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외채 비중 24년만에 최저… "대외건전성 양호"
단기외채비율도 30%대로 떨어져
순대외금융자산은 90억달러 감소
한은 "中경제상황 면밀히 살펴야"
올해 2분기 국내외 주식시장이 회복하면서 우리나라의 대외금융자산과 부채가 모두 증가했다. 자산보다 부채가 더 많이 늘어 대외 지급 능력을 반영하는 순대외금융자산은 줄었다.
하지만 대외지급능력을 나타내는 단기외채 비율(단기외채/준비자산)은 다시 30%대로 내려왔다. 외채 건전성을 나타내는 단기외채 비중(단기외채/대외채무)도 하락 전환하며 1999년 2분기 이후 24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대외 건전성 지표가 개선된 것이다.
한국은행이 23일 발표한 '2023년 2분기 국제투자대조표(잠정)'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말 기준 대외금융자산(대외투자)은 2조2251억달러로 1분기 2조2004억달러 대비 247억달러 증가했다. 대외금융자산 중 거주자의 해외 직접투자는 56억달러 감소했으나 증권투자는 295억달러 늘어났다.
미국과 유럽연합(EU), 일본 등 주요국의 주가가 상승했기 때문이다. 거래요인으로 94억달러가 증가했고, 주가 상승 등의 영향으로 비거래 요인이 200억달러 올랐다.
대외금융부채(외국인의 국내 투자)는 1조4611억달러로 전 분기 말(1조4274억달러)에 비해 338억달러 증가했다. 지난해 1분기(1조5128억달러) 이후 최대치다. 외국인의 증권투자가 전 분기말 대비 486억달러 증가한 영향이다. 거래요인으로 225억달러 늘었고, 국내 주가 상승 영향으로 비거래요인이 260억달러 증가했다. 2분기 중 코스피 상승률은 3.5%를 기록했다.
대외금융자산보다 대외금융부채가 더 많이 늘어나면서 우리나라의 대외 지급능력을 반영하는 순대외금융자산(대외금융자산-대외금융부채)은 2분기 말 기준 7640억달러로 1분기 말(7730억달러) 대비 90억달러 감소했다.
2분기 말 기준 우리나라의 대외채권은 1조189억달러로 전 분기 말 대비 23억달러 감소했다.
대외채무는 1분기 말 6650억달러에서 2분기 말 6651억달러로 1억달러 늘어났다. 일반정부의 부채성증권(국고채)이 117억달러 늘면서 장기외채는 119억달러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예금취급기관의 차입금(-140억달러)이 줄면서 단기외채는 118억달러 감소했다. 이에 우리나라의 외채 건전성을 나타내는 준비자산 대비 단기외채 비율은 38.4%로 전분기 말 대비 2.4%포인트(p) 하락했다. 단기외채 비율은 지난해 1분기 38.3%에서 2분기 42.3%로 뛰었다가 3분기 41.1%, 4분기 39.3%로 낮아졌다. 올해 1분기 40.8%로 다시 상승했다.
단기외채 비중은 24.3%로 1.8%p 내리며 1999년 2분기(24.3%)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 역시 지난해 2분기 27.9%에서 3분기 26.8%, 4분기 25.0%까지 하락했다가 올해 1분기 26.1%로 상승 전환했다.
유복근 한은 국외투자통계팀장은 "단기차입금이 줄어들고, 장기외채는 외국인의 채권 투자를 중심으로 늘며 단기외채 비중이 감소했다"면서 "대외 지급 능력 향상과 동시에 외채의 만기가 장기화됐다는 점에서 대외 건전성을 대체로 양호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다만 "중국의 경제 불확실성이 높아 대내외 경제상황 변화 및 외환시장 상황을 주의깊게 살필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기획재정부는 이날 별도 배포한 자료에서 "단기외채 비중은 사실상 단기차입이 어려웠던 외환위기 당시(1998년 3분기∼1999년 2분기)를 제외하면 가장 낮은 수준이고, 단기외채 비율 역시 40% 밑으로 하락하는 등 외채 건전성 지표가 개선됐다"면서 "국내은행의 외채 상환능력을 나타내는 외화유동성 커버리지 비율(LCR)도 6월 말 기준 144.6%로 규제 비율인 80%를 크게 상회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정부는 중국 부동산 리스크, 미국 국채금리 상승 등으로 국제금융시장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인 만큼 대외채무 동향 등을 면밀히 점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미선·최상현기자 alread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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