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케일업] 지엠씨랩스 [2] 빅뱅엔젤스 “기술기업 자리매김하고, 확장성 고려할 것”
[스케일업 x SBA] 스케일업코리아는 서울경제진흥원(SBA)과 함께 ‘2023년 스케일업 프로그램’을 진행합니다. 스케일업코리아는 이번 프로그램에 참여한 각각의 스타트업이 지금 진행 중인 사업 전반을 소개하고,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 위해 도전 중인 문제를 조명합니다. 이를 해결하도록 여러 전문 영역에서 활동하는 전문가를 연결해 도움을 주고자 합니다.
[IT동아 한만혁 기자] 지엠씨랩스는 가상자산 기반의 자동매매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자체 개발한 레오알파 알고리즘을 기반으로 자산운용, 선물, 유동성 공급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초기에는 일반인 대상 B2C 서비스를 운영했으나 지금은 기업에 자산운용 솔루션을 제공하는 B2B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지엠씨랩스는 현재 기술 기업으로서의 내실 다지기와 함께 투자 유치, TIPS(민간투자주도형 기술창업지원)를 준비하고 있다. 이에 스케일업코리아는 TIPS 운용사인 벤처캐피탈 빅뱅엔젤스의 최지인 팀장을 섭외했다. 그는 법무법인 디라이트, 블록체인 기술 기업 코인플러그 등에서 블록체인 관련 업무를 담당했다. 최근에는 초박막 증착 기술을 개발하는 딥스마텍의 딥테크 TIPS 선정을 달성했다.
스케일업 현장에는 최지인 빅뱅엔젤스 팀장과 권세영 지엠씨랩스 대표가 참여했다. 권세영 대표는 이번 스케일업을 통해 투자 유치 및 TIPS 준비와 기술 기업 운영을 위한 방향성 등에 대해 문의했다.
권세영 대표: 안녕하세요, 지엠씨랩스 권세영입니다. 저희는 가상자산 기반 자동매매 시스템을 만들고 있습니다. 핵심 기술은 자체 개발한 레오알파 알고리즘인데요. 시세 변동을 분석해 매매 시점을 포착하고 빠르게 대응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이를 통해 다양한 수익형 프로그램을 만들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B2C 서비스로 시작했는데, 지금은 B2B로 전환했습니다. 저희가 직접 서비스를 제공하다가 이제는 기술 개발에만 집중하고 있는 것이죠. 저희의 자동매매 기술, 레오알파 알고리즘을 기반으로 기업이 원하는 자산운용 및 거래 시스템을 개발해 제공합니다. 최근에는 MSA(Micro Service Architecture)도 구축 중입니다. 기존에는 하나의 서버에 DB, 백엔드 등 모든 데이터를 넣었는데요. MSA는 이것을 잘게 나눠 분리하는 개념입니다. 확장성이나 유지관리 측면에서 유리하거든요. MSA 구축은 현재 마무리 단계입니다.
저희는 지금까지 자체 자산운용 수익으로 회사를 운영했습니다. 그런데 기술 개발에 비중을 두다 보니 투입되는 비용이 만만치가 않더라고요. 그래서 외부 지원이나 투자 유치를 생각했는데, 가상자산 기반이다 보니 제약이 많았습니다. 물론 저희가 직접 가상자산을 발행하거나 거래하는 건 아니에요. 그럼에도 부정적인 시선이 많더라고요. 차라리 주식을 하는 것이 어떠냐는 의견도 받았고요.
최지인 팀장: 안녕하세요, 빅뱅엔젤스 최지인입니다. 저는 커머스, 콘서트 구독, 향수 분야 스타트업을 창업했던 이력이 있고요. 블록체인 관련 회사에서도 3년 정도 일했습니다. 특히 블록체인 기술은 별도 스터디를 운영하면서 심도 있게 공부했고요.
빅뱅엔젤스는 10년 조금 넘은 투자사입니다. 지금까지 100여 개 기업에 투자했고, TIPS는 40여 개 한 것 같아요. TIPS의 경우 성공률이 높은 편입니다. 올해 저희가 추천한 스타트업은 모두 선정됐거든요. 저희가 주로 투자하는 분야는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크로스보더 스타트업, 그러니까 글로벌 진출을 염두에 두고 있거나 가능성이 높은 스타트업입니다. 둘째는 딥테크 스타트업입니다. 원천 기술을 연구하는 기업을 관심 있게 보고 있어요. 물론 너무 기술적으로 치우친 회사는 아닙니다. 콘텐츠나 플랫폼에도 전문성을 갖고 있거든요.
