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향 공동체 겨냥, ‘태그니티 마케팅’ 인기

김현주 2023. 8. 23.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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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취향 공유에 익숙한 MZ세대를 중심으로 ‘태그니티(TAGnity)’ 문화가 활성화되고 있다. ‘태그니티’란 취향을 나타내는 ‘해시태그’와 공동체를 의미하는 ‘커뮤니티’의 합성어로, 관심사가 같은 사람들끼리 적극적으로 커뮤니케이션하는 트렌드를 가리킨다.

유통업계에서는 이러한 트렌드에 발맞춰 ‘취향 공동체’를 겨냥한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펼치고 있다. 특히 같은 취향의 사람들이 서로 활발하게 교류하고 정보를 나눌 수 있도록 관심사 기반으로 모일 수 있는 장을 마련하는 모습이다.

코카-콜라는 전 세계 사람들이 모여 음악을 중심으로 한 독창적인 콘텐츠를 즐기며 물리적 제약 없이 짜릿하고 이색적인 경험을 공유할 수 있는 글로벌 뮤직 플랫폼 ‘코-크 스튜디오(Coke Studio)’를 운영하고 있다. ‘코-크 스튜디오’는 2008년 파키스탄에서 시작돼 지난해 5월 글로벌로 확장된 온라인 뮤직 플랫폼으로, SNS 상에서 #CokeStudio라는 해시태그를 통해 세계 각국의 대표적인 아티스트가 함께하는 다양한 프로젝트를 선보이는 중이다.

올해 초에는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K-POP 그룹 ‘뉴진스’를 글로벌 앰버서더로 발탁하고 협업을 통해 한국인에게 익숙한 ‘코카-콜라 송’에 뉴진스의 독보적인 매력을 더한 ‘Zero’를 발표한 바 있다. ‘Zero’의 뮤직비디오는 누적 조회 수가 1700만 회를 훌쩍 넘어서는 등 많은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이어 최근에는 미국 애틀란타 출신 래퍼 ‘제이아이디(J.I.D)’와 함께 작업한 ‘Zero’ 리믹스 버전도 공개하며 다시 한번 소비자들에게 색다른 즐거움을 선사했다.

이와 함께 ‘코-크 스튜디오’를 통한 글로벌 타이틀 곡(앤썸) ‘Be Who You Are(Real Magic)’도 화제다. 2022 그래미상 5관왕을 수상한 싱어송라이터 ‘존 바티스트’와 함께 뉴진스, 제이아이디를 비롯해 콜롬비아의 라틴 팝 아티스트 ‘까밀로(Camilo)’, 2023 브릿어워드 후보에 오른 영국 싱어송라이터 ‘캣 번스(Cat Burns)’ 등 5팀의 글로벌 아티스트가 협업한 곡이다. ‘있는 그대로의 너를 보여줘’라는 곡 제목처럼 서로 다른 장르의 아티스트가 자신의 모습에 충실하면서도 함께 모여 하나가 되는 마법 같은 순간을 담아냈다.

코카-콜라는 K-POP을 기반으로 다양한 장르와 개성을 지닌 아티스트들과 관객이 함께 하는 새로운 뮤직 페스티벌 슈퍼팝(SUPERPOP)에 후원사로 참여한다. 오는 9월 처음으로 개최되는 슈퍼팝에서는 올 여름 음악으로 함께 하는 마법 같은 짜릿함을 선사할 예정이다.

식품업계에서는 요리를 좋아하는 소비자들을 위해 레시피를 공유하거나 함께 요리를 즐길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고 있다.

컬리는 고객들이 레시피, 푸드 스타일링, 뷰티 정보, 라이프 스타일 팁 등을 나누는 커뮤니티 ‘컬리로그’를 지난 5월 공식 오픈했다. 고객들이 상품 후기 게시판에 각종 정보를 활발히 공유하는 것에서 영감을 얻어 개발됐다. 상품을 태깅해 게시물을 작성하고 태그한 상품을 클릭해 바로 장바구니에 담을 수 있다.

농심은 자사 제품을 활용한 레시피, 식품건강 정보 등을 공유하는 음식문화 커뮤니티 ‘누들푸들’을 운영 중이다. 전문가가 소개하는 콘텐츠는 물론 ‘나만의 레시피’, ‘나만의 라면 후기’ 등 유저가 직접 정보를 나눌 수 있는 게시판이 마련돼 활발한 소통이 이루어지고 있다.

