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경기 중계를 켰다, 문성주가 보인다···몇번 타순 진행중?
주중 프로야구 경기가 한창인 저녁 8시께. 영상 중계로 여러 경기를 돌려보던 야구팬 A씨는 LG 경기로 채널을 바꾼다. 타석에는 문성주가 보인다. A씨는 이닝과 스코어부터 먼저 시야에 넣은 뒤 해당 이닝의 아웃카운트와 주자 상황을 차례로 확인한다. 곧바로 해당 이닝 득점 가능성을 미리 읽는 차원에서 LG 타순이 어디쯤 흘러가는지 살핀다. 그런데 이 대목에서 A씨는 한번 갸우뚱할 수 있다. ‘잠깐, 문성주는 몇번타자지?’
야구는 습관과 패턴의 경기다. 적어도 시즌 중반을 지난 시점, 열혈 야구팬이라면 팀별 타순을 대략 읽게 된다. 경기별 채널을 돌리면서 특정팀 특정타자를 보게 되면 직감적으로 해당팀 타순이 어디쯤 있는지 알게 된다.
LG는 경기 장면만 봐서는, 단번에 타순을 바로 알아채기 어려운 팀 중 하나다. 무엇보다 상하위팀 타순이 굉장히 고르다. 때에 따라서는 하위타순이 상위타순 같아 보이고, 상위타순이 하위타순 같아 보이기도 한다. 실제 한 구단 감독은 “LG와 경기에서는 7, 8번 타순으로 이어질 때 오히려 어려움에 더 신경 쓸 게 많다”고 슬쩍 전하기도 했다.
잔여시즌에는, LG 타순을 읽기 위해 조금 더 사전 정보가 필요할 것 같다. 염경엽 LG 감독이 후반기 출발시점까지만 해도 테이블세터진 플랜A로 여긴 홍창기-문성주 라인을 홍창기-신민재로 전환하고 있기 때문이다. 염 감독은 비 때문에 잠실 롯데전을 진행하지 못한 지난 22일에도 경기가 취소되기 전, 홍창기-신민재를 1, 2번 타순에 두며 문성주를 7번 타순으로 내리는 선발 라인업을 공유했다.
문성주는 올시즌 타율 0.313(342타수 107안타) 출루율 0.400을 기록 중이다. 신민재는 규정타석은 채우지 못했지만 타율 0.327(171타수 56안타) 출루율 0.378를 올리고 있다. 후반기에도 문성주가 타율 0.319 출루율 0.382, 신민재는 타율 0.307 출루율 0.350으로 비슷한 흐름을 타고 있다.
염 감독은 무엇보다 신민재가 문성주에 비해 2번타자로서 활용도가 높다는 데 초점을 맞췄다. 희생번트 등 작전 수행능력과 주루능력까지 고려한다고 덧붙였다. 더불어 “(신민재는) 발이 빨라 병살타 위험도 적다”고 말했다.
올시즌 문성주는 2번타자로 78경기에 출전했다. 그러나 8월 이후로는 신민재가 2번타자로 10경기가 나와 빈도가 더 높았다. 염 감독으로서는 포스트시즌 라인업까지 계산에 넣은 것으로, LG의 베스트 라인업도 조정되는 흐름이다.
LG의 가을야구 첫 경기가 바로 오늘 열린다면, LG 벤치는 홍창기(우익수)-신민재(2루수)-김현수(지명)-오스틴 딘(1루수)-오지환(유격수)-문보경(3루수)-문성주(좌익수)-박동원(포수)-박해민(중견수)으로 선발 라인업을 꾸릴 가능성이 높다.
안승호 기자 siwo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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