사전에 받은 자료를 통해 권 대표님이 TIPS에 관심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소개하는 김에 TIPS에 대해서도 말씀드릴게요. TIPS는 Tech Incubator Program for Startup Korea의 약자에요. 기본적으로 기술 기반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하는데, 크게 일반형 TIPS와 딥테크 TIPS로 나뉩니다.
일반형 TIPS는 운용사가 1억 원 투자하고, 그다음에 R&D 지원금 최대 5억 원, 사업화 자금이나 해외 마케팅 자금 최대 1억 원 등 7억 원 정도 지원받을 수 있는 프로그램입니다. 지원 기간은 약 2년이고요. TIPS에 지원하려면 창업 7년 이내, 창업팀 지분 60% 이상, 직전 연도 매출 20억 원 미만 등의 조건을 충족해야 합니다. 일반형 TIPS 심사에 들어가 보면 기술적인 부분보다 사업성, 시장성을 좀 더 심도 있게 따집니다. TIPS 성공 판정을 받으려면 매출 10억 원 이상 혹은 M&A, 상장, 50억 원 이상 수출 등을 달성해야 하거든요.
딥테크 TIPS는 최대 17억 원까지 지원금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그만큼 장벽이 높습니다. 최근에 제가 담당했던 스타트업이 딥테크 TIPS를 통과했는데, 기술력에 대해 심도 있는 질문이 오갑니다. 실제 연구원, 교수, 의사 같은 전문가가 기술력 기반으로 창업하는 것이 아니면 어려워요.
TIPS를 생각하신다면 일반형 TIPS를 목표로 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가상자산 아닌 기술에 초점 맞춰라
최지인 팀장: 가상자산 관련 사업이라 투자 유치가 어렵다고 하셨는데요. 물론 해당 분야에 투자하지 말라는 규정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불확실성이 높고 사업 지속성을 판단하기 애매한 분야여서 그런 것 같아요. 아무래도 투자사 입장에서는 더 조심하게 되거든요. 그래서 주식 쪽으로 바꾸라는 조언까지 나온 것 같아요.
권세영 대표: 저희 서비스는 가상자산 기반 재테크, 자동매매 서비스지만 그 안에 있는 기술은 블록체인이나 가상자산과 관련 없습니다. 저희 거래 관련 기술을 좀 주목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최지인 팀장: 우선 말씀하신 내용을 토대로 현재 사업 분야를 정리해 보면 두 가지로 나뉘는 것 같습니다. 하나는 자산을 직접 운용하는 파트, 또 하나는 자체 개발한 알고리즘과 자동매매 기술 기반으로 기업 특화 시스템을 제공하는 B2B 파트입니다.
제가 이전에 가상자산 자산운용 스타트업의 그룹 IR을 참가했는데요. 당시 공통으로 나왔던 질문이 있어요. ‘직접 자산을 운용하는 것이 더 나을 텐데 굳이 투자를 유치하려는 이유가 무엇인가’예요. 지엠씨랩스도 자산운용 쪽으로 포지셔닝하면 똑같은 질문을 받을 겁니다. TIPS나 투자 유치도 쉽지는 않을 것이고요.
하지만 B2B 파트에 집중하면 가상자산 관련 스타트업이 아닌 기술, 솔루션 스타트업으로의 포지셔닝이 가능할 것 같아요. 현재 보유한 기술을 설명하고 활용도와 실제 납품 사례, 예상 시장 규모, 기대 매출액 등을 수치로 잡아서 표현하면 투자사가 기술 기업을 보는 관점으로 검토할 겁니다.
그런데 제가 사전에 받은 자료를 보면 단타로라는 자동 매매 서비스 소개만 나오거든요. 일단 IR 자료를 B2B 파트에 집중해서 새로 만드는 것이 우선 과제인 것 같아요. 그것이 나와야 TIPS 가능 여부도 검토할 수 있습니다.
