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걸리·샴페인의 만남'…병인양요보다 앞선 프랑스와 첫 민간 교류
【 앵커논평 】 조선 말 프랑스 함대가 침략한 '병인양요' 기억하시죠. 그런데 이보다 앞선 시기에 프랑스 선박이 좌초돼 조선인들이 구조했다는 기록이 발견돼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전남 나주시가 프랑스와의 숨겨진 역사를 발굴하고 교류에 나섰습니다. 정치훈 기자입니다.
【 기자 】 나주시청에 옹기로 만든 술병 하나가 전시됐습니다.
프랑스 세브르 국립도자기박물관에 소장된 술병을 그대로 본떠 제작한 겁니다.
이 평범한 도자기를 알아본 건 프랑스의 한 학자였습니다.
1851년 조선 철종 2년 당시 프랑스에서 고래잡이 선박인 '르 나르발호'가 신안 비금도에 좌초했습니다.
당시 프랑스 선원을 조선인들이 구조해 도왔는데, 샴페인과 막걸리로 추정한 술을 나눠 마셨고 이때 이 술병을 가지고 프랑스로 돌아갔습니다.
1866년 병인양요보다 15년 앞섰고, 1886년 조불 통상 조약보다도 35년 앞선 민간 교류였습니다.
▶ 인터뷰 : 피에르 에마누엘 루 / 프랑스 파리 7대학 교수 - "한·불 초기 관계 생각하면 주로 갈등이나 충돌로 생각하잖아요. 천주교의 탄압이나 병인양요라든가…. 사실은 문화 교류나 포경선원의 (인도적) 구조. 아주 뜻깊은 인상이었습니다."
당시 신안군을 관할했던 나주시에서 학술 포럼을 열었습니다.
이를 계기로 나주시는 숨겨진 프랑스와의 역사를 발굴하고 교류를 이어갈 계획입니다.
▶ 인터뷰 : 윤병태 / 나주시장 - "이런 계기를 통해서 우리 K푸드를 홍보하고 당시에도 우리 나주 배가 안줏거리로 쓰이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그래서 나주가 가진 특산물을 문화와 함께 프랑스에 소개하고…."
막걸리와 샴페인의 만남.
격변의 시기, 정복의 역사가 아닌 민간 교류의 역사라는 점에서 앞으로 이어질 학술 연구 또한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MBN뉴스 정치훈입니다. [pressjeong@mbn.co.kr]
영상취재 : 최양규 기자 영상편집 : 이범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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