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온에서 양자컴퓨팅 구현할 소재 찾았다

최정석 기자 2023. 8. 23. 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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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온에서 대규모로 양자 얽힘 현상을 발생시킬 수 있는 양자 소재 후보 물질이 확인됐다.

양자컴퓨터는 양자 얽힘 현상과 더불어 양자 하나가 동시에 여러 가지 상태로 존재할 수 있는 '양자 중첩 현상'을 이용해 계산능력을 크게 높인 컴퓨터다.

양자스핀액상을 이용하면 대규모 양자 얽힘 현상을 구현하면서도 오류를 줄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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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력연, 美 럿거스대 등 국제연구팀 성과
김재욱 한국원자력연구원 첨단양자소재연구실 선임연구원이 고품질의 TbInO3 단결정을 합성하기 위해 사용되는 레이저 부유 용융로를 점검하고 있다. /한국원자력연구원 제공

상온에서 대규모로 양자 얽힘 현상을 발생시킬 수 있는 양자 소재 후보 물질이 확인됐다. 양자 얽힘 현상은 아주 멀리 떨어진 두 양자가 서로 영향을 주고 받는 현상을 뜻한다.

한국원자력연구원(원자력연)은 김재욱 첨단양자소재연구실 선임연구원 연구팀이 ‘터븀인듐산화물(TbInO3)’을 양자컴퓨터 소자에 쓰이는 양자스핀액상(QSL)으로 쓸 수 있다는 사실을 실험적으로 증명했다고 23일 밝혔다. 이번 연구에는 한국과학기술원(KAIST), 연세대, 미국 럿거스대도 참여했다.

양자컴퓨터는 양자 얽힘 현상과 더불어 양자 하나가 동시에 여러 가지 상태로 존재할 수 있는 ‘양자 중첩 현상’을 이용해 계산능력을 크게 높인 컴퓨터다. 슈퍼컴퓨터로 풀면 1만년 걸리는 문제를 구글 양자컴퓨터가 3분 20초 만에 풀어내기도 했다. 미래 산업의 판도를 바꿀 게임 체인저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문제는 양자 얽힘과 중첩을 구현하는 게 매우 어렵다는 점이다. 안정적인 양자 상태를 만들려면 절대온도(-273.15도)에 가까운 극저온 환경을 구현하는 것을 비롯해 여러 까다로운 조건을 만족시켜야 한다. 온도 변화, 불순물, 외부 전자기장 등 미세한 자극에도 다양한 오류가 발생한다.

오류 발생을 해결하기 위한 소재 중 하나가 양자스핀액상이다. 양자스핀액상을 이용하면 대규모 양자 얽힘 현상을 구현하면서도 오류를 줄일 수 있다. 이제까지 수 많은 QSL 후보 물질에 대한 검증이 이뤄졌지만, 불순물, 무질서한 물질 구성과 같은 문제 때문에 정확한 검증이 어려웠다.

연구팀은 터븀인듐산화물이 QSL로 쓰일 수 있다는 것을 실험을 통해 증명했다. 우선 연구팀은 레이저를 이용해 터븀인듐산화물을 고품질 단결정 형태로 합성했다. 이후 테라헤르츠(THz) 전자기파를 이 단결정에 발사해 광학전도도(빛을 받았을 때 물질에서 나타나는 전기전도도)를 측정했다. 그 결과 터븀인듐산화물의 광학전도도가 빛의 주파수를 제곱한 것에 비례한다는 결과가 나왔다. 이는 QSL이 양자 얽힘 현상을 발생시키면서 나타나는 특징이기도 하다.

연구팀은 이듬해부터 이번 실험 결과를 바탕으로 무오류 양자컴퓨팅용 양자소재 개발 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김 선임연구원은 “이번 연구 결과는 양자스핀액상 물질의 오래된 이론적 예측을 실험적으로 검증한 첫 사례”라며 “향후 양자컴퓨팅이나 양자 센서 소자의 설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성과가 담긴 논문은 국제학술지 ‘네이처 피직스(Nature Physics)’에 지난 17일 게재됐다

참고자료

Nature Physics, DOI: https://doi.org/10.1038/s41567-023-02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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