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 오브 듀티’가 뭐길래… ‘블리자드 인수 추진’ MS, 클라우드 게임 스트리밍 사업권 일부 포기
최신작 ‘콜 오브 듀티: 모던 워페어Ⅱ’는 출시 10일 만에 매출 1조
MS, 유비소프트에 클라우드 사업권 일부 넘겨
MS 엑스박스 없어도 게임 즐길 수 있도록
마이크로소프트(MS)가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와 관련, 영국 당국을 설득하기 위해 블리자드가 제공하는 클라우드 게임 사업권을 프랑스 게임회사 유비소프트에 넘기기로 했다. ‘콜 오브 듀티’를 포함해 향후 15년 동안 블리자드의 콘솔·PC 게임을 클라우드 게임으로 서비스할 권한을 포기한 것이다.
22일(현지시각) 브래드 스미스 MS 부회장은 공식 블로그에 입장문을 올려 이 같은 계획을 발표했다. 영국 경쟁시장청(CMA)이 제기한 클라우드 게임 시장 경쟁 약화 우려를 해소하기 위한 방안이라는 것이다. 게임 이용자들은 MS의 콘솔 기기인 엑스박스가 없어도 스트리밍을 통해 블리자드 게임을 할 수 있게 된다. MS도 구독 기반 클라우드 스트리밍 서비스인 ‘게임패스(Game Pass)’를 통해 블리자드의 게임을 계속 제공할 수 있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유비소프트로부터 라이선스를 받아야 한다.
현재 블리자드는 ‘콜 오브 듀티’ ‘캔디 크러시’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등 인기 게임을 보유하고 있다. 스미스 부회장은 “이러한 진전이 게임 사용자들은 물론 클라우드 게임 스트리밍 시장 발전과 산업 성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생각한다”라고 했다. 클라우드 스트리밍 권리 매각 관련 금액은 공개하지 않았다.
지난 4월 미 연방거래위원회(FTC)와 영국 CMA는 MS의 블리자드 인수에 대해 클라우드 게임 시장 경쟁 저하가 우려된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냈다. 핵심은 블리자드의 ‘콜 오브 듀티’ 게임이다. MS가 블리자드를 인수하면 해당 게임을 소니 등 경쟁사업자에 공급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고, 경쟁을 제한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 것이다.
콜 오브 듀티 시리즈는 2003년 출시 이후 20년간 4억2500만개 이상 판매돼 300억달러(38조원) 이상의 수익을 올렸다. 작년 10월 출시된 최신작인 ‘콜 오브 듀티: 모던 워페어Ⅱ’는 출시 10일 만에 매출 10억달러(1조2600억원)를 기록했다. MS의 블리자드 인수 후 콜 오브 듀티를 MS의 콘솔 기기인 엑스박스에서만 이용할 수 있게 되면 경쟁사인 소니가 플레이스테이션 시장 점유율을 상당 부분 잃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MS는 지난 7월 소니와 계약을 체결했다. MS가 블리자드를 인수한 후에도 소니가 10년간 콜 오브 듀티를 플레이스테이션에서 이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소니는 작년 12월 MS가 이 같은 계약을 제안했을 때 계약서에 서명을 하는 것을 거부하면서 규제 당국에 MS의 블리자드 인수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하지만 물밑 협상을 벌이며 블리자드 인기 게임들을 최대한 많이 플레이스테이션에 남길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지난 7월 미국 법원도 FTC가 “MS의 블리자드 인수를 중단하도록 해달라”고 한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이후 CMA는 ‘인수 불가’라는 기존 입장을 번복하고, MS가 경쟁 저하 관련 우려를 해소할 수 있도록 계약 구조를 바꿔오면 다시 검토하겠다고 했다. 이에 MS가 클라우드 게임 사업을 유비소프트에 일부 넘기기로 한 것이다.
유비소프트는 콘솔 게임 분야에서 유럽 최고 게임사로 꼽히는 곳이다. 유비소프트의 대표작 중 밀리터리 슈팅 게임 ‘레인보우 식스’ 시리즈는 콜 오브 듀티의 경쟁작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MS가 클라우드 스트리밍 서비스 일부를 유비소프트에 넘긴 것이 MS의 가치를 훼손할 만큼 크지는 않다고 보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에릭 핸들러 로스 캐피탈 분석가의 말을 인용해 “MS의 ‘양보’가 규제 기관을 만족시킬 만큼 충분히 큰 것으로 보이지만 클라우드 게임은 현재 시장에서 매우 작은 부분이기 때문에 비용이 많이 들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사라 카델 CMA 청장은 MS의 발표 직후 “MS가 기존과는 매우 다른 내용을 제출해 이를 검토하기로 했다”며 “제3자 의견을 포함, 거래의 세부 사항이 시장 경쟁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검토하겠다”라는 입장을 내놨다. CMA는 오는 10월 18일까지 이번 인수에 대한 결론을 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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