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종희 "40년 동안 발로 뛰고 가슴으로 쓴 '카라바조'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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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라바조의 천재성은 기존의 작품을 다른 시각으로 접근하여 완전히 다른 장르로 탄생시킨 데에 있다."
고종희는 "사람들이 카라바조에 열광하는 이유는 카라바조의 특별한 생애와 새로운 스타일의 그림 때문"이라며 "그는 선배나 동시대 작가들의 작품을 참고해 자기 작품으로 새롭게 탄생시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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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멸의 화가 카라바조' 출간 기자간담회
(서울=뉴스1) 김정한 기자 = "카라바조의 천재성은 기존의 작품을 다른 시각으로 접근하여 완전히 다른 장르로 탄생시킨 데에 있다."
미술사학자이자 한양여자대학교 명예교수인 고종희가 신간 '불멸의 화가 카라바조'를 세상에 선보였다. 지난 40년간 자료를 수집하고 이탈리아 북부에서 남부까지 카라바조가 거쳐간 주요 장소들을 직접 발품을 팔아가며 수많은 답사를 하는 등 생애를 건 각고의 노력 끝에 탄생시킨 결과물이다.
22일 서울 중구 서소문로의 문화공간 순화동천에서 열린 출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고종희는 "그림은 장식이 아니라 진실이라고 외친 '미켈란젤로 메리시 다 카라바조'의 삶과 작품을 정확한 고증으로 다룬 책을 우리나라에서 선보이게 돼 기쁘다"고 밝혔다.
카라바조는 이탈리아에서 가장 사랑받는 화가다. 초사실주의적 리얼리즘과 명암법을 특징으로 하는 카라바조의 그림을 한 점이라도 소장하고 있는 미술관은 십중팔구 그의 그림을 도록의 표지로 쓴다. 올해 우리나라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리고 있는 런던 내셔널갤러리 명화전 '거장의 시선, 사람을 향하다'에서도 카라바조의 그림을 포스터로 선정했다.
고종희는 "사람들이 카라바조에 열광하는 이유는 카라바조의 특별한 생애와 새로운 스타일의 그림 때문"이라며 "그는 선배나 동시대 작가들의 작품을 참고해 자기 작품으로 새롭게 탄생시켰다"고 말했다.
이어서 "가식과 권위, 위선과 장식이 없는 그림을 그린 그의 독창적인 '자연주의(Naturalism)' 양식은 안나발레 카라치와 함께 17세기 바로크 양식을 받치는 하나의 기둥이 됐다"고 설명했다.
카라바조는 20대에 그림으로 로마인을 매료시키고, 30대에는 살인 사건에 연루되어 도망자 신세로 나폴리, 몰타, 시칠리아 등을 전전하다가, 39세에 에르콜레 해변가 마을에서 사망하는 드라마틱한 인생을 살았다.
고종희는 카라바조가 살았던 시대적·지역적·정치적 배경과 그의 작품을 생애순으로 엮어냈다. 특히 카라바조를 스타로 만든 콜론나 가문, 보로메오 가문에 주목했다.
이 책에는 카라바조의 작품 73점을 포함해 그와 영향을 주고받은 티치아노, 페테르차노, 미켈란젤로, 루벤스 등 129점의 작품도 실렸다. 가로 24㎝, 세로 28㎝의 대형 판형으로, 마치 미술관에서 작품을 감상하는 듯한 황홀함을 누릴 수 있다.
고종희는 "40년 전 피사대학교 미술사학과에 입학하면서부터 카라바조에게 매료되어 책과 자료를 수집했다"며 "이 책은 미술사 전반에 대한 지식과 현장을 찾아가야만 한다는 탐사 본능으로 만들어졌다, 단순히 한 위대한 예술가에 대한 연구서가 아니라 평생을 바친 미술사 연구에 대한 열정의 결과물"이라고 밝혔다.
이 책의 또 다른 특징은 카라바조에 대한 세간의 오해를 풀고 진실에 접근했다는 점이다. 우선 그의 고향이 '카라바조'가 아니라 '밀라노'라는 점이 이미 2007년에 밝혀졌다는 점을 확실히 했다. 또한 그가 에르꼴레 해변가에서 사망한 것이 아니라 병원으로 이송된 후 사망했으며, 사인은 말라리아로 인한 고열이나 살모넬라 식중독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는 의사들의 진단도 소개했다. 그 밖에 최근 10년간 밝혀진 새로운 정보와 연구 성과도 수록했다.
끝으로 고종희는 "이 책을 출간하는 데 있어 작품들의 아름다움을 그대로 살리기 위해 통상적인 인쇄용지의 4배가 넘는 가격의 특수 용지를 과감하게 사용한 한길사(대표 김언호)의 결정에 특별히 감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acene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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