IR 자료의 필수 요소
최지인 팀장: 기술 기업에 초점을 맞춰 IR 자료를 새로 만들라고 말씀드렸는데요. 거기에 들어갈 내용을 제가 질문 형태로 드릴게요. 답변하면서 스토리라인 틀을 만들면 좋을 것 같습니다. 첫 번째 질문입니다. 지엠씨랩스는 어떤 기술이 있나요? 어떤 기술을 갖고 있어서 기술 기업이라고 하는 거죠?
권세영 대표: 저희는 가상자산 자동매매 시스템입니다. 물론 사고파는 기술은 그리 어렵지 않아요. 중요한 것은 시점이거든요. 저희는 그 시점을 파악하는 레오알파 알고리즘을 직접 개발했습니다. 차트 분석을 통해 적절한 시점을 찾아내고 그에 맞춰 매매 시점, 금액 등을 자동으로 분배합니다. 그것이 우리의 기반 기술입니다.
최지인 팀장: 지엠씨랩스가 구축한 B2B 시스템을 필요로 하는 곳은 어디인가요? 타깃 기업군에 대한 질문입니다.
권세영 대표: 지금 저희에게 거래 시스템을 의뢰하는 곳이 여러 군데가 있는데요. 주로 국내외 거래소에 자사 가상자산을 상장한 사업자입니다. 사용자가 간편하게 참여하면서 거래를 활성화할 수 있는 솔루션을 원하고 있어요.
최지인 팀장: 그러면 그 기업이 지엠씨랩스 서비스를 이용하는데 어느 정도의 비용을 지불할까요?
권세영 대표: 저희는 현재 초기 세팅 비용과 매월 유지관리비를 청구하고 있습니다. 기업마다 차이가 있어서 말씀드리기가 애매한데요. 유지관리비의 경우 매월 약 500만 원 수준입니다.
최지인 팀장: 타깃 기업군이 가상자산 거래소에 상장된 사업자라고 하면 그리 적지는 않은 것 같아요. 이를 감안하면 예상 매출도 상당할 것 같고요. 그러면 여기서 의문이 생깁니다. 왜 투자받으려고 하는지가 궁금해져요. 그리고 지금 말씀하시는 것만 보면 사업이 상당히 매력적인데, 그다음 단계의 확장 모델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물론 이 부분은 고민이 좀 필요할 것 같아요.
자, 이쯤에서 정리해 보죠. IR 자료의 첫 번째 섹션은 처음 질문드린 기술에 대한 설명이 나와야 합니다. 자동매매 시스템과 레오알파 알고리즘에 대해 풀어야겠네요. 그다음에는 타깃 기업군, 즉 가상자산 거래소에 상장된 사업자에 대해 설명해야 합니다. 그리고 현재 가격 정책을 기반으로 지금의 수익과 예상 매출액, 영업이익을 제시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다음 페이지에는 확장 모델, 그러니까 매출을 더 늘리기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가 나와야 해요.
권세영 대표: 저희는 사용자 거래량에 따라 가상자산 거래소에게 수수료를 받는 구조만 생각하고 있었어요. 거래소와 파트너십을 맺으면 사용자는 충분히 확보할 수 있을 것이고 그 수수료만으로도 어느 정도 매출이 나오겠다고 생각했거든요. 사실 가상자산 발행 사업자를 대상으로 하는 부분은 생각을 못 했어요. 좀 적극적으로 검토해 봐야겠습니다.
최지인 팀장: 확장 모델 부분도 신경 써야 합니다. 가상자산 외에 다른 산업군을 한두 군데 정도 보여주면 좋을 것 같아요. 지금 기술 기업으로 자리매김하려는 것이잖아요. 그러니까 가상자산이 아니어도 지엠씨랩스의 기술을 활용할 수 있는 곳이 있다는 것을 보여줘야 합니다. 예를 들면 석유 선물 거래, 외환 같은 곳 말이에요. 이때 몇만 명의 거래를 24시간 내내 처리할 정도의 안정성과 성능도 강조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투자자 성향 파악도 중요
최지인 팀장: 투자 유치를 위해서는 투자사나 투자자의 성향을 미리 파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몇 가지 방법이 있는데요. 첫째는 펀드를 보는 것입니다. 스타트업 투자 데이터베이스 플랫폼 ‘더브이씨’를 추천합니다. 여기에서 투자사를 검색하면 운용 펀드 리스트가 나오는데, 해당 투자사가 주로 투자하는 분야를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펀드를 보면 보통 결성일에서 만기일까지가 8년입니다. 하지만 2~3년 사이에 대부분 소진해요. 펀드 결성일이 3년 전이라면 남은 펀드가 거의 없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그러니까 2년 이내에 만든 펀드가 지엠씨랩스와 비슷한 분야의 이름이라면 그 투자사는 지엠씨랩스 같은 스타트업을 찾고 있을 확률이 높다는 말이에요.
