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드라얀 3호, 얼음 풍부한 ‘달의 남극’ 착륙 성공할 수 있을까
달 앞면에 비해 지형 험해 안착하기 어려워
남극 충돌구 안쪽 얼음 존재…필수 자원
앞서 착륙 시도 러시아, 엔진 고장나 실패
인도의 무인 우주 탐사선이 23일(현지시간) 달 남극에 착륙을 시도한다. 성공할 경우 ‘인류 최초의 달 남극 착륙’이라는 기록을 세우게 된다. 달 남극에는 물이 얼음 상태로 보존돼 있어 향후 달 개발에 중요한 발판이 될 지역으로 평가받는다.
인도우주연구기구(ISRO)는 자국의 달 탐사선 ‘찬드라얀 3호’가 이날 오후 6시4분(한국시간 오후 9시34분)에 달 남극에 착륙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찬드라얀 3호는 지난달 14일 발사됐으며, 지난 5일 달 궤도에 진입했다. 착륙을 위해 점차 달 표면에 가깝게 접근한 찬드라얀 3호는 현재 월면에서 가까울 때에는 고도 25㎞, 멀 때에는 134㎞에 이르는 타원형 궤도를 돌고 있다.
찬드라얀 3호는 추진 모듈과 착륙선인 중량 1.7t짜리 ‘비크람’이 결합돼 구성된다. 착륙 기동이 시작되면 추진 모듈은 달 궤도에 남겨둔 채 비크람만 분리돼 월면으로 하강한다. 이때 비크람은 지속적으로 역추진 장치를 켜면서 제동을 걸어 연착륙을 시도한다.
착륙이 예정대로 끝나면 4시간 뒤 비크람 안에 들어있던 중량 26㎏짜리 무인 탐사차량 ‘프라그얀’이 출동해 월면을 주행한다.
비크람에는 월면의 온도와 열전도율을 측정하고, 달에서 일어나는 지진을 감지하는 장치 등이 달렸다. 프라그얀은 월면의 암석과 토양에서 특정 원소를 감지하기 위한 X선 분광계 등을 실었다. 두 장비의 활동 기간은 총 14일이다.
이번 찬드라얀 3호가 월면에 성공적으로 착지하면 인도는 ‘인류 첫 달 남극 착륙’이라는 기록을 세우게 된다. 그동안 달에 착륙한 나라는 미국과 러시아, 중국뿐이다. 이들이 착륙한 곳은 모두 남극이 아닌 다른 월면이다.
달 남극에는 운석 충돌구 때문에 울퉁불퉁한 지형이 많다. 그만큼 착륙이 어렵다. 그런데도 인도가 달 남극 착륙을 시도하는 건 이곳에 얼음 상태의 물이 있기 때문이다. 움푹 들어간 충돌구 안쪽에는 햇빛이 전혀 들지 않는 ‘영구음영지역’이 있는데, 이곳에 얼음이 존재한다는 얘기다.
물은 사람이 사는 데 꼭 필요한 자원이다. 게다가 분해를 하면 수소를 얻을 수 있다. 수소는 로켓 연료 성분이다. 만약 달에서 물을 현지 조달하게 되면 굳이 지구에서 공수하지 않아도 생존 필수 자원과 화성 등 먼 우주로 나아갈 수 있는 로켓 연료를 얻을 수 있다는 뜻이다.
이 때문에 인도의 달 남극 착륙은 달 개발 속도를 높이기 위한 계기가 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과학계에선 달에 유인 우주기지를 지으려는 미국과 중국의 움직임도 빨라질 것이라는 시각이 제기된다.
한편, 러시아는 지난 21일 달 남극에 ‘루나 25호’를 착륙시켜려고 했다. 하지만 착륙 예정일을 하루 앞두고 달에 충돌했다. 엔진 고장이 원인이었다. 이에 따라 ‘달 남극 최초 착륙’이라는 타이틀도 인도에 돌아갈 가능성이 커졌다.
이날 ISRO는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임무는 예정대로 진행될 것”이라며 “정기적인 시스템 점검 속에서 순조로운 비행이 지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찬드라얀 3호의 달 착륙 과정은 ISRO 유튜브 채널을 통해 생중계될 예정이다.
이정호 기자 r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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