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물가 2%' 논쟁…"과학 아니다" VS “고수해야 신뢰 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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끈적한 인플레이션이 여전한 가운데 연준이 얼마나 더 긴축을 이어가야 목표치를 달성할지를 놓고 논쟁이 펼쳐지고 있다.
자칫 긴축이 장기화할 경우 경기가 침체할 우려가 커지는 반면, 연준이 긴축 고삐를 놓는 순간 물가가 다시 튈 우려가 크다는 반론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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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인플레이션 궤도 여전…긴축 과도시 경기침체
전·현직 연준인사 "목표치 수정시 연준 신뢰 사라져"
"근원물가 상승률 3%대로 낮춰야..금리 6% 될수도"
[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물가상승률 2% 목표는 과학이 아니다.” (로 칸나 민주당 하원의원)
“연준은 신뢰성을 유지하기 위해 2% 목표치를 방어할 필요가 있다. 별다른 마법은 없다.” (토마스 바킨 리치먼드 연은 총재)
끈적한 인플레이션이 여전한 가운데 연준이 얼마나 더 긴축을 이어가야 목표치를 달성할지를 놓고 논쟁이 펼쳐지고 있다. 자칫 긴축이 장기화할 경우 경기가 침체할 우려가 커지는 반면, 연준이 긴축 고삐를 놓는 순간 물가가 다시 튈 우려가 크다는 반론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애덤 포즌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 소장은 “인플레이션 목표는 절대적인 규칙이 아니다”며 “물가상승률을 3.5%에서 2.25%로 낮추기 위해 경제를 짓누르는 행위에 대해 당연히 경계해야 한다”며 “물가상승률은 절대불변의 가치가 아니다”고 주장했다. 인플레이션이 작년 대비 상당수 진정된 만큼 굳이 인플레이션 목표치까지 긴축을 이어가기보다는 목표 수치를 3%대로 조정하는 게 낫다는 지적이다.
실제 미국 소비자물가상승률은 지난해 6월 9.1% 고점을 찍은 이후 점차 둔화하며 1년 만에 3.0%까지 떨어졌다. 지난달 3.2%로 소폭 다시 오르긴 했지만 ‘디스인플레이션(물가상승률 둔화)’ 궤도에서는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물론 변수는 남아 있다. 유가가 최근 배럴당 80달러를 넘으면서 8월에도 다시 물가가 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변동성이 큰 식품,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물가는 여전히 4% 후반대에 머물고 있다. 연준 목표치(2%)까지 다가서려면 아직도 갈 길이 먼 셈이다. 연준이 향후 금리결정은 앞으로 나올 데이터를 보면서 결정하겠다고 밝힌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하지만 자칫 장기간 긴축을 이어갈 경우 실업률이 치솟고 경기가 침체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특히 내년에 실업률이 상승하거나 경기침체가 심화할 경우 조 바이든 대통령의 재선에 위협이 될 가능성이 크다. 이런 이유로 칸나 의원은 “2% 목표는 정치적 판단일 뿐”이라며 “특정 수치를 성배(Holy Grail)로 삼는지 모르겠다”고 주장하고 나선 셈이다.
전·현직 연준 관리는 지금 인플레이션 목표치를 바꾸는 것은 큰 실수가 될 것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바킨 리치먼드 연은 총재는 “그간 설정한 목표치를 고수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한다면, 앞으로 연준이 설정한 어떤 목표에 대해서도 덜 신뢰해도 된다고 선언하는 것”이라며 “지난 20년간 낮은 인플레이션을 기록한 것은 그간 목표치가 합리적이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반박했다.
제임스 블라드 전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도 “올 하반기 경제가 실제로 가속화하면 자칫 내년에 금리를 6% 이상 끌어올리도록 연준을 압박할 수 있다”면서 “현재 중요한 것은 디스인플레이션을 유지하고 근원물가상승률을 3%대로 낮추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제롬 파월 의장은 인플레 목표치를 고수하겠다는 뜻을 누차 밝혀왔다. 그는 지난해 가을 “어떠한 상황에서도 목표치 수정은 고려하지 않는다”고 밝혔고, 지난 3월에도 “우리는 목표치를 바꾸는 것에 대해 논의를 시작할 시기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김상윤 (yoon@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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