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한국형 DARPA’ 연구 1호 프로젝트는 ‘물 속에서 작동하는 엔진’

이종현 기자 2023. 8. 23.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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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신설된 한계도전 연구개발(R&D) 1호 프로젝트는 물에 잠긴 상태에서도 엔진처럼 큰 힘을 낼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는 사업으로 결정됐다.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은 한계도전 R&D 프로젝트에 대해 "대형 예타사업을 중심으로 한 기존의 연구개발이 큰 항공모함이라고 한다면 국가적 난제를 신속하게 해결할 수 있도록 기민하게 움직이는 특공대와 같은 연구개발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한계도전 R&D 프로젝트가 특공대와 같은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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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DARPA 본딴 한계도전 R&D 프로젝트 본격 가동
연구개발 이끌 책임PM 3명 선정 끝나
1호 프로젝트는 침수 재난대응 위한 기술 개발로 결정

올해 신설된 한계도전 연구개발(R&D) 1호 프로젝트는 물에 잠긴 상태에서도 엔진처럼 큰 힘을 낼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는 사업으로 결정됐다. 최근 집중호우나 태풍으로 인한 수재가 잇따르면서 침수 피해를 막기 위한 재난대응 시스템의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이 기술이 개발되면 침수된 건물 지하나 지하도에 크레인이나 굴착기 같은 장치를 바로 투입할 수 있어 인명 피해를 줄이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23일 과학기술계와 한국연구재단에 따르면, 한계도전 R&D 사업은 최근 책임 프로젝트매니저(PM) 선정을 끝내고 1~3호 프로젝트를 확정했다. 한계도전 R&D 프로젝트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미 국방부 산하 방위고등연구계획국(DARPA)을 본따서 국가적 난제 해결에 도움을 주는 R&D를 하기 위해 만든 연구 사업이다. 성공률이 높은 쉬운 연구나 보여주기식 연구가 아니라 실패 가능성이 크더라도 파급효과가 큰 도전적인 연구를 지원하기 위해 만들어진 프로젝트다.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지난 3월 9일 오후 서울 강남구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열린 '한계도전 R&D 프로젝트 킥오프'에서 축사하고 있다./과학기술정보통신부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은 한계도전 R&D 프로젝트에 대해 “대형 예타사업을 중심으로 한 기존의 연구개발이 큰 항공모함이라고 한다면 국가적 난제를 신속하게 해결할 수 있도록 기민하게 움직이는 특공대와 같은 연구개발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한계도전 R&D 프로젝트가 특공대와 같은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 장관은 최근 국가 R&D 예산 삭감을 발표할 때도 한계도전 R&D 프로젝트는 예외라고 말하며 사업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한계도전 R&D 프로젝트는 사업의 총괄을 담당하는 책임PM을 중심으로 진행된다. 한국연구재단에 설립된 한계도전 전략센터가 책임PM을 도와 R&D를 진행하는 방식이다. 과기정통부와 한국연구재단은 최근 3명의 책임PM을 선정했다.

1호 프로젝트를 맡게 된 책임PM은 김동호 한국재료연구원 책임연구원이다. 한국재료연구원에서 나노표면재료연구본부장을 맡고 있는 김 책임PM은 ‘물에 잠긴 상태에서 엔진과 같은 큰 힘을 낼 수 있는 기술’ 개발을 담당한다. 해양이나 침수 상황에서 무거운 물체를 들거나 옮길 수 있는 기계장치를 개발하는 게 목표다. 이 기술이 개발되면 최근 발생한 오송 지하차도 참사 같은 침수 사고 때 물을 다 빼낼 때까지 기다리지 않고 지하차도 안의 차량을 밖으로 빼낼 수 있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크레인이나 굴착기 같은 대형 기계장치는 침수 우려 때문에 침수 현장에서는 무용지물이다. 공압이나 유압 시스템을 사용할 수 있지만, 무게가 크고 작동 전압도 낮아서 수중에서는 쓸 수가 없다. 소프트 액추에이터 기술이 수중에서 작동할 수 있지만 발생시키는 힘이 현저히 낮아서 재난 상황에서는 별 도움이 안 된다.

지난 7월 충북 청주시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에서 발생한 침수 사고로 많은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지하차도에 가득찬 물을 빼내고 구조작업이 진행되면서 오랜 시간이 걸렸다. 한계도전 R&D 프로젝트에 선정된 '물 속에서 작동하는 엔진'이 실제로 개발되면 대형 기계장치가 물 속에서도 작업이 가능해져 침수 사고 때 빠른 구조작업이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된다./뉴스1

2호 프로젝트와 3호 프로젝트는 각각 ‘식물에서 배우는 그리너지’와 ‘기억의 미스터리를 푸는 열쇠’가 선정됐다. 2호 프로젝트는 한국화학연구원의 최원춘 책임연구원이 책임PM을 맡았다. 최 책임PM은 화석에너지에서 배출되는 배기가스로 수소를 이송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 계획이다.

3호 프로젝트는 삼성전자 전략혁신센터 디지털헬스 신사업팀장을 지낸 박은성 책임PM이 맡았다. 박 책임PM은 의료기기 기술사업화 플랫폼을 제공하는 디씨메디컬 대표를 맡고 있기도 하다. 박 책임PM이 이끌 프로젝트는 뇌 기억 분야의 국내 연구 수준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게 목표다.

한국연구재단 관계자는 “책임PM은 개발 기술에 대한 문제정의부터 기획, 관제관리, 평가 등 연구개발 전반을 이끌어가는 역할을 맡는다”며 “도전적인 목표 아래 유연하게 연구를 수행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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