오뚜기는 ‘Let’s Gather&Savour’라는 슬로건 아래 소비자들이 음식을 만들고, 먹고, 나누며 식문화를 즐기는 쿠킹 경험 공간 ‘오키친스튜디오’를 운영하고 있다. 전문가와 함께하는 클래스를 비롯해 내실 있는 다양한 쿠킹 클래스가 매월 1회 무료로 진행된다.

제품 구매 시 다른 소비자의 리뷰를 통해 정보를 습득하는 경우가 많은 패션 카테고리에서도 커뮤니티 활성화를 위해 힘쓰고 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패션·라이프스타일 전문몰 SSF샵은 최근 고객들이 자유롭게 소통하고 콘텐츠를 공유하는 패션 스타일로그 ‘다이버(diver)’를 리뉴얼 오픈했다. 누구나 스타일링 콘텐츠를 자유롭게 올리고 피드백을 통해 최근 트렌드를 파악하는 공간으로, 태그된 상품, 상품별 스타일 모아보기, 유사한 상품 정보 등 한 페이지에서 손쉽게 정보를 취득할 수 있다.

패션 커뮤니티로 시작한 무신사는 대표 콘텐츠 ‘거리 패션’을 2021년부터 ‘무신사 스냅’으로 개편하고 패션 커뮤니티 기능을 강화해 운영해오고 있다. 특히 개인의 관심과 취향에 맞는 크리에이터를 팔로우하고 ‘좋아요’나 댓글을 남길 수 있는 기능 등을 통해 고객 간 소통이 활발하게 이루어지도록 했다. 올해 3월에는 빅히트 뮤직과 함께 무신사 스탭을 통해 신인 보이그룹 멤버를 찾는 ‘스냅 캐스팅’ 이벤트를 진행하기도 했다.

카카오스타일의 스타일 커머스 지그재그도 2021년부터 이용자들이 직접 ‘찜 리스트’를 공유하며 취향을 나누는 서비스 ‘에픽(é pick)’을 운영하고 있다. 기존 에픽을 비롯해 지그재그 패션 에디터가 스타일별 다양한 코디를 제안하는 ‘스타일링’, 시즌별 트렌드를 가볍게 알아보는 ‘스낵 트렌드’ 등 다양한 콘텐츠를 매거진 형식으로 소개하는 콘텐츠 전용 탭 ‘발견’도 많은 방문자 수를 기록하고 있다.

다양한 라이프스타일 관련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브랜드 커뮤니티도 눈길을 끈다.

오늘의집은 사용자들이 인테리어 콘텐츠를 공유하는 커뮤니티 스타트업으로 출발한 만큼 콘텐츠, 커뮤니티, 커머스가 결합된 서비스로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오늘의집은 2020년부터 사용자들의 이야기를 다양한 종이책으로 발행해왔다. 지난 7월에는 오늘의집 크리에이터 커뮤니티 ‘오하우스’ 시즌8 멤버들과 함께 ‘오하우스 매거진(O!H magazine)’의 두 번째 시리즈를 출간했다. ‘오하우스 매거진 Vol.02’에는 ‘라이프 가드닝’을 주제로 오하우스 멤버들이 일상을 풍성하게 가꿔 온 기록이 담겼다.

LG전자는 초경량 노트북 LG그램 커뮤니티 ‘재미(jammy)’를 운영하고 있다. 재미는 LG그램의 이용자 커뮤니티로 기획됐지만, 제품 소요 여부와 별개로 MZ세대가 자유롭게 활동하고 자발적으로 다양한 정보를 공유하는 온라인 놀이터로 자리매김하며 올해 2월 기준 가입자 수가 10만 명을 넘어섰다. 재미에서는 LG그램을 꾸밀 수 있는 유명 아티스트 및 브랜드 컬래버레이션 굿즈를 구매하거나, 대학생들을 위한 PPT 탬플릿, 전문가를 위한 포토샵 전용 툴(tool) 등 유용한 콘텐츠를 얻을 수 있다.

여기어때는 여행자 커뮤니티 ‘트립홀릭’을 운영 중이다. 트립홀릭은 여기어때 앱을 통해 직접 경험한 숙박 후기를 공유하는 슈퍼 리뷰어(Super Reviewer) 커뮤니티다. 특히 ‘고퀄리뷰’를 누적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지난해 5월 첫 오픈 후 트립홀릭 시즌 1과 2의 멤버들이 쌓은 전체 리뷰 수는 5500여 건이며 이 중 고퀄리뷰의 비중은 약 80%에 이른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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