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중국 경기침체 원하지 않아”…러몬도 상무장관 다음주 방중
미국 백악관은 22일(현지시간) “미국은 중국의 경기침체를 원하지 않는다”면서 다음주 중국을 방문하는 지나 러몬도 상무장관이 이같은 입장을 중국 측에 전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이 중국 첨단 반도체·양자컴퓨팅·인공지능(AI) 등에 대한 미국 자본의 투자를 제한하고, 중국 경제 둔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이뤄지는 이번 방중에서 러몬도 장관이 중국 측과 어떤 대화를 나눌 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제이크 설리번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날 온라인 브리핑에서 “러몬도 장관은 미국이 중국의 경제 성장 둔화 및 경기 침체를 원한다는 중국 일각의 시각에 분명한 반대 입장을 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은 우리의 국가안보를 보호하고 공급망을 보호하며 중국과 경제적 관계를 지속하는 데에 초점을 두고 있다”며 “중국이 규범에 기초한 행위자인 한 우리는 중국 경제가 안정적인 것이 세계 경제를 위해 좋다고 본다”고 말했다.
상무부는 전날 중국 기업 및 단체 27곳을 수출통제 우려 대상을 의미하는 미검증 명단(unverified list)에서 제외했다. 미검증 명단은 수출통제 명단(entity list)에 오르기 전 단계다. 바이든 정부가 러몬도 장관의 방중에 앞서 중국과의 갈등을 관리하겠다는 메시지를 던지려 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러몬도 장관은 이날 셰펑 주미 중국대사를 만나 미국 기업과 노동자에 관한 중요한 문제들을 제기하했다고 상무부가 밝혔다. 오는 27~30일 중국 베이징, 상하이를 방문하는 러몬도 장관이 셰 대사와 만난 것은 처음으로, 양측은 미·중 통상 관계, 양국의 잠재적 협력 분야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다만 앞서 이뤄진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 재닛 옐런 재무장관의 방중에서처럼 이번에도 미·중 갈등을 완화할 돌파구가 마련될 가능성은 낮다. 미국의 대중 투자 제한 및 첨단 반도체 수출통제 조치에 중국이 반발하고, 중국의 새 반간첩법 시행에 대해 미국 등 해외 기업들의 우려가 커지는 등 긴장은 이어지고 있다. 설리번 보좌관도 미 고위급 인사들의 잇단 방중에 대해 “복잡하고 경쟁적인 관계를 관리하는 방법”이라며 “이런 방문이 특정한 정책적 결과를 도출할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설리번 보좌관은 또 “지난 몇 달 간 중국에서 청년 실업률을 비롯한 기본적인 정보 공개의 불투명성이 증가하고 있음을 보고 있다”며 “이는 책임있는 조치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을 비롯해 주요 국가들은 공개성과 투명성을 실천하고 있고, 이를 통해 형성한 국제 신뢰도가 건전한 국제 경제를 지탱한다”며 중국이 경제지표 등을 투명하게 공개할 것을 촉구했다.
워싱턴 | 김유진 특파원 y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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