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 키스’ 사과에도 스페인축구협회장 사퇴 요구 후폭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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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월드컵 우승 시상대에서 선수 동의도 없이 입을 맞춘 루이스 루비알레스 스페인축구협회 회장이 사과를 했음에도 후폭풍이 잦아들지 않고 있다.
<이에스피엔> 은 23일(한국시각) 스페인의 페드로 산체스 총리대행이 루비알레스 축구협회장의 "사과가 충분치 않다"고 비난했다고 전했다. 이에스피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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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진보단체도 “성희롱”
스페인축구협회 25일 비상총회
여자월드컵 우승 시상대에서 선수 동의도 없이 입을 맞춘 루이스 루비알레스 스페인축구협회 회장이 사과를 했음에도 후폭풍이 잦아들지 않고 있다. 이번엔 스페인의 총리대행이 직접 나섰다.
<이에스피엔>은 23일(한국시각) 스페인의 페드로 산체스 총리대행이 루비알레스 축구협회장의 “사과가 충분치 않다”고 비난했다고 전했다.
산체스 총리대행은 “루비알레스의 사과는 불충분하다. 적합하지도 않다. 좀더 나가야 한다. 축구협회는 정부 기관이 아니고, 회장은 단체 구성원들에 의해 선택되며 경질된다”라며 사임을 압박하는 언급을 했다.
앞서 욜란다 디아스 2부총리는 루비알레스 회장의 “사퇴”를 요구했고, 이레네 몬테로 평등부 장관대행은 트위터에 “당연하게 여기지 말자. 이것은 성적 폭력”이라고 비판했다. 사회권리 장관이나 스포츠 장관 등 정부 부처 수장들도 “여성에 대한 성적 폭력을 끝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루비알레스 회장은 전날 영상을 통해 “실수를 저질렀다. 당시 감정이 벅차올랐다. 나쁜 의도는 전혀 없었다”고 사과했다.
루비알레스 회장은 20일 호주 시드니에서 열린 여자월드컵 결승전에서 스페인이 잉글랜드를 1-0으로 꺾고 우승한 뒤 열린 메달 시상식에서 팀의 주포 제니퍼 에르모소의 입술에 정면으로 키스한 바 있다.
하지만 시상대에 스페인 왕비와 공주가 함께 있었고, 선수의 동의도 없이 이뤄진 그의 행태에 대한 비판이 거세게 일고 있다.
스페인의 <엘파이스>는 “스포츠 관련법에서는 어떤 차별이나 성추행에 대해서 처벌을 규정하고 있다. 벌금형에 처하거나 최대 2년까지 정직이 가능하다”고 전했다. 이 매체는 “루비알레스 회장이 떨떠름하게 사과를 하며 승리의 순간이 빛바랬다는 식으로 말했지만, 정작 역사적인 승리에 오점을 남긴 것은 회장이다. 그것은 존중심의 부족이며 만연한 추행 문화를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기습 키스를 당한 헤니페르 에르모소는 애초 “기분이 좋지 않았다”고 밝혔지만 이후 루비알레스 회장이 곤경에 처하자, “월드컵 우승의 기쁨이었고, 자연스러운 동작이었다”며 회장을 두둔했다.
하지만 루비알레스 회장에 대한 스페인 안팎 매체의 비판에 이어 스페인 정치권이 사퇴를 요구하고 나서면서 그의 앞날은 불투명해졌다. 행정부의 압력 탓인지 스페인축구협회도 25일 비상총회를 열기로 했다.
스티브 김 <한겨레> 스페인 통신원은 “스페인 사회에서 키스하는 문화는 있다. 하지만 동의 없이 일방적으로 이뤄진 것은 문제가 된다. 더욱이 왕비와 공주가 있었는데 너무 오버했다. 이케르 카시야스 등 옛 스타 선수도 비난하고 있고, 여성단체와 진보정당도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여론이 매우 안 좋다”고 전했다.
김창금 선임기자 kim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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