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억! 소리나는 오디오…롯데백, 신명품으로 키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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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2일 찾은 서울시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 9층.
롯데백화점이 오디오쇼의 무대로 강남이 아닌 강북 본점에 점찍은 이유도 다르지 않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하이엔드 오디오 제품은 고급 소비재를 선도하겠다는 롯데백화점의 지향점과 맞아 떨어지는 상품군"이라며 "이번 '더 사운즈'를 시작으로 본점, 잠실점 등 대형 점포를 위주로 '하이엔드 오디오쇼'를 정례화 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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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과 조화 이룬 음향 경험 제공
에루샤 대신할 신명품으로 개발
지난 22일 찾은 서울시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 9층. '하이엔드 오디오쇼'인 '더 사운즈' 행사장에 설치된 청음실에선 6000만원대 이탈리아 수제 스피커 브랜드 '소너스파베르'의 '아마티 G5'를 통해 '루이 암스트롱'의 '왓어 원더풀 월드'가 울려퍼졌다. 가슴을 울리는 웅장한 소리에 마치 라이브 공연장에 들어선 듯 했다.
청음실, 강남 아닌 강북에 연 이유
왜 오디오가 자동차 수집과 함께 고상한 취미의 끝판으로 불리는지는 청음실의 가구를 봐도 알수 있다. '프리츠한센', '에르고시스템' 등 고가의 브랜드 의자, 소파, 카페트가 오디오와 한 세트처럼 어우러졌다. '바워스앤윌킨스', '뱅앤올룹슨', '매킨토시' 등 오디오 브랜드도 각기 특성에 따라 다른 분위기의 공간을 구현했다.
이곳에서 만난 김이수 롯데백화점 디지털디바이스 치프바이어는 "상품을 강조하기보다 공간 속에 녹아드는 음향에 초점을 맞췄기 때문"이라며 "몰입감 극대화는 물론 고객에게 자연스럽게 가구를 제안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전했다.
롯데백화점이 오디오쇼의 무대로 강남이 아닌 강북 본점에 점찍은 이유도 다르지 않다. 본점은 음향기기에 관심이 많은 일명 VIP들이 자주 찾는 곳이다. 고급빌라, 주택들이 많은 삼청동과 평창동과 인접해 있어서다. 음향기기를 집에 들여놓으려면 아파트가 아닌 단독 주택이 필수다. 오디오 취미를 시작하고 집을 바꿨다는 얘기가 농담만은 아니다.
이번 행사의 문턱이 높은 것은 아니다. 이번 오디오쇼의 강점은 고객이 손쉽게 고급 음향기기를 접할 수 있다는 점에 있다. 기존 서울에서 음향기기를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곳은 용산 전자상가나 강남의 소규모 음향숍에 그쳤다. 전문가, 마니아들만 찾는다는 이미지에 일반 소비자의 관심이 크지 않았다. 김 치프바이어는 "일부만 즐기던 고급 음향기기를 백화점에서 누구나 들어볼 수 있도록 한 것이 이번 오디오쇼의 의미"라고 설명했다.
오디오, '에루샤' 급으로
롯데백화점은 오디오를 '신명품'으로 발굴하고 있다. '에루샤(에르메스·루이비통·샤넬)'를 대신할 명품 후보군 중 하나에 오디오가 오른 것이다. 롯데백화점은 최근 10년간 하이엔드 오디오 카테고리를 키워왔다. 2014년 '뱅앤올룹슨'을 시작으로 '보스', 'ODE'를 비롯해 지난해 10월에는 영국 최고의 하이파이 오디오 브랜드 '바워스앤윌킨스'를 들여왔다.
이번 오디오쇼는 롯데백화점의 엔데믹 전략과도 맞닿아 있다. 백화점 업계는 그동안 보복소비에 따른 명품 호황이 사그라들면서 실적 잔치가 끝나는 분위기다. 명품 열풍을 주도하던 MZ세대들이 고물가에 지갑을 닫고 해외여행으로 VIP의 소비력이 분산되고 있어서다. 작년까지 30%대 성장세를 보였던 백화점 명품 성장률은 올해 2분기 1~5% 수준에 그쳤다. 기존 명품 구색을 강화할 신명품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롯데백화점 본점의 오디오 매출은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간 매해 평균 30% 성장세를 기록 중이다. 김 치프 바이어는 "아이엔드 오디오를 신명품 상품군으로 키워내려는 의도"라며 "다른 백화점에서는 시도하지 않던 대규모 '오디오 쇼'를 본점에서 기획하게 된 것도 이런 이유"라고 설명했다.
롯데백화점은 본점을 오디오 성지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하이엔드 오디오 제품은 고급 소비재를 선도하겠다는 롯데백화점의 지향점과 맞아 떨어지는 상품군"이라며 "이번 '더 사운즈'를 시작으로 본점, 잠실점 등 대형 점포를 위주로 '하이엔드 오디오쇼'를 정례화 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롯데백화점을 '하이엔드 오디오 1번지'로 각인시킨다는 목표"라고 강조했다.
한전진 (noretreat@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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