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드 1위 AG 가도 걱정 없다…예비역 전천후의 헌신 있기에 “제가 그 자리 메울게요” [오!쎈 인터뷰]
[OSEN=이후광 기자] ‘홀드 1위’ 박영현(20)이 항저우로 떠나도 KT 위즈는 걱정이 없다. 지난해 상무에서 전역해 뒷문에서 커리어 하이를 쓰고 있는 손동현(22)이 있기 때문이다.
최근 현장에서 만난 손동현은 “올해 우리 팀이 너무 잘하고 있는데 내가 승리에 일조할 수 있어서 좋다. 첫 풀타임 시즌을 맞아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는 것 자체만으로도 감사하다”라며 2019년 데뷔 후 가장 밝은 미소를 지었다.
미소에는 다 이유가 있었다. 작년 9월 전역 후 첫 풀타임 시즌을 맞아 박영현, 김재윤과 함께 KT 뒷문 트리오를 구축했기 때문이다. 손동현의 시즌 기록은 47경기 5승 4패 1세이브 8홀드 평균자책점 3.42로, 데뷔 4년 만에 필승조, 추격조, 롱릴리프 등 어떤 상황에서도 신뢰를 얻는 ‘애니콜’로 우뚝 섰다. 각종 지표가 모두 커리어 하이이며, 이닝의 경우 불펜투수 기준 전체 5위(55⅓이닝)에 올라 있다.
손동현은 “이런 시즌을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작년에 밖에서 본 KT는 투수가 너무 좋아서 올 시즌 목표를 40경기로 잡았는데…”라며 “시즌 초반 주권, 김민수 형이 빠졌고, (박)시영이 형도 없어서 운 좋게 자리가 생겼다. 내게 찾아온 기회를 너무 잡고 싶었는데 감독님께서 날 많이 믿어주셨다. 올해가 야구를 한 뒤로 가장 행복하다”라고 밝게 웃어 보였다.
손동현은 성남고를 나와 2019년 신인드래프트서 KT 2차 3라운드 21순위로 입단했다. 데뷔 시즌 34경기 2승 3패 5홀드 평균자책점 4.75의 강렬한 인상을 남겼고, 이듬해에도 23경기에 출전했지만 지금 정도의 임팩트는 없었다. 손동현의 2020년 플레이오프 엔트리 탈락의 아픔을 뒤로 하고 2021년 3월 국군체육부대(상무)로 향해 병역 의무를 이행했다.
손동현은 상무에서의 2년을 헛되이 보내지 않았다. 그는 “2년 동안 개인적으로 정말 열심히 했다고 생각한다. 열심히 하니까 자신감과 함께 전역 후 결과가 잘 나올 것이란 믿음이 생겼다”라며 “김기훈(KIA), 백승건(SSG)과 상무에서 친하게 지냈다. 셋이 붙어 다니면서 서로 캐치볼을 하고 투구폼에 대한 피드백도 해줬다. 친구들이 해준 조언이 도움이 됐다”라고 군 생활을 되돌아봤다.
기술적으로는 성적 부담이 없는 퓨처스리그에서 포크볼을 연마했다. 손동현은 “입대 전 결정구를 하나 만들고 와야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그래서 상무에 있는 동안 포크볼을 계속 던졌다”라며 “다만 올 시즌 초에는 포크볼로 결과가 안 좋았다. ‘포크볼을 스트라이크 말고 볼로 던져라’라며 혼나기도 했는데 그런 말씀을 머릿속에 담아두고 던지니 좋은 결과가 나온다”라고 설명했다.
주로 6, 7회를 담당하고 있는 손동현은 당장 오는 9월 중순부터 마무리투수의 바로 앞을 책임지는 셋업맨을 맡아야 한다. 기존 셋업맨 박영현이 항저우 아시안게임 참가를 위해 자리를 비우기 때문이다. 당초 이강철 감독은 김민수, 박시영 등으로 박영현 공백을 메우려 했지만 두 선수 모두 부상으로 1군 복귀가 불발되며 손동현의 어깨가 무거워졌다.
손동현은 “6, 7회와 8회는 사실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내가 잘해야 그 자리에 갈 수 있는 것이다”라며 “(박)영현이가 팀에서 엄청나게 중요한 보직을 맡고 있는데 빈자리가 안 느껴지게 하고 싶다. 그 때도 팀 승리에 일조하고 싶다”라고 전했다.
손동현의 남은 시즌 또 다른 목표는 생애 첫 포스트시즌 출전이다. KT가 2020년부터 3년 연속 가을야구에 진출했고, 2021년에는 통합우승까지 달성했지만 손동현은 그 자리에 없었다.
손동현은 “2020년 엔트리에 들지 못했고, 2021년 우승은 상무에서 봤고, 작년에는 9월 말 전역 이후 엔트리에 못 들었다”라며 “룸메이트인 (배)제성이 형에게 가을야구를 하면 어떤 기분이냐고 물었다. 그랬더니 형이 ‘원래 평균 구속이 144km였는데 가을야구에 가니 148km가 됐다. 정말 미친다’라는 말을 해줬다. 나 또한 그런 기분을 느껴보고 싶다”라고 밝혔다.
손동현은 “지금 우리 팀은 지고 있어도 질 것 같지가 않다. 모두가 잘하고 있어서 나 또한 등판 때마다 더 자신감을 갖고 던지게 된다”라며 “지금의 흐름을 유지해서 (박)영현이 공백도 메우고, 포스트시즌 엔트리에도 들어가고 싶다. 열심히 하겠다”라고 남은 시즌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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