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 광고대행 계열사 ‘농심기획’, 이노션에 매각 추진

최재원 기자(himiso4@mk.co.kr) 2023. 8. 23.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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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감 몰아주기 논란 피하고
글로벌 마케팅 역량 강화

농심이 광고대행 계열사 농심기획을 현대차그룹 계열사이자 광고대행업계 2위 이노션에 매각한다. 매각 후 농심기획은 이노션의 자회사로서 상당 기간 농심 제품들에 대한 글로벌 광고마케팅을 맡을 것으로 알려졌다.

23일 유통·광고업계 따르면 농심기획 매각을 추진중인 농심은 이노션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고 조만간 매각 관련 MOU를 체결할 예정이다. 이후 이노션이 농심기획에 대한 실사 작업을 거쳐 최종 인수계약을 맺게 된다.

농심기획은 농심의 사내 광고파트로 출발해 1996년 별도법인으로 독립한 광고대행 전문 계열사다. 자산 233억원, 연 매출 약 200억원, 영업이익은 약 10억원 정도를 올리는 회사다. 농심이 지분 90%, 나머지 10%는 고 신춘호 회장의 장녀 신현주 부회장이 보유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매각 금액이 100억~200억원 수준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서울 동작구 신대방동에 위치한 농심 본사
농심은 농심기획 매각 추진 이유에 대해 라면 등 해외 사업이 급속히 커지는 상황에서 글로벌 광고마케팅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농심 관계자는 “농심기획이 이노션에 매각될 경우 이노션의 자회사로 있으면서 시너지를 통해 보다 수준 높은 글로벌 광고마케팅을 해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농심이 지난해 자산 5조원 이상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되면서 계열사 일감몰아주기 등에 대한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가 심화된 것도 농심이 농심기획 매각을 서두르는 배경이다. 이노션 입장에서도 현대차그룹 계열사 매출이 올해 상반기 70%까지 높아진 상황에서 농심기획 인수시 매출처 다변화에 유리하다. 일각에서는 농심이 농심기획을 시작으로 비핵심 계열사들을 잇달아 매각하면서 대기업집단에서 벗어나는 것도 함께 고려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이번 매각 과정에서 임직원에 대한 고용승계 보장이 저연차급에만 적용된다는 소문이 돌면서 농심기획 직원들은 크게 동요하는 분위기다. 작년말 기준 양사의 직원수는 농심기획이 69명, 이노션은 835명이다. 농심 관계자는 “고용승계 관련 아직 결정된 것은 없고 이노션측과 협상을 진행해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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