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민준의 골프세상] '골프 詩' 누에 18마리

방민준 2023. 8. 23.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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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기에서 내려다본 지상의 골프장은 보는 이에 따라 느낌이 다를 것입니다.

매번 마지막 홀을 벗어날 때 무모하게 덤벼들었음을 깨닫지만 골프채를 놓을 때까지 도전을 포기할 수 없는 것이 또한 골퍼의 숙명이라 생각합니다.

그에게 골프와 얽힌 세월은 구도의 길이자 인생을 관통하는 철학을 찾는 항해로 인식된다.

*골프한국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길 원하시는 분은 이메일(news@golfhankook.com)로 문의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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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칼럼 내용과 상관 없습니다. 미국의 한 골프장 모습이다. 사진제공=ⓒAFPBBNews = News1

 



 



길거나 짧고
굵거나 가는 
녹색 누에 18마리
산자락에 누워 있다



숲을 휘감고 
호수를 끼고 
녹색 누에 18마리 
한가롭게 산자락을 희롱한다 



14개의 창칼로 무장한 개미떼 
가쁜 숨 토하며 깃발 펄럭이는 정수리에 올라 
하얀 알을 까놓지만 
꿈적 않는 누에 18마리



깃발 꽂고 떠날 때도   
모른 채 돌아누운 누에 18마리
그제야 깨닫네
18마리의 누에는 18마리의 용이었음을



 



[골프한국] 비행기에서 내려다본 지상의 골프장은 보는 이에 따라 느낌이 다를 것입니다. 저에겐 산자락에 누에가 누워 있는 듯 보였습니다. 인간들은 조용히 누워 있는 누에를 정복하겠다고 기를 쓰지만 산자락에 누운 누에는 꿈쩍도 않지요. 매번 마지막 홀을 벗어날 때 무모하게 덤벼들었음을 깨닫지만 골프채를 놓을 때까지 도전을 포기할 수 없는 것이 또한 골퍼의 숙명이라 생각합니다.



 
 



*칼럼니스트 방민준: 서울대에서 국문학을 전공했고, 한국일보에 입사해 30여 년간 언론인으로 활동했다. 30대 후반 골프와 조우, 밀림 같은 골프의 무궁무진한 세계를 탐험하며 다양한 골프 책을 집필했다. 그에게 골프와 얽힌 세월은 구도의 길이자 인생을 관통하는 철학을 찾는 항해로 인식된다. 



*본 칼럼은 칼럼니스트 개인의 의견으로 골프한국의 의견과 다를 수 있음을 밝힙니다. *골프한국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길 원하시는 분은 이메일(news@golfhankook.com)로 문의 바랍니다. / 골프한국 www.golf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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