둘째는 투자사의 투자 분야를 파악하는 방법입니다. 이 부분은 스타트업 성장 분석 플랫폼 ‘혁신의숲’을 보면 좋을 것 같아요. 투자사 별로 투자 분야를 보기 쉽게 정리해 놨거든요. 투자사 성향, 최신 투자 동향을 파악할 때 참고하면 좋습니다.
마지막으로는 대형 투자사들은 모태펀드를 많이 활용합니다. 한국벤처투자(KVIC)가 운영하는 벤처투자종합포털에 보면 ‘모태출자펀드 운용사 찾기’가 있어요. 그곳을 보면 분야별 출자 펀드, 운용사가 나오는데요. 여기에서 지엠씨랩스 관련 분야의 펀드 운용사를 찾아 먼저 연락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이런 방법을 활용하면 어떤 투자자가 우리 회사와 관련된 펀드를 갖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어요.
참고로 투자사에게는 수익률도 중요하지만 펀드 성격이나 펀드 출자자를 위한 명분도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모태펀드의 출자를 받으려면 투자 분야가 국가 발전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강조해야 해요. 자산운용사의 출자를 받을 때는 그들이 원하는 투자 분야나 희망하는 이미지를 충족시켜야 합니다. 그런 측면에서 IR 자료를 만들 때 확장 모델 부분도 고려하라고 말씀드린 거예요. 이런 부분을 염두에 두면 어느 정도 방향을 찾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권세영 대표: 오늘 말씀 들으면서 앞으로 제가 좀 더 왕성하게 활동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지금까지는 다소 소극적이었던 것 같아요. 기술 얘기를 해도 결국에는 가상자산이라는 키워드에 가려 결과가 안 좋았던 터라 제가 좀 의기소침해진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사업을 접을 생각은 없으니까, 투자 유치와 TIPS에 목표를 두고 투자 생태계와 소통하면서 많은 정보를 얻어야겠습니다.
최지인 팀장: 요즘 가상자산뿐 아니라 거의 모든 분야의 투자가 줄었어요. 저도 활발하게 활동하고 싶은데 펀드 조성이 쉽지 않더라고요. TIPS도 비슷한 것 같습니다. 운용사가 투자한 기업 중 일부를 추천하는 건데, 투자 기업이 줄어드니까 확률이 더 낮아진 겁니다. 제가 볼 때는 투자 유치에 적합하지 않은 사업은 아닙니다. 의기소침할 필요는 없을 것 같아요.
권세영 대표: 감사합니다. 이제 팀장님 조언대로 IR 자료를 다시 고민해야겠습니다. 오늘 족집게 과외를 받은 느낌입니다. 내용이나 순서 등 머릿속에 복잡하게 얽혀있던 것이 명확하게 정리됐어요. 특히 확장성 부분이 그렇습니다. 이제 좀 제대로 방향을 잡고 체계적이고 적극적으로 준비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최지인 팀장: 사실 투자사마다 성향이나 관점이 달라요. 저는 타깃군, 매출, 확장성 등 시장에 대한 부분을 강조했는데, 투자사 중에는 팀원을 중시하는 곳도 있고, 보유 기술이나 해결 방법, 잠재력을 중시하는 곳도 있어요. 관점이 다르기 때문에 그 부분은 고려하는 게 좋겠습니다. 다만 아까 말씀드린 대로 확장할 수 있는 산업군에 대한 명확한 정의가 있으면 좀 더 수월할 것 같습니다. 수익성 좋은 모델을 다양한 시장에 적용할 수 있다면 그만큼 매력도도 올라가는 것이니까요.
권세영 대표: 참고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글 / IT동아 한만혁 (mh@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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