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새 총리는 192㎝ 부동산 재벌…세타 타위신은 누구?[피플in포커스]

박재하 기자 2023. 8. 23.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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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대기업 회장 출신…4월 사임 후 정계 입문
정국 혼란 속 주인공으로…입지 불안 등 숙제 산적
22일(현지시간) 부동산 재벌 출신 세타 타위신(60)이 제30대 태국 총리로 선출됐다. 사진은 이날 총리 당선 발표 후 기자회견 중인 세타. 2023.08.22/ ⓒ 로이터=뉴스1 ⓒ News1 박재하 기자

(서울=뉴스1) 박재하 기자 = 부동산 재벌 출신 세타 타위신(60)이 22일(현지시간) 제30대 태국 총리로 선출됐다.

별다른 존재감이 없었던 세타는 지난 5월 총선 이후 3개월간의 정치적 혼란 속에서 주목받기 시작해 정계 입문 몇 개월 만에 총리 자리까지 올랐다.

이로써 태국 정국 혼란은 일단 진정 국면에 접어들었지만 앞으로도 계속될 군부와 민주 진영간 대립 속에서 정치 신인 세타가 정부를 제대로 이끌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기업가에서 정치인으로

1963년생인 세타는 태국 부동산 대기업 산시리의 회장이자 최고경영자(CEO) 출신으로 막대한 부를 축적한 재벌이다.

키 192㎝의 장신인 그는 미국 클레어몬트대학교에서 경영학 석사 학위를 받고 프록터앤드갬블(P&G)을 거쳐 산시리의 CEO 자리를 맡았다.

세타 아래 산시리는 지난해 매출액 349억바트(약 1조3000억원)를 기록하는 등 거대 기업으로 성장했다.

22일(현지시간) 부동산 재벌 출신 세타 타위신(60)이 제30대 태국 총리로 선출됐다. 사진은 이날 총리 당선 발표 후 기자회견에 참석하는 세타. 2023.08.22/ ⓒ 로이터=뉴스1 ⓒ News1 박재하 기자

세타는 기업에 있을 때부터 정치적·사회적 문제와 관련한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

그는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자주 정치에 관한 의견을 냈으며 성소수자 인권, 환경보호, 교육 개혁과 경제적 불평등 문제 등에 대해 목소리를 냈다.

특히 그는 탁신 친나왓 전 태국 총리의 측근으로, 2014년 탁신 전 총리의 누이 잉락이 군부 쿠데타로 총리 자리에서 내려오자 이를 공개적으로 비난하기도 했다.

그러다 세타는 지난해 11월 탁신계 정당인 프아타이당에 입당해 정치에 입문했으며 지난 3월에는 탁신 가문의 정치 고문으로 임명되기도 했다.

이후 그는 산시리 회장직에서 물러나며 지분을 딸에게 양도했고 지난 5월 프아타이당 총리 후보 중 한 명으로 임명됐다.

22일(현지시간) 부동산 재벌 출신 세타 타위신(60)이 제30대 태국 총리로 선출됐다. 사진은 이날 총리 당선 발표 후 지지자들과 인사하는 세타. 2023.08.22/ ⓒ 로이터=뉴스1 ⓒ News1 박재하 기자

◇정치적 혼란 속 어부지리로 총리까지

세타는 자신의 경영 경험을 살려 경제 정책에 초점을 맞추며 유세에 나섰지만 처음에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세간의 관심은 온통 탁신 전 총리의 막내딸 패통탄과 군주제 개혁을 내세운 피타 림짜른랏 전진당(MFP) 대표에 쏠렸다.

그러나 프아타이당이 총선에서 제1당 자리를 놓치고 전진당 중심의 야권 연립정부 출범도 군부의 어깃장으로 실패하면서 변수가 생겼다.

집권의 기회를 잡은 프아타이당은 지난 20년간 대립했던 '어제의 적'인 군부 진영과 손을 잡았고 결국 단독 후보로 나선 세타가 총리로 선출됐다.

세타는 프아타이당의 1순위 후보는 아니었지만 군부 세력과 연합하며 탁신 전 총리의 딸이라는 정체성을 가진 패통탄보다 색채가 옅은 세타가 적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싱가포르 싱크탱크 ISEAS-유소프 이삭 연구소(ISEAS-Yusof Ishak Institute)는 "프아타이당은 연정 구성을 위해 타협해야만 했다"며 "세타의 약한 지지기반은 아이러니하게도 프아타이당과 보수 세력 사이의 가교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봤다.

세타의 당선으로 태국 경제계도 안심하는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이날 태국 종합주가지수는 1.3%로 지난 7월14일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올랐고 바트도 약 한 달만에 0.7%로 가장 크게 상승했다.

22일(현지시간) 부동산 재벌 출신 세타 타위신(60)이 제30대 태국 총리로 선출됐다. 사진은 이날 총리 당선 발표 후 기자회견 중인 세타. 2023.08.22/ ⓒ 로이터=뉴스1 ⓒ News1 박재하 기자

◇정치적 입지 불안 등 숙제 산적

다만 세타 앞에는 정치적 입지 불안과 성난 민심 등의 숙제가 산적해 있다.

세타의 존재감이 뚜렷하지 않은 만큼 당내에서 그의 지지 기반도 약하다.

티티난 퐁슈디락 태국 쭐라롱껀대 국제관계학 교수는 AFP통신에 "세타는 당내 지지세력이 별로 없다"며 "그는 처음부터 많은 시험을 받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태국 우본 라차타니대학교의 티티폴 팍디와니치 정치학부 학장은 로이터통신에 "세타는 정치적 이방인(outsider)이다"며 "그의 비즈니스 인맥과 경영 경험이 경제 정책 추진에 도움이 될 수 있지만 그가 탁신 전 총리로부터 완전히 독립적으로 행동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고 말했다.

또 프아타이당이 군부와 같이 정부를 꾸린 만큼, 향후 국정 운영에서 주도권 다툼이 일어날 전망이다.

프아타이당이 전진당을 '배신'한 것에 대해 민심도 크게 분노하고 있다.

태국 국립개발행정연구원(NIDA)이 성인 131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64.5%가 프아타이당이 군부 진영과 연합해 정부를 꾸리는 것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차이타왓 뚤라톤 전진당 사무총장은 세타의 총리 선출에 반대하며 "시민들은 정치에 대한 믿음을 잃게 될 것이다"며 "수백만명이 지금 정치에 실망하고 분노하며 불만을 품고 있다"고 주장했다.

22일(현지시간) 부동산 재벌 출신 세타 타위신(60)이 제30대 태국 총리로 선출됐다. 사진은 이날 총리 당선 발표 후 기자회견에 참석하는 세타. 2023.08.22/ ⓒ 로이터=뉴스1 ⓒ News1 박재하 기자

jaeha6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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