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①] 박정민 "난생 처음 악랄한 역할… 류승완 감독 덕 제 경험 미천함 깨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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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번 놀라운 변신을 선보이며 다양한 캐릭터들에 도전해왔던 박정민이 배우 인생 최초로 악역 도전에 나섰다.
배우 박정민이 관록의 대선배 김혜수, 염정아, 조인성, 김종수 등과 함께 스파크가 일듯 불꽃 튀는 호흡을 펼친 영화는 류승완 감독이 연출한 '밀수'다.
- 장도리 역에 대해 류승완 감독이 특별히 주문한 것이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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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모신정 기자] 매번 놀라운 변신을 선보이며 다양한 캐릭터들에 도전해왔던 박정민이 배우 인생 최초로 악역 도전에 나섰다. 그것도 관객들을 오싹하게 겁에 질리게 만드는 악역이 아닌 어딘가 허술하고 심지어 배꼽 잡는 웃음까지 터뜨리게 하는 가성비 높은 악역이다. 그의 설명을 빌자면 항상 괴롭힘을 당하는 역할만 하다가 이번에 처음으로 사람들을 괴롭히는 인물을 맡았단다.
배우 박정민이 관록의 대선배 김혜수, 염정아, 조인성, 김종수 등과 함께 스파크가 일듯 불꽃 튀는 호흡을 펼친 영화는 류승완 감독이 연출한 '밀수'다. 개봉 25일만인 지난 20일 전국 477만6천여명의 관객을 모아 500만 관객 돌파를 눈앞에 둔 '밀수'는 바다에 던져진 생필품을 건지며 생계를 이어가던 사람들 앞에 일생일대의 큰 판이 벌어지면서 휘말리는 해양범죄활극이다.
박정민은 카리스마 있는 춘자(김혜수)와 진숙(염정아) 사이에서 큰 소리 한 번 내지 못했던 순박한 막내에서, 밀수판에 공백이 생기자 인생을 바꿔보겠다는 야망을 갖게 되는 장도리 역을 연기했다.
- 장도리 역 캐스팅 과정이 궁금하다.
▶ 어느 날 류승완 감독님이 전화를 한통 주셨다. '영화 하나를 만들려고 하는데 같이 해볼 생각이 있니'라고 물으시더라. 대본도 안보고 바로 "알겠다"고 말씀드렸다. 이후 대본을 주셔서 읽어보니 놀랍더라. 연기하기에 너무 매력적이고 재미있는 인물이어서 감사하더라. 저에게 들어오기 쉽지 않은 역할이었다. 남을 괴롭히는 악독한 인물은 연기해 본 적이 없었다. 항상 괴롭힘 당하는 역할만 했지 나쁜 사람 역할은 처음이었다. 제 어떤 부분을 발견하시고 제안을 주셨는지는 잘 모르겠다.
- 장도리 역에 대해 류승완 감독이 특별히 주문한 것이 있나.
▶ 처음에는 뱃사람처럼 보일수 있도록 몸을 단단하게 만들라고 하셨다. 그래서 살을 10kg가량 찌우고 열심히 운동을 하고 있었는데 어느 날 제가 러닝셔츠 차림으로 있는 모습을 보시더니 그냥 살크업된 채 찍자고 하시더라. 그런 상태로 70년대 의상을 입고 하니 정말 신이 나더라. 의상을 비롯해 헤어스타일과 구두 등 모든 것이 제 무기였다. 제가 실제 그런 사람이 아니기에 장도리 같은 사람을 표현하려면 여러 도움을 받아야 했는데 옷이 날개더라. 많이 도움됐다.
- 지상에서의 액션과 해저에서의 액션 등 가장 액션 분량이 많은데 고생은 안했나.
▶ 지상 액션도 수중 액션도 다른 배우들의 고통의 절반 밖에 안 겪은 것 같다.(웃음) 그저 발품만 많이 팔았다. 고생한 것은 크게 생각이 안난다. 오히려 수중 액션 때는 신이 났다. 원래 안전장비 없이 물가에 잘 안가는 타입인데 산소 마스크를 물려주시니 물개가 된 것처럼 돌아다녔다. 제가 수영을 이렇게 할 수 있다는 사실에 신이 나서 돌아다녔다. 수중 액션이 더 있었으면 싶더라. 호텔에서의 액션은 장도리가 너무 뒤로 빠져 있어서 면목이 없다.
- 10kg이상 증량을 한꺼번에 하는 것이 어렵지 않았나.
▶ 지금 몸무게보다 15kg가량 증량된 거다. 생각날 때마다 하염 없이 먹었다. 햄버거, 피자 닥치는 대로 먹었다.
- '밀수'는 70년대를 배경으로 했고, 2년 전 개봉한 '기적'은 80년대가 배경이다. 과거 시대속 캐릭터도 꽤 잘 소화하고 있는데.
▶ 특별히 잘 맞아서 선택하는 것은 아니지만 잘 모르는 시대에 대해서 연기를 하는 건 재미있는 일 같다. 그 시대를 연구하며 모르는 사실도 알게 되고 흥미롭다.
- '밀수'에는 계급, 성별이 다른 다양한 인간 군상의 이합집산이 그려진다. 장도리의 포지션을 어떻게 잡아갔나.
