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 우승확률 41%···보비 존슨의 전설이 시작되고 저문 코스[골프 트리비아]
존스의 생애 처음과 마지막 라운드 무대
골프에 큰 영향 끼친 두명의 프로도 만나
투어챔피언십 우승 트로피는 ‘존스 퍼터’
보비 존스는 골프 역사상 유일한 ‘그랜드 슬러머’다. 1930년 당시 4대 메이저 대회를 모두 제패했다. 그동안 수많은 골프전설들이 나타나고 사라지기를 반복했지만 누구도 같은 업적을 달성하지는 못했다. 존스가 평생 메이저 대회에 출전한 건 31차례. 그 중 13차례 대회에서 우승했다. 톱10에 든 건 무려 27차례다. 메이저 우승 확률 41%, 톱10 피니시율은 87%나 된다. 불멸의 기록이다. 당대에 경쟁자가 없었던 것도 아니다. 메이저 11승의 월터 하겐과 메이저 7승의 진 사라센 등이 존스가 활동하던 시기의 대표적인 프로 골퍼였다.
존스는 골프로 큰돈을 벌 수 있었지만 평생 아마추어 신분을 유지했다. “챔피언십 골프는 케이지와 같다”며 그랜드 슬램을 달성한 그해 28세의 나이로 은퇴했다. 그런 뒤 만든 게 오거스타내셔널 골프장과 마스터스 대회다.
존스는 1902년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태어났다. 어린 시절 병치레가 잦아 몸을 강하게 만들기 위해 골프를 시작했다. 성공한 변호사였던 그의 아버지가 1907년 집에서 가까운 이스트레이크 골프클럽의 멤버가 되면서 존스의 가족은 매년 여름이면 그곳에서 시간을 보냈다.
존스는 이스트레이크에서 자신의 골프 인생에 커다란 영향을 끼친 인연도 만나게 된다. 한 명은 스코틀랜드 커누스티 출신으로 이스트레이크의 클럽프로였던 스튜어트 메이든이다. 존슨은 어린 시절 메이든을 졸졸 따라다니고 그의 스윙을 흉내 내면서 골프를 익혔다. 꼬마 존스에게 맞춤 클럽을 처음으로 만들어준 이도 메이든이었다.
존스는 훗날 “내 골프 인생에서 가장 큰 행운은 커누스티에서 온 스튜어트 메이든을 만났을 때다. 그는 내가 본 가장 멋지고 뛰어난 스윙을 가진 골퍼였다. 어린 시절에는 몰랐지만 나는 원숭이처럼 그의 스타일을 모방하고 그처럼 스윙하면서 성장했다”고 회고했다.
존스가 처음 메이저 우승을 달성한 건 21살 때다. 그해 US 오픈 참가 차 뉴욕에 갔던 존스는 어린 시절 스승이던 스튜어트 메이든의 형인 짐 메이든이 헤드프로로 근무하던 낫소 컨트리클럽을 방문하게 된다. 9홀을 플레이 한 뒤 존스가 퍼팅 불만을 토로하자 짐 메이든은 자신의 퍼터를 사용해 보라고 권했다. 존스는 그 퍼터의 감이 너무 마음에 쏙 들었다. 존스는 그 퍼터를 사용해 US 오픈에서 처음으로 메이저 우승을 달성하게 된다. 이 퍼터의 이름이 ‘캘러미티 제인(Calamity Jane)’으로 존스의 메이저 13승을 함께 했다.
캘러미티 제인은 1800년대 후반 미국 서부개척 시대 유명 여성 총잡이였던 마사 제인 캐너리(Martha Jane Cannary)의 별명이다. 그녀를 만나는 상대는 재앙(캘러미티)을 겪게 된다는 데서 별명이 유래했다. 짐 메이든은 자신의 퍼터가 제인의 사격 솜씨만큼 정교하다는 뜻에서 캘러미티 제인이라는 이름을 붙이고 헤드 뒷면에 각인했다.
한 시대를 풍미했던 존스는 중년 이후 사망할 때까지 지팡이와 휠체어 신세를 졌다. 46살이던 1948년 척수에 물이 차서 온몸이 마비되고 통증이 생기는 척수공동증 진단을 받았기 때문이다. 이스트레이크에서 생애 첫 라운드를 했던 존스는 인생 마지막 라운드도 이스트레이크에서 했다. 1948년 8월 18일의 일이다.
골프의 위대한 전설이 시작되고 저문 이스트레이크는 이제 미국프로골프(PGA) 투어가 한 시즌을 마무리하는 투어 챔피언십의 홈 코스다. 투어 챔피언십 우승자는 천문학적 보너스를 주어지는 페덱스컵 우승자가 되고 존스의 퍼터를 복제한 캘러미티 제인 트로피도 받는다.
타이거 우즈는 2018년 자신의 80번째 우승을 이스트레이크에서 일궜고 지난해 로리 매킬로이는 세 번째 페덱스컵 우승자가 되면서 우즈의 기록을 넘어섰다. 매킬로이는 “집에 있는 캘러미티 제인 퍼터를 보면서 역사상 가장 위대한 아마추어 선수인 보비 존스와 골프의 역사와 전통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고 했다.
존스가 마지막 라운드를 한, 그 8월 말에 투어 챔피언십이 열린다. 24일부터 나흘간이다. 올해는 5년 연속 참가하는 임성재를 비롯해 김시우, 김주형도 나선다. 30명만 출전하는 투어 챔피언십에 한국 선수가 3명나 나서는 건 처음이다.
김세영 기자 sygolf@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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