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생생물 학명도 ‘독립’···국내서 지은 학명, 22년 전보다 4배로 증가

김기범 기자 2023. 8. 23.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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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자생 식물인 참닻꽃(Halenia coreana). 국립생물자원관 제공.

참닻꽃(Halenia coreana), 한국앉은부채(Symplocarpus koreanus). 이들은 국내 연구진이 기존의 닻꽃, 앉은부채와 다른 식물이란 것을 확인해 신종으로 인정 받았다. 이들의 학명에 한국을 뜻하는 ‘coreana’와 ‘koreanus’가 들어간 이유다.

환경부 국립생물자원관은 참닺꽃, 한국앉은부채처럼 국내 학자가 학명을 지은 자생생물의 수가 2000년과 비교해 4배 이상으로 증가했다고 23일 밝혔다. 2000년에는 1662종이었는데 지난해에는 6851종으로 집계됐다.

국내에 서식하는 생물 가운데 국내 학자들이 학명을 지은 생물은 11.9%다. 학명은 생물 이름의 세계적인 통용을 위해 국제명명규약에서 규정한 표기법에 따른 이름으로, 라틴어 학술명으로 표기한다.

생물자원관은 국가생물종목록에 등재된 5만8050종의 국적별 명명자를 인공지능 챗지피티(ChatGPT)와 전문가 검토 방식으로 분석한 결과 이런 결과를 얻었다고 설명했다.

국내 자생식물인 한국앉은부채(Symplocarpus koreanus). 국립생물자원관 제공.

생물자원관은 또 한반도 고유종 2355종 가운데 64%인 1506종의 학명을 국내 학자가 지었다고 밝혔다. 2000년(847종) 대비 약 1.78배로 늘어난 수치다.

2000년 이전까지는 국내 자생생물이라 하더라도 학명은 유럽, 일본, 중국 등 외국학자들이 지은 사례가 대부분이었다. 국내 연구자의 명명 비율은 3.4%에 불과했다. 일제 강점기에 일본인 학자들이 이름을 붙이면서 금강초롱 같은 토종식물에도 일본인 학자의 이름이 학명에 명명자로 들어갔다.

생물자원관은 2007년 개관 이후 자생생물 발굴사업 등으로 신종 발굴에 힘쓴 결과 국내 연구자의 자생종 명명 비율이 많이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최근에는 형태적, 분자생물학적 연구를 통해 한반도에 분포하는 개체가 주변국 개체와 다른 신종으로 밝혀지면서 학명에 한국을 뜻하는 코레아나(coreana)가 들어간 사례도 있다.

2019년 닺꽃과 구분되는 신종임이 확인된 참닺꽃, 2021년 앉은부채와 뚜렷이 구분되는 신종임이 밝혀진 한국앉은부채 등이 대표적 사례다. 2001년 이후 최근까지 발견된 719종의 한반도 고유종 중 약 91.6%인 659종의 학명을 국내 학자가 지은 것으로 집계됐다.

김기범 기자 holjja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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