓게 보면 회계 업무를 매달 협회장의 아내 회사에서 맡아 진행했습니다.

외부 감사 업무는 법으로 친인척을 할 수 없게 돼 있지만, 기장 업무는 상관이 없는데요.

하지만 공공 성격의 체육 단체에서 회계 업무를 단체장의 가족 회사에서 했다는 것 자체도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앵커]

대한테니스협회가 그동안 진행한 계약 건에도 수상한 점이 발견됐죠?

[기자]

네, 일단 주위에서 가장 이상하게 보고 있는 건 지난해 한 리그의 공인구 계약 건입니다.

전체 금액이 2억6천만 원 정도 되고요.

상자당 14만 원에 처음 입찰이 성사됐습니다.

그것도 여러 이유로 단독 입찰로 진행됐는데요.

그런데 실제 계약은 상자당 19만8천 원에 했습니다.

전체 예산은 그대로여서 제공 받는 공의 개수가 500상자 이상 줄어든 거죠.

이 해당 업체는 당시에 공의 공급을 충분히 할 수 없는 상황이어서 소매를 포기하고 협회를 위해서 계약을 맺었다는 입장인데,

테니스 업계에선 협회와 계약을 맺으면 기본이 '1 플러스 1'인데, 실제로 인터넷 판매가보다 비싼 가격에,

그러니까 정가에 정확하게 개수를 맞춰주는 계약은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입장입니다.

이것 외에도 여러 계약 건에서 애초 견적보다 비싸게 맺은 계약도 발견됐는데요.

정 회장 취임 이후 특정 대행사가 거의 모든 용품 계약에 끼어든 점도 눈에 띄는 부분입니다.

[앵커]

아들에게 대회 총괄을 맡기기도 했다고요?

[기자]

사실 테니스인들이 가장 이해가 가지 않는 것 가운데 한 부분인데요.

토너먼트디렉터라고 하면, 대회의 운영을 총괄하는 굉장히 전문적인 영역이거든요.

그런데, 지난 6월 주니어 국제대회에서 대학생인 회장의 아들이 이 역할을 맡아서 주위를 깜짝 놀라게 했습니다.

이런저런 이유로, 대한테니스협회 내부에서도 여러 직원들이 회장을 말려도 보고, 또 상위 단체인 대한체육회 쪽에 비공식적인 감사 요청도 했는데요.

결과적으로는 2년 넘게 바뀐 건 없었고, 10명 가까운 직원들이 줄줄이 협회를 떠났습니다.

전직 직원들의 얘기 잠깐 들어보시죠.

[대한테니스협회 전 직원 A : 모든 의사결정은 협회장 혼자 다 해요. 중요한 것, 왜냐면 공정하게 경쟁을 받고 이게 매뉴얼이라고요. 거기에 익숙해져 있는 게 직원들이고요. 그렇게 안 하면은 배임이나 업무상 실수 이런 게 되거든요. 직원들 단독으론 절대 못 해요. 문책 사유가 되니까. 그게 다 바뀌었단 말이죠.]

[대한테니스협회 전 직원 B : 너희는 내가 시키는 대로 하지, 내가 책임질 테니까 그냥 시키는 거 다 해라 이런 식으로 말씀하셨어요.]

[앵커]

정희균 회장은 어떤 입장인가요?

[기자]

네, 일단 한국주니어테니스육성후원회는 본인이 개인적으로 어린 선수들을 후원회라고 만든 단체다.

그래서 오히려 이 후원회가 협회를 돕는 역할을 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고요.

회계 업무와 관련해서도, 협회의 전체 회계가 아니라 한 리그제 관련한 업무만 아내 회사가 도와줬다는 주장을 폈는데, 협회 직원들의 증언과는 상반된 내용입니다.

대한테니스협회가 최근의 인기에 힘입어서 여러 국가사업도 진행하고 있는데요.

여러 의문을 해소하기 위해서라도 대한체육회를 비롯한 상위 기관의 감사가 필요해 보이고요.

후속으로 나오는 내용이 있으면 더 취재해서 보도할 계획입니다.

[앵커]

이경재 기자, 수고했습니다.

영상편집 : 김혜정

그래픽 : 박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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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방송은 지난 8월 22일과 23일자 <뉴스Q> 및 <뉴스N이슈> 프로그램에서 각각 <[단독] 테니스협회장의 전횡...곳곳에 '배임 의혹'도> 및 <테니스협회장 전횡...곳곳에 '배임 의혹> 이라는 제목의 보도와 8월 25일과 30일자 <인터넷 YTN> 홈페이지 <스포츠> 섹션에서 각각 <[단독] 대한체육회, 테니스협회 곧 조사 착수..."해명 미비"> 및 <○○○ 대한테니스협회장, 사의 표명> 이라는 제목의 보도를 통해 전임 대한테니스협회장의 횡령 및 배임 혐의 등에 대해 보도하였습니다.

이와 관련해 전임 대한테니스협회장은 "협회 이름으로 맺은 계약의 후원금과 국제대회 광고수익을 협회가 아닌 후원회 통장으로 입금 받아 개인 자금처럼 썼다는 내용은 사실과 다르며 협회 계좌가 압류되어 부득이하게 협회 결정을 거쳐 임시로 후원회 통장으로 후원금 및 수익을 관리한 것이다"라고 알려왔습니다.

또한, "비용절감을 위해서 회계사인 부인이 근무하는 회계법인에 일부 회계업무를 맡겼을 뿐 기장업무를 맡기지 않았고, 테니스공 등에 대한 구입계약을 절차대로 체결하여 협회에 손해를 입힌 사실이 없으며, 직원들이 사직한 것은 개인 사정에 의한 것이지 협회장과는 무관하다"라고 알려왔습니다.

또한, 전임 대한테니스협회장은 "협회장의 아들이 관여하고 있던 재단에서 국제대회의 후원을 맡고 있어서 효율성을 고려하여 토너먼트 디렉터 업무를 맡긴 것이며 절차상 하자는 없으나 오해의 소지가 있을 수 있다는 조언에 따라 다른 사람으로 디렉터를 교체하였고, 육군사관학교 테니스코트 관련 채무불이행은 전임 집행부 때 발생한 일이다"라고 알려왔습니다.

이 보도는 언론중재위원회의 조정에 따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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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 이경재 (lkjae@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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