▶ 잘 살펴보면 이 영화에는 착한 사람이 안나온다. 해녀들도 밀수를 하니 나쁜 사람들이고 장도리나 권 상사, 세관 이장춘 또한 나쁜 사람들이다. 주요 사건은 돈 때문에 발생하는 사리사욕이 충돌하면서 발생하고 각자 가진 권력의 모양이 다르니 상충하면서 사건이 벌어지게 된다. 그 중에서도 장도리는 아무 무기도 없는 놈이다. 그때그때의 생존 본능이 무기였을 거다. 잔꾀에 능하고 순간적 이익을 챙기는 것에 이골이 난 캐릭터로 생각했다. 장도리를 통해 '관객을 제대로 웃겨 보겠다'라는 생각을 한 건 아니다. 다만 이 인물이 나왔을 때 관객들이 긴장을 덜고 숨도 쉬며 영화를 볼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그런 지점으로 포지셔닝하려고 했다.
- 촬영 중 가장 즐거웠던 순간을 꼽는다면.
▶ 살면서 제일 재미있는 순간은 감독님이 시킨 것을 제대로 해냈을 때 아닐까. '밀수'에서는 제가 한 게 별로 없다. 류 감독님의 디렉션에 따라 잘 해냈을 뿐이다. 다방에서 똘마니들과 옥분과 대화 도중 옥분이 "권 상사 못이겨? 별거 없던데"라며 도발하는 장면이 있다. 그 때 장도리가 "그거 왼손만 가지고도 밤새 꽹과리 칠 수 있어"라며 책상을 엎는 장면인데 사실 상을 엎는 행동은 시나리오 상에는 없었다. "어휴, 억울해서 못살겄다"며 대번에 상을 엎는 동작을 애드리브로 선보였다. 감독님께 허락 받은 후 했던 행동이고 류 감독님이 '오케이'라고 하시며 시원하게 웃어 주셨다. 배우들은 그럴 때 가장 신이 난다.
- 그 살벌한 칼 싸움 현장에서 장도리가 권 상사에게 혀를 낼름거리며 약을 올리는 장면이 있다. 긴장과 웃음을 동시에 주는 장면인데.
▶ 류 감독님이 '혀를 한번 낼름거리는 건 어떠냐'고 제안을 주시길래 농담인 줄 알았었다. 그런데 실제 완성된 영화에서 그 장면이 쓰였더라. 장도리가 웃통을 까며 도마와 테이프로 상반신을 보호하는 장면은 좀 만화적 표현 아닌가. 감독임이 '이렇게 해보라'고 하셔서 실행한 장면인데 이 장면들 이후 '내 로직으로 이해가 안된다고 안좋은 연기가 아니구나'라는 걸 느꼈다. 정말 최선을 다해서 연기했는데 막상 붙여 놓으니 정말 재미있었다. 그 순간 '내 경험과 인생은 아직 미천하구나' 싶었다.
- 류승완 감독 현장의 차이점이 있다면.
▶ 감독님이 제일 바쁘시다. 계속 발로 뛰고 제일 많이 움직이고 고민하신다. 저도 뭐라도 해야 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류승완 감독님은 되게 뜨거운 사람이다. '밀수'도 그렇지만 류 감독님 영화에 나오는 특유의 에너지는 현장에서의 에너지 그대로인 것 같다.
- 김혜수가 집에 음식과 냄비를 보내 준 사인여 유명하던데.
▶ 혜수 선배님이 '정민 씨는 뭐 먹고 살아'라고 물으시더라. 보통 배달시켜서 먹거나 잘 안먹는다. 그렇게 말씀드리니 안타까워 하시더라. 어느 날 김혜수 선배가 집 주소를 물어보셨는데 이후 제가 시키지도 않은 마켓컬리 제품이 집 앞으로 계쏙 배달됐다. 그런데 집에 냄비가 없어서 말씀드렸더니 이튿날 불판이 배달되더라.(웃음)
- '시동'에서 모자지간으로 나왔던 염정아도 박정민 사랑이 지극한 걸로 유명한데.
▶ 염정아 선배는 저를 아들처럼 생각하신다. 매번 '우리 정민이 공부 잘 해서 예쁘다'라고 말씀하신다. '시동'을 함께 했기에 그때 당시 제 모습을 아는 유일한 분이다. 항상 편하게 대해주시고 엄마 같으시다. 포근했다.
- 고민시와 티키타카도 볼만 하더라.
▶ 고민시는 현장에서 항상 부러웠던 배우다. 무엇이든 하고나면 바로 오케이다. 저에게는 '이렇게 해봐라' '저렇게 해봐라'라고 뭔가 주시면 시간이 걸리는데 민시는 늘 바로 오케이가 났다. 정말 뛰어난 배우였다. 저한테 훌륭한 연기를 주더라.
- 김혜수, 염정아, 조인성 등 업력이 높은 사람들과의 호흡에서 긴장하지는 않았나.
▶ 압도가 된다. 선배님들 눈을 보고 있으면 내가 다 망치는 것 아닌가 긴장이 된다. 특히 장도리는 판을 휘저어야 하는 인물이다보니 늘 긴장했다. 저만 잘 하면 됐다.
스포츠한국 모신정 기자 msj@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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