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이제 7회도 순삭···영현이 앞에는 ‘8월 ERA 0.90’ 동현이가 있다[스경x인터뷰]

김은진 기자 2023. 8. 23. 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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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는 올시즌 7회의 고민이 컸다. 마무리 김재윤만 남은 채 부상으로 기존 필승계투조가 사실상 와해돼 시작한 시즌, 2년차 박영현이 급성장해 그 앞을 잘 맡아줬지만 또 그 앞의 7회를 책임질 확실한 중간계투 1명이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선발진이 완전히 안정되면서 줄줄이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 이하)를 하기 시작한 후반기에도 선발과 2명의 필승조 사이를 연결할 7회가 가장 큰 숙제였다. 8월을 지나며 KT는 비로소 그 답을 찾고 있다.

KT 우완 손동현(22)은 지난 22일 수원 KIA전에서 2-3으로 뒤진 6회초 2사 2·3루에 등판했다. 선발 엄상백이 5.2이닝 만에 물러나자 등판한 손동현은 바로 적시타를 맞았지만 외야수의 호수비로 아웃카운트를 잡아 이닝을 끝낸 뒤 7회까지 1.1이닝을 책임졌다. KT 타선이 6회말 4점을 뽑아 역전하고 손동현이 7회초를 실점 없이 잘 막으면서 KT는 8회초 박영현, 9회초 김재윤을 투입해 8-4 승리를 거뒀다. 손동현은 시즌 5번째 구원승을 거뒀다.

필승계투조가 사실상 2명으로 가동되는 KT에서 새롭게 믿을만한 중간계투 1명의 존재는 매우 크다. 손동현은 후반기 눈에 띄게 안정된 모습으로 필승조에 한 자리를 만들어가고 있다. 전반기에 35경기에 4.46이던 평균자책은 후반기 12경기에서 1.06으로 확 좋아졌다. 특히 8월에는 8경기에서 10이닝을 던져 3실점(1자책)밖에 하지 않으면서 0.90의 빼어난 평균자책으로 1승 3홀드를 수확했다. 시즌 5승(4패) 1세이브 8홀드를 기록하고 있다.

손동현은 이강철 감독이 KT를 지휘하기 시작한 2019년 고졸신인으로 입단해 바로 중간계투에서 중용돼 활약했다. 2년간 뛰다 2020년 시즌을 마치고 상무에 입대해 2년간 복무한 뒤 올시즌 복귀했다. KT는 전반기부터 내내 필승조의 새 얼굴을 찾았고 손동현도 그 후보들 중 한 명이었다. 팀이 최하위까지 떨어졌던 가운데서도 불펜을 지탱했던 주축이었지만 접전에 기용할만큼 확실한 투구를 보여주지는 못했던 전반기와 달리 후반기에는 안정된 투구로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

KT 손동현이 지난 22일 수원 KIA전에서 힘껏 투구하고 있다. KT 위즈 제공



손동현은 “운 좋게 시즌 초반부터 기회를 주셨지만 부침이 있었다. 처음부터 확실하게 믿을 수 있게 던져서 진작에 기회를 잡았어야 하는데, 지금이라도 중요한 상황에 기용되면서 믿음에 조금이나마 보답하고 싶다”며 “군대 간 뒤 팀이 잘 하는 것을 보고 나도 저기서 같이 잘 하고 싶다 하는 마음이 정말 컸다. (복귀 전) 진짜 열심히 준비했다. 그래서 지금 너무 행복하다”고 말했다.

KT는 9월말이면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박영현을 보내야 한다. 마무리 앞을 막아줄 8회 투수도 자리를 비우는 셈이다. 이강철 감독은 이 공백기의 대안으로 “손동현이 잘 해주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손동현은 연일 호투로 화답하고 있다.

손동현이 신인이던 2019년, KT는 6위로 최하위권을 벗어났고 2년차였던 2020년 정규시즌 2위로 첫 가을야구에 나갔다. 손동현은 당시 플레이오프 엔트리에 포함되지 않았고 이듬해 입대했다. KT의 첫 우승을 군대에서 지켜본 손동현은 이제 초반 꼴찌에서 2위까지 올라선 KT의 대반등 한 축을 맡으면서 생애 첫 가을야구를 꿈꾸고 있다.

손동현은 “시즌 초반에는 목표가 없이 40경기만 나가보고 싶다 생각했는데 그 목표는 이뤘다. 구원승보다는 홀드를 많이 하고 싶지만, 사실 지금은 홀드보다 9월에 (박)영현이가 빠질 때 나 때문에 지는 일이 없도록 해야 된다고 생각하면서 다음 투수한테 잘 넘길 수 있게 한 경기 한 경기 잘 던져나가는 데 집중하고 있다. 그리고 올해는 팀과 같이 가을야구 무대에도 꼭 서보고 싶다”고 말했다.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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