땀과 마찰을 전기 에너지로… 고효율 스마트 의류용 섬유 개발[Sci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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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소설(SF) 영화 '듄'에는 사막 행성에서 태어난 원주민이 만든 리사이클링 슈트가 등장한다.
하지만 현재의 마찰전기 섬유(TEG·Triboelectric generator)는 습도에 취약해 주변의 습기나 인체의 땀에 의해 전력 효율이 낮아지고, 땀 전지는 발생 전력이 작아 활용이 어려운 문제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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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찰전기·땀전지섬유 직조
다양한 습도서도 전기 발생
배터리 없이 위치추적 성공
소방관·군인 등 극한 직종
전원공급원으로도 활용 기대
신체정보 제공 센서로 실험중
과학소설(SF) 영화 ‘듄’에는 사막 행성에서 태어난 원주민이 만든 리사이클링 슈트가 등장한다. 몸에서 나오는 땀과 대소변 등 모든 수분을 99% 재활용하고 고·저온의 기온 변화에도 견디는 생존 의복으로 묘사된다. 이처럼 입기만 하면 에너지가 생성되고 친환경적으로 자원을 재생하는 스마트 의류는 패션업계의 새로운 도전 영역이었다. 최근 업계에서도 주변 환경이나 외부자극을 스스로 감지하고 스마트폰으로 온도를 조절하는 등 정보기술(IT) 결합형 스마트 의류 제품이 출시되면서 기존의 2차전지가 아닌 새로운 에너지원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사람이 활동하면서 발생하는 마찰이나 땀에 함유된 포도당을 전기에너지로 변환하는 에너지 하베스팅(Energy Harvesting) 기술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현재의 마찰전기 섬유(TEG·Triboelectric generator)는 습도에 취약해 주변의 습기나 인체의 땀에 의해 전력 효율이 낮아지고, 땀 전지는 발생 전력이 작아 활용이 어려운 문제가 있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전자재료연구센터 송현철 박사팀과 장지수 박사팀은 공동연구를 통해 마찰전기 섬유와 땀 전지 섬유를 직조해 다양한 습도 조건에서도 전기를 발생시키는 새로운 형태의 스마트 의류용 섬유 기술을 개발했다고 23일 밝혔다. 사람이 활동할 때 발생하는 마찰뿐 아니라 마찰전기 섬유의 전력 효율을 저하하는 습기와 땀까지 에너지원으로 활용해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셈이다. 높은 에너지 발생 효율과 뛰어난 경제성, 세탁 내구성까지 보유해 주목된다. 연구 결과는 에너지 재료 분야의 권위지인 ‘어드밴스드 에너지 머티리얼즈(Advanced Energy Materials)’ 최신 호에 게재됐다.
KIST 연구진은 탄성중합체와 혼합된 용질(설탕)을 녹이는 간단한 제조 공정을 통해 마찰전기 섬유의 마찰 표면적을 증가시켜 에너지 효율을 높였다. 또 땀 전지(PEG·Perspiration electric generator) 섬유에 이온 염(ionic salt) 및 파릴렌(parylene-C)을 코팅해 발전 성능을 키우고 비대칭 습윤성도 유지하도록 했다. 비대칭 습윤성이란 땀 전지 섬유 한쪽 끝에 물이나 땀과 같은 액체가 떨어지면 액체에 젖은 영역과 마른 영역에서 전하 에너지 준위 차이가 발생하고, 이로 인해 전기에너지가 발생하는 현상을 말한다.
연구진은 이들 섬유를 직조(織造) 방식으로 결합해 습기에 취약한 마찰전기 섬유와 전력 효율이 낮은 땀 전지 섬유의 한계를 극복한 스마트 의류용 기능성 섬유를 개발했다. 마찰전기 섬유 1개와 땀 전지 섬유 36개(3개 병렬·12개 직렬)로 구성된 의류용 섬유 2개를 연결해 배터리 없이 인체의 움직임과 땀으로부터 위치 추적 센서(3V, 7∼20㎃)를 구동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이 스마트 의류용 기능성 섬유는 단순한 코팅 공정과 직조 기술만으로도 대면적, 대량 생산이 가능해 제작 단가와 공정시간을 획기적으로 절감할 수 있다. 또 10회 이상의 반복적인 세탁 이후에도 전기에너지 발생 특성을 유지해 상용화 가능성도 매우 높다. 송현철 KIST 박사는 “이번에 개발한 기술은 의류형 전자기기 및 웨어러블 디바이스 전 분야에 활용할 수 있지만 특히 소방관·군인·산악인 등 극한 환경에서 활동하는 직종의 근로자들을 위한 전원공급원으로 활용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송 박사는 “스마트 의류에 적용해 다양한 신체 정보를 제공해주는 센서로 활용하기 위한 추가 실험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 이종호)의 지원을 받아 KIST의 주요사업으로 수행됐다.
노성열 기자 nosr@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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