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성 임대인 10명이 전세금 5000억원 떼먹었다
세입자의 전세 보증금을 상습적으로 돌려주지 않은 악성 임대인 310명이 떼먹은 돈이 1조3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악성 임대인 한 명당 42억원꼴이다.
23일 맹성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4월 말 기준 HUG의 집중관리 다주택 채무자 310명을 대신해 HUG가 반환해준 보증금(대위 변제액)은 1조3081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중 금액 기준 상위 10명의 대위변제액이 5038억원으로 38.5%를 차지했다. 이들 10명으로 인한 피해자만 2370명에 이른다. 전세보증금 반환 보증보험을 운용하는 HUG는 전세금을 3번 이상 대신 갚아준 집주인 중 연락이 끊기거나 최근 1년간 보증 채무를 한 푼도 갚지 않은 사람을 일종의 ‘블랙리스트’인 집중관리 다주택 채무자로 올려 관리한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보증 사고 금액이 100억원을 넘어가는 악성 임대인 중에 전세 사기와 연루된 사람이 상당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전세 사기 피해를 보더라도 세입자가 미리 보증보험에 가입했다면 보증금을 HUG에서 돌려받을 수 있다. HUG는 자체적으로 보증금을 우선 갚고 해당 임대주택을 경매로 처분해 자금을 회수한다. 다만, 수도권 신축 빌라 중에는 매매 가격이 전세금보다 낮은 경우도 있어 HUG가 손실을 볼 가능성도 있다.
한편, HUG에서 관리하는 악성 임대인의 명단을 공개하는 내용의 주택도시기금법 개정안이 다음 달 29일부터 시행된다. 전세 사기 근절을 위한 대책인데 관련 법이 지난 3월 국회를 통과했다. 하지만 명단 공개 당사자에게 소명 기회가 주어지고, 임대인 정보공개 심의위원회 의결도 거쳐야 하기 때문에 실제 명단 공개는 연말쯤부터 이뤄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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