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걸’ 감독 “고현정이 과연 해줄까 싶었는데, 피칠갑하고 식사” [EN:인터뷰③]

이민지 2023. 8. 23.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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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이민지 기자]

※ 스포일러가 포함돼 있습니다

8월 18일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마스크걸'은 외모 콤플렉스를 가진 평범한 직장인 김모미가 밤마다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채 인터넷 방송 BJ로 활동하면서 의도치 않은 사건에 휘말리며 벌어지는 이야기.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하는 '마스크걸'은 장편 데뷔작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 김용훈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넷플릭스에 따르면 공개 3일 만에 280만 뷰를 기록하며 단숨에 넷플릭스 글로벌 TOP 10(비영어) 부문 2위에 올라서며 흥행 중이다.

- 고현정은 어떻게 섭외한건가. 5회까지 나오지 않는데. ▲ 마지막 모미를 생각했을 때 존재감만으로도 묵직함을 줄 수 있는 배우가 필요하다 생각했다. 모미의 초연하고 피부도 갈라지고 그런 표현을 했을 때 가장 신선함을 줄 수 있는 배우가 누굴까 생각했을 때 고현정 선배가 떠올랐다. 근데 과연 해주실까 싶었다. 우리의 고정관념이 있지 않냐. 이런 장르물에, 1역3인 콘셉트에, 이런 변신과 도전을 생각했을 때 과연 해주실까 싶었다. 제안 드렸는데 너무나 빠르게 답이 왔다. 누구보다도 1역3인 콘셉트를 좋아하셨다. 본인이 더 과감한 변신을 하고 싶어했다. 이 분이 배우로서 보여지고 싶어하는 마음이 느껴졌다. 그런 부분에서 존경심이 생겼다.

- 고현정과의 작업이 긴장되지는 않았나 ▲ 첫 만남 때부터 너무 좋았다. 같이 이야기 나누는데 너무 좋았다. 현장에서도 놀랐다. 배우로서 보여주고 싶어하는, 배우로서 도전하고 싶어하는게 컸다. 본인이 그동안 해왔던 것에서 벗어나고 싶어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고자 하는 열망을 느꼈다. 현장에서 힘든 장면 대부분을 직접했다. 한 80%는 직접 했다. '저렇게 넘어지면 다칠거 같은데' 싶었는데 그냥 과감하게 확 넘어지더라. 연출자 입장에선 고마웠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고정관념이 있는데 피칠갑을 하고, 흙분장을 하고 그 상태로 식사도 하고. 그런 모습을 보며 감사했다. 배우들에게 감사함을 많이 느낀 작품이다.

- 염혜란의 연기도 대단했다. 현장에서 놀란 면이 있다면 ▲ 염혜란 선배님이 나와 처음 만났을 때 시나리오에서 물 속에 빠지는 장면을 보고 '물 공포증 때문에 어떻게 안 될까요?' 하시더라. 근데 나도 잘 안 떠오르더라. 다른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는다 했더니 '노력해보겠다' 하셨다. 수중 촬영 연습을 굉장히 열심히 하셨는데 촬영에서 너무 완벽하게 하시더라. 내가 물 공포증 있으신걸 아니까 타협하고 싶은 지점이 있더라. 배우가 너무 힘들 것 같아서 '이 정도면 괜찮다'고 했는데 보시고 오히려 '더 해보고 싶어요' 하시더라. 본인이 직접 물에 들어가서 '이 정도까지 해주신다고?' 할 정도로 열정적이었다.

- 미모는 누구 딸인가 ▲ 설명이 불명확하게 느끼실 수 있지만 힌트를 많이 줬다고 생각했다. 모미가 분명하게 이야기 하지 않았다고 생각되는 부분은 모미는 아버지가 중요하지 않고 자기 딸이라 생각했다. 이 작품은 결국 비극성이 중요한 이야기였고 아이러니가 중요했다 생각한다. 아이러니와 비극을 생각했을 때 김경자가 가장 원했던 건 자기 아들이 자기에게 효도하길 바라고, 손주를 안겨주는거였는데 자기 눈 앞에 있는데 알아보지 못하고 아이를 죽이려는게 김경자의 비뚤어진 모성과 종교적 신념의 가장 큰 비극이라 생각했다.

- 김경자가 끝까지 그 사실을 모르고 떠났는데 ▲ 왜 모미가 이야기를 안 했을까. 과연 모미가 이야기 했으면 김경자가 믿어줬을까 싶다. 그런 이야기를 모미는 못하겠다 생각했다. 그리고 모미가 이야기 안 하면 사실 알 수 없다. 근데 모미는 그걸 알리고 싶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 캐릭터는 강렬한데 옴니버스 형식으로 서사가 약해졌다는 반응도 있는데 ▲ 그동안의 스토리텔링과는 다른 방식이다 보니 어떤 사람은 새롭게 느낄 수 있고 어떤 사람은 따라가지 못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처음에 대본을 다 쓴 후에 꼴라쥬 같은 작품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각자 취향이 다를 수 있으니까 누군 앞이 좋고 누군 뒤가 좋고. 다 떨어져 있지만 합쳐보면 하나의 그림이 되는, 그런 취향이 에피소드마다 들어갈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 공개 후 사람들에게 물어보니 좋다는 에피소드가 다 다르더라. 그런 반응들이 오히려 재밌었다. 조금 다른 느낌의 작품을 만들고 싶었고 이런 시리즈를 한다고 했을 때 재밌는 연출이라는 생각을 했다.

- 넷플릭스와의 작업 소감 ▲ 사실 이걸 한다고 했을 때 다룰 수 있는 플랫폼이 넷플릭스 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영화는 생각을 못했고. 개인적으로 창작자로서 한번에 동시다발적으로 글로벌 시청자들과 만날 수 있다는게 너무 큰 매력이라 생각됐다. 그걸 즐기고 있는 것 같다.

- '마스크걸'로 얻고 싶은 성과가 있다면 ▲ 배우들이 상을 받고 스태프들도 조명 받았으면 좋겠다. 정말 고생했다. 다들 베테랑들인데 이렇게 힘든 작품은 처음이라 할 정도였다. 공간이 너무 많고 헌팅을 엄청 많이 다니고 미술팀도 세트를 만드느라 고생했다. 인물도 많고 시대별로 연대기적인 이야기라 의상도 많았다. 분장도 너무나 고생했다. 좋은 자리가 있다면 스태프들이 조명 받았으면 좋겠다.

(사진=넷플릭스 제공)

뉴스엔 이민지 o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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