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공사에서 10년 보장 받은 김종민 감독 "이렇게 오래할 줄 몰랐는데…"
도로공사 일찌감치 3년 재계약
(서울=뉴스1) 이재상 기자 = "이렇게 오래할 줄 몰랐는데(웃음)…."
'기적의 리버스 스윕' 우승을 이끌었던 김종민(49) 한국도로공사 감독이 구단과 3년 재계약을 맺고 한 팀에서만 10년 간 팀을 지휘하는 사령탑이 됐다. 김 감독은 여자부 최초로 10년 동안 팀을 이끌게 됐다.
도로공사는 22일 "지난 시즌 V리그 우승을 일군 김종민 감독과 2025-26년까지 3년 재계약을 맺었다"고 발표했다.
2016년 4월부터 팀을 이끌었던 김 감독은 이번 계약으로 2026년까지 10년 동안 지휘봉을 잡게 됐다. 종전 2010년부터 2019년까지 9년 동안 팀을 이끌었던 이정철 감독(당시 IBK기업은행)을 제치고 여자부 역대 최장기간 재임 사령탑으로 이름을 올렸다.
김 감독은 2017-18시즌 창단 첫 통합 우승을 달성했고 2021-22시즌에는 팀 최다연승인 12연승을 견인했다. 특히 지난 시즌에는 V리그 역사상 최초의 '리버스 스윕 우승(챔피언결정전 2패 뒤 3연승)'을 이끌었다.
김 감독은 재계약 발표 후 뉴스1과의 통화에서 "많은 분들이 축하해 주셔서 감사하다"면서도 "구단에서도 가치를 인정해주셨다. 이렇게까지 오래할 줄은 나도 몰랐다. 다만 재계약에 대한 기쁨보다 다가올 시즌 어떻게 팀을 꾸려야 할지에 대한 고민이 앞선다"고 웃었다.
사실 김 감독은 여자부에서 사령탑을 이렇게 오랫동안 맡을 수 있을지 스스로도 생각하지 못했다.
남자부 대한항공에서 선수 생활을 했던 그는 은퇴 후 트레이너, 코치를 거쳐 2013년에는 대한항공의 감독대행에 올랐다. 2013년 4월부터 2016년 2월까지는 대한항공의 감독을 지냈다.
정들었던 대한항공에 사표를 던지고 도로공사로 떠날 때만 해도 우려하는 이들도 많았으나 그는 보란 듯이 최고의 성과를 냈고 7시즌 동안 팀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7시즌 동안 2차례 챔피언결정전 우승, 1차례 준우승 등을 견인했다. 특히 지난 2022-23시즌 정규시즌을 3위로 마친 뒤 현대건설, 흥국생명을 연파하고 'V2'를 달성한 것이 백미였다.
챔프전에서 흥국생명에 먼저 2패를 기록한 뒤 3연승으로 리버스 스윕을 달성, 0%의 기적을 썼다.
3년 전 김천에서 만났던 김 감독은 "이 팀에서 10년 채우고 싶다"고 넌지시 밝힌 바 있는데 그 목표가 현실이 됐다. 김 감독은 "한 팀에서 오래 있는 것이 솔직히 쉽지 않다. 도로공사에서도 힘든 일들이 많았는데 운도 따랐다"고 돌아봤다.
'김천 도련님'으로 불린 김종민 감독은 이제 김천 어디를 가더라도 팬들이 알아보는 인사가 됐다.
"우승하고 축하를 많이 받았느냐"는 질문에 그는 "(김천에서)밥 먹으러 가거나 사람들을 만나면 잠깐 있어보라고 하시면서 (김천 시민들이) 복숭아나 포도 등 과일이나 먹을 것을 많이 주신다(웃음). 농사짓는 분들이 많아서 그렇게 알아봐주시니 감사할 따름"이라고 고마움을 전했다.
김종민 감독은 재계약에 대한 기쁨보다 다가올 시즌에 대한 준비로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시즌 통산 2번째 우승을 달성했던 도로공사는 변화가 크다. FA를 통해 주포였던 박정아(페퍼저축은행)와 베테랑 정대영(GS칼텍스)이 팀을 떠났다. 그 동안 팀에 기여했던 것이 많은 둘이 빠진 공백을 어떻게 메우는 지가 당면한 과제다.
김 감독은 "우리 팀은 조직력으로 승부를 했던 팀인데 둘이 동시에 빠져 버렸다"면서 "어떻게 해서든 준비를 다시 해야겠으나 쉽지는 않다"고 솔직히 밝혔다.
트레이드를 통해 미들블로커 최가은을 영입한 도로공사는 KGC인삼공사와의 2대2 트레이드로 아웃사이드 히터 고의정, 세터 박은지를 데려왔다.
박정아가 나간 뒤 공격력에서 어려움을 겪었던 김 감독은 최대한 화력을 높이기 위해 고민하고 있다. 그는 "우승은 잊고 다시 팀을 만들어야 한다. 다가올 시즌에도 선수들과 똘똘 뭉쳐서 다시 도전해 보겠다"고 말했다.
alexe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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