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화어 10개 중 1~2개만 안착해도 성공… 요즘 세대의 줄임말 문화 긍정적 고려”[쉬운 우리말 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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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화어 10개 중 1∼2개만 안착해도 성공이죠. 언어 습관을 바꾸는 건 정말 쉽지 않은 일입니다."
1993년 입사해 30여 년 '우리말'을 다듬고 정착시키기 위해 애써 온 이승재(사진) 국립국어원 공공언어과장은 22일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이 과장은 "언어라는 것이 습관과 감각의 문제인 데다가 새 말에 대한 세대별 수용 정도도 다르다"면서 "필요성에 비해 쉬운 우리말 사용을 막는 난제들이 많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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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화어 10개 중 1∼2개만 안착해도 성공이죠. 언어 습관을 바꾸는 건 정말 쉽지 않은 일입니다.”
1993년 입사해 30여 년 ‘우리말’을 다듬고 정착시키기 위해 애써 온 이승재(사진) 국립국어원 공공언어과장은 22일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낯설고 어려운 외국어와 외래어를 누구나 이해할 수 있도록 바꿔 제안하는 것이 국어원의 주요 업무 중 하나. 하지만, 이들 순화어가 공공기관이나 언론을 통해 자주 쓰이고, 그래서 일반 시민들이 인식하게 되는 데까지는 오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이 과장은 “언어라는 것이 습관과 감각의 문제인 데다가 새 말에 대한 세대별 수용 정도도 다르다”면서 “필요성에 비해 쉬운 우리말 사용을 막는 난제들이 많다”고 토로했다.
이 과장에 따르면, 쉬운 우리말은 무조건 영어를 한글로 직역하는 게 아니다. 단어에는 그 자체 뜻뿐만 아니라 사회적이고 문화적인 맥락, 어감, 감성이 반영되기 때문. 이런 측면에서, 이 과장은 최근 가장 잘 다듬어진 말로 뱅크런(인출폭주), 캔슬컬처(등돌림 문화), 어닝쇼크(실적충격) 등을 꼽았다. 그러나 그는 잘 만들어져 정착한 듯 보이는 대체어들 중에서도, 어느 순간 과거의 외래어나 외국어로 돌아가는 경우가 있다면서 공공기관과 언론의 보다 책임감 있는 사용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스크린 도어’가 ‘안전문’으로 바뀌어 한동안 잘 쓰였으나, 최근 다시 ‘스크린 도어’가 자주 보이는 현상을 간과해선 안 된다고 경고했다.
순화어는 ‘새말모임’에서 만들어진다. 새로운 외국어가 널리 퍼지기 전에, 쉬운 우리말 대체어를 제공하기 위한 목적으로 구성된 위원회다. 국어원의 연구자를 비롯해 외국어, 교육, 언론, 홍보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모여 토론과 협의, 논의 과정을 거친다. 위원회는 2주에 한 번 열리고, 이때 보통 4개 정도가 다듬어진다. 최종 대체어는 무작위로 선정된 국민 2000명을 대상으로 하는 국어문화원연합회의 국민 수용도 조사 후 결정되며, 이를 국어원이 누리집에 게시해야 완료. 여기까지 보통 2∼3주가 소요된다. 올해도 지난 3월부터 8월까지 80여 개의 ‘다듬은 말’이 제시됐다. 그 과정도 지난해 보이는데, 이 과장은 “갈수록 영어와의 경쟁도 버거운 형국이다”고 했다. 언어 역시 경제성이 작동되는 영역이라서다. 예컨대, 영어로 된 신어는 주로 머리글자만 따서 사용하는 경향이 있는데, 우리말이 이를 따라잡는 데에는 다소 한계가 있다. 이에, 이 과장은 “대체어 역시 가능하면 짧게 만드는 게 추세다”고 했다. 그러면서 외국어나 외래어와의 경쟁에서 우위에 서기 위해 “장기적으로는 요즘 세대의 줄임말 문화 역시 긍정적으로 고려해 볼 수 있지 않을까”라며 조심스럽게 제언했다.
문화일보 · 국어문화원연합회 공동기획
박동미 기자 pd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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