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벌이자 친구 예림이의 도전 응원해”…어깨 무거워진 이윤정, 중고신인왕→우승 세터→그다음은?

이정원 MK스포츠 기자(2garden@maekyung.com) 2023. 8. 23.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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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목표가 있어요."

그뿐만 아니라 이윤정은 지난 시즌 V-리그 역대 첫 리버스 스윕 우승 팀인 도로공사의 주전 세터였다.

이윤정은 "우리 팀 세터 훈련이 다른 팀에 비해 정말 힘들다. 코치님들이 늘 세터 포지션이 중요하다고 하신다. 중요한 만큼 나와 예림이가 정말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서로 라이벌이지만 친구 같은 사이였다. 마음이 조금 그렇긴 한데 예림이의 새로운 도전을 응원해 주고 싶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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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목표가 있어요.”

한국도로공사 세터 이윤정(26)은 남다른 이력을 가진 선수다. 수원전산여고(現 한봄고) 졸업 후 신인 드래프트에 나서는 대신 실업팀 수원시청으로 가 5년간 뛰었다.

이후 2021년 신인드래프트를 통해 도로공사 지명을 받은 이윤정은 당해 시즌 신인왕의 주인공이 되었다. V-리그 역대 최초 중고 신인왕이다. 그뿐만 아니라 이윤정은 지난 시즌 V-리그 역대 첫 리버스 스윕 우승 팀인 도로공사의 주전 세터였다. V-리그 역사를 하나 둘 바꾸고 있다.

사진(김천)=이정원 기자
사진=한국도로공사 SNS 캡처
지난 22일 경북 김천에 위치한 한국도로공사 연습체육관에서 만난 이윤정은 “무언가 실감이 날 때쯤이면 감독님께서 ‘윤정아 정신 차려라. 다음 시즌이 더 중요하다’라고 말씀하신다(웃음). 항상 상기를 시켜주시니 실감이 날 틈이 없다”라며 “신인왕이나 챔프전 우승 모두 꿈만 꿔봤지, ‘진짜 내가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근데 너무 운이 좋게도 기분 좋은 상황이 연이어 왔다. 기분이 좋다”라고 미소 지었다.

다음 시즌에도 이윤정의 어깨는 무겁다. 함께 호흡을 맞췄던 안예림이 트레이드를 통해 KGC인삼공사로 떠났기 때문이다. 지난 시즌 두 선수가 도로공사의 세터진을 책임졌다. 서로 이야기도 많이 하고, 힘든 훈련도 의지하며 버텼다. 22일 안예림이 떠날 때, 이윤정은 눈물을 흘렸다.

이윤정은 “우리 팀 세터 훈련이 다른 팀에 비해 정말 힘들다. 코치님들이 늘 세터 포지션이 중요하다고 하신다. 중요한 만큼 나와 예림이가 정말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서로 라이벌이지만 친구 같은 사이였다. 마음이 조금 그렇긴 한데 예림이의 새로운 도전을 응원해 주고 싶다”라고 말했다.

팀적으로 또 다른 변화도 있다. 주포 박정아와 베테랑 미들블로커 정대영이 각각 자유계약(FA) 이적을 통해 페퍼저축은행, GS칼텍스로 떠났다.

사진=김영구 기자
사진=KOVO 제공
그는 “정아 언니와 대영 언니가 나가면서 높이, 공격이 약해졌다고 말씀하신다. 새로운 선수들이 축이 되어 다양한 플레이, 또 자신 있는 플레이를 보여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라며 “후위 공격, 속공 등 다양한 플레이를 보여주기 위해 연습하고 있으니 기대해 달라. 새로 들어온 반야 부키리치도 높이가 있는 친구여서 볼 높이만 잘 살려주면 다 때려 기대가 된다”라고 말했다.

이어 “물론 정아 언니의 공격적인 부분이 워낙 좋았다 보니 공백이 없을 수는 없다. 그러나 감독님께서도 그렇고 우리는 수비, 리시브로 약점을 커버하다고 본다. 리시브에서 좋은 결과가 나온다면 공격에서도 좋은 결과가 나올 거라 본다”라고 덧붙였다.

다가오는 시즌 목표는 리그 BEST7 세터 부문에 한 번 이름을 올려보는 것이다.

그는 “베스트 세터상을 받아보고 싶다. 그러려면 세트 성공률이 올라가야 한다”라며 “1년 차 때는 자신 있게 했지만 멋모르고 했던 것 같다. 2년 차 시즌은 리그에 익숙해지는 시간이었다. 이제 3년 차가 되는데 또 마음가짐이 다르다. 항상 만지는 공임에도 늘 감이 다르다. 이번 시즌이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부상 없이 잘 마무리하고 싶다”라고 다짐했다.

사진=KOVO 제공
고교 졸업 후 실업팀에서 5년을 보내고 왔다. 누군가는 5년이라는 시간이 아깝지 않냐고 말할 수 있지만, 이윤정이 그곳에서 보낸 5년의 시간은 소중한 시간이었다.

이윤정은 “물론 배울 점이 더 많은 건 프로다. 프로에서는 상세하게 많이 배운다”라며 “그렇지만 실업팀에서도 배울 점이 충분히 있다. 나 같은 경우는 수원시청 (강민식) 감독님께서 세터 출신이셔서 많은 부분을 알려주셨다. 내가 잘 몰랐던 것을 많이 배웠던 시간이다. 지금도 연락하면 나를 자랑스러워하신다. 나를 키웠다는 뿌듯함이 있으신 것 같다”라고 웃었다.

[김천=이정원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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