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겟' 신혜선, 무색무취 배우의 독보적 매력 [인터뷰]

정한별 2023. 8. 23.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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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혜선, '타겟'으로 스크린 복귀
"스릴러 작품 해보고 싶었다"
신혜선이 '타겟'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아이오케이컴퍼니 제공

배우 신혜선은 어릴 때부터 자신이 뭘 잘하는지, 다른 사람에게 어떤 이미지로 보이는지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털어놨다. 지금도 '난 이런 연기를 제일 잘하지' 같은 확신이 없단다. 그러나 이러한 면모가 연기자인 그에게는 오히려 무기가 된 듯하다. 무색무취인 덕에 다양한 얼굴을 더욱 자연스럽게 그려냈다.

신혜선은 22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를 통해 영화 '타겟'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타겟'은 중고거래로 범죄의 표적이 된 수현의 일상 속에서 벌어지는 서스펜스를 담은 스릴러 작품이다.

신혜선이 연기한 캐릭터는 수현이다. 평범한 직장인 수현은 단 한 번의 중고거래에서 사기를 당하고 직접 범인을 잡기 위해 노력한다. 범인을 찾는 데 성공한 수현이 사기꾼의 게시글마다 댓글을 남기며 거래를 방해하자 영문을 알 수 없는 일들이 들이닥치며 일상에 위협이 찾아온다.


첫 스릴러 도전

신혜선이 '타겟'을 통해 스릴러에 도전한 소감을 밝혔다. 아이오케이컴퍼니 제공

신혜선은 '타겟'을 통해 처음으로 스릴러에 도전했다. 그는 "스릴러 장르를 해보고 싶었다. 기회가 없었는데 이 장르를 경험할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수현이가 겪는 일들이 어떻게 보일지, 그걸 마주하는 수현이의 감정 변화를 어떻게 설득력 있게 그려낼 수 있을지 고민했다"고 밝혔다. 신혜선은 최근 피싱 연락을 받은 적이 있다는 이야기도 전했다. 그는 얼마 전 '아빠, 나야. 나 휴대폰을 잃어버렸으니까 이 번호로 연락 줘'라는 메시지를 받았다. 당시를 회상하던 신혜선은 "내 주변에 이런 문자를 받은 사람들이 또 있더라"고 했다. 사기 피해는 먼 나라 이야기가 아니었다.

신혜선과 수현의 행동 방식은 꽤나 다른 편이다. 신혜선은 "난 겁이 많아서 모르는 사람과의 트러블은 특히 무섭다. 내가 수현이라면 사기를 치는 사람을 찾진 않을 듯하다. 사기 치는 사람이라면 정상적인 사람이 아닐 것 같기도 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자신과 다른 수현의 면모에는 감탄했단다. 신혜선은 "'피해를 입었다고 목소리를 내는 것도 큰 용기이지 않을까' 싶다. 자신의 권리를 주장하는 게 멋있었다"고 전했다.


무색무취의 수현

신혜선이 '타겟'의 수현을 언급했다. 아이오케이컴퍼니 제공

신혜선은 자신이 연기한 수현을 '무색무취'라는 말로 표현했다. 그러면서 "경험이 많지 않지만 그간 맡았던 역할들은 대부분 색깔이 뚜렷했다. 수현이는 캐릭터성이 있어도 그간 맡았던 인물들에 비해 무색무취에 가까운 듯하다"고 말했다. 그는 수현 덕에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었다고 했다. "캐릭터성이 뚜렷하게 있는 캐릭터는 직관적으로 보일 수 있게 연기하면 됐다. 그런데 이번에는 내가 캐릭터성을 만들어야 했다. 그래서 더 힘들었던 것 같기도 하다"는 게 신혜선의 설명이다. 그의 노력 속에 수현은 매력적으로 그려질 수 있었다.

무색무취는 신혜선의 특징이기도 하다. 그는 "어릴 때부터 내가 뭐 하나 특출 나게 잘하는 게 없다는 생각을 했다. 친한 사람들이 내 성격에 대해 말해주기도 하는데 난 스스로를 모르겠더라. 내가 주변인들에게 어떤 이미지로 보이는지, 뭘 잘하는지 모르겠다. '난 이런 연기를 제일 잘하지'라는 생각이 뚜렷하게 있었다면 그걸 열심히 팠을 것 같기도 하다. 근데 난 내가 뭘 제일 잘하는지 모르겠다"고 털어놨다. 그러나 무색무취인 덕에 신혜선은 더욱 다양한 얼굴을 소화할 수 있었다. '철인왕후'에서는 중전의 몸에 갇힌 남자를 소화했고 '타겟'에서는 범죄의 표적이 된 수현을 섬세하게 그려냈다.


신혜선의 10년

신혜선이 연기에 대한 열정을 내비쳤다. 아이오케이컴퍼니 제공

2013년 데뷔해 '타겟'으로 스릴러 도전까지 마친 신혜선은 지난날을 돌아봤다. 그는 10년 동안 어떤 면에서 발전했을까. 신혜선은 "카메라 울렁증이 좀 있다. 그런데 작품 할 때 카메라 앞에서 익숙해지는 시간이 짧아졌다"고 말했다. 책임감을 갖고 맡은 일을 끝까지 해내려고 하는 성격이 배우로서 자신이 지니고 있는 장점인 듯하다는 이야기도 들려줬다.

현재의 그는 데뷔 초의 신혜선이 바라봤을 때 충분히 자랑스러워할 만하다. 과거의 신혜선은 자신의 미래를 그리곤 했단다. 당시 그는 '계속 이 일을 하고만 있어도 좋겠다'고 생각했다. 이 이야기를 전하던 신혜선은 "10년 전의 내가 지금의 나를 봤다면 아주 만족스러워했을 듯하다"고 말했다. 배우로서 바쁘게 달리고 있는 그는 "그간 열심히 살아온 듯하다. 더 열심히 살아야 할 듯하다. 10년을 이렇게 살았는데 20년은 더 열심히 살아야 하지 않을까"라는 말로 이어질 활약을 기대하게 만들었다.

'타겟'은 오는 30일 개봉한다.

정한별 기자 onestar10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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