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재욱 “9년째 ♥최현주에게 잘하는 남편, 육아예능 안하는 이유는..”[EN:인터뷰②]
[뉴스엔 황혜진 기자]
(인터뷰①에 이어)
배우 안재욱이 9년째 뮤지컬 배우 최현주와 행복하게 잘 살고 있다고 밝혔다.
안재욱은 8월 22일 종영한 지니 TV 오리지널 드라마 '남남'(극본 민선애/연출 이민우)에 이비인후과 전문의 박진홍 역으로 출연했다. 김은미(전혜진 분)와 김진희(최수영 분) 모녀의 좌충우돌 동거, 두 사람 각자의 로맨스를 다룬 이번 작품에서 안재욱은 박진홍, 김은미의 사랑을 연기하며 숱한 시청자들의 관심과 사랑을 받았다.
21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 카페에서 뉴스엔과 만난 안재욱은 마지막 회 결말에 대해 "만족이고 뭐고 답이 있는 결말이 아니었다. 우리(배우들)끼리도 현장에서 '뭐 어떻게 되는 거야? 외국에 갔다 와서 다시 만난다는 거야?'라고 이야기했다. 은미랑 진홍이는 다시 만나 살 것인지 등에 대한 결말이 전혀 없이 끝났다. 우리끼리도 참 '남남' 답게 끝났다고 말했다"고 말했다.
안재욱은 5회 물리치료 신에서 탄탄한 복근을 노출했다. 이와 관련한 질문에 안재욱은 "원래부터 근육질로 두각을 나타낸 배우는 아니기 때문에 특별히 뭘 더하거나 하지는 않았다. 운동 자체를 꾸준히 하는 편이다. 몸이 되게 두꺼운 것도 싫어하고 너무 각진 것도 싫어해 그냥 제 나이에 할 수 있는 정도의 관리를 한다. 방송에 나온 복부는 나도 그렇게 나올 줄 몰랐다. '내가 저 정도는 없을 텐데?'라고 했다. 혜진이가 장난으로 '오 갑빠 있네'라며 장난으로 찌르고 했다"고 답했다.
박진홍은 시청자들에게 '백마 탄 찌질이'라고 불릴 정도로 로맨스 면에서 답답한 캐릭터였다. 그러나 재회 후 김은미에게 헌신하는 면모로 시청자들의 지지를 받았다. 안재욱은 "내가 진홍이었어도 내 능력 안에서 은미에게 해줄 수 있는 게 있다면 다 해줬을 것 같다. 너무 큰 한 번의 사건으로 은미가 진희라는 아이를 갖게 됐는데 진홍이 입장에서 은미와는 표현 자체가 거의 없었던 관계이기 때문에 뒤늦게라도 알게 된 은미, 진희에게 해줄 수 있는 걸 다 해주고 싶은 마음이 1차적이었을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앞뒤 재지 않고 모든 걸 다 내어 준 인물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박진홍과 안재욱의 실제 성격에는 상충되는 부분이 적지 않았다. 그럼에도 닮았다고 느꼈거나 공감이 됐던 부분이 있었냐는 물음에 안재욱은 "사랑하는 여자에게 잘하는 거"라며 웃었다. 이어 "아직 행복하게 잘 살고 있다"고 덧붙이며 사랑꾼 면모를 드러냈다. 안재욱은 2015년 뮤지컬 배우 최현주와 결혼했다.
최현주 역시 '남남' 애청자였다. 안재욱은 "아내도 보면서 재밌다고 하더라. 사실 난 아내와 내 작품을 같이 보는 걸 좋아하지는 않는다. 와이프는 이번 작품을 좋아하더라. 재밌어하고 웃고 그랬다. 드라마를 보다가 중간에 자꾸 뭘 물어봐서 그냥 좀 보자고 했다"며 웃었다.
지난 3월 '남남' 촬영을 마무리한 이후에는 육아에 매진했다. 안재욱, 최현주 부부는 슬하 1남 1녀를 두고 있다. 아들은 51세였던 2021년 품에 안았다. 안재욱은 "요즘 너무 힘들었다. 첫째가 초등학교 1학년이고 둘째가 3살이다. 첫째가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했고 둘째는 어린이집에 처음 들어갔는데 둘째의 경우 아직 어려 비행기에 타지 못해 해외에 나가진 못했고 계속 몸으로 부딪히며 구경하고 지냈다. 특히 요즘 첫째랑 추억을 많이 쌓으려고 노력했다. 드디어 내일 개학한다. 계속 와이프랑 '원래 이렇게 방학이 길었냐'고 물어보고 그랬다"고 말했다.
지난 2월 ENA 예능 '오은영 게임'에 출연한 안재욱은 "그때는 오은영 박사님을 만나 아이들의 성향을 파악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해 출연했다. 꾸준히 출연하는 TV 육아 예능 출연은 개인적으로 별로라고 생각한다. 아이들의 나이가 아직 어려 아이들에게 출연 여부를 선택할 수 있는 권리가 없다. 만약 부모의 마음에 따라 출연을 결정했는데 나중에 아이가 좀 더 커서 왜 엄마 아빠 마음대로 출연을 결정했냐고 하면 뭐라고 하나. 지금도 우리 집 문화가 TV를 막 틀어놓고 보는 문화는 아니다"고 밝혔다.
딸은 지난해 부모의 직업이 배우라는 것을 인지했다고. 안재욱은 "7살 때부터 배우라는 직업을 이해하고, 엄마 아빠가 연기하는 사람이라는 걸 알게 됐다. 이후 질문을 많이 하더라. 옛날에는 어딜 가서 사람들이 내게 인사하면 '아빠한테 인사를 왜 해? 아빠를 왜 사람들이 왜 알아봐?'라고 물어봤다. 귀여웠다. 나중에 딸이 굉장히 이해한다는 듯이 '아~멋쟁이 안재욱 씨니까 (알아보는 거구나)'라고 하더라. 그때 아주 귀여워서 쓰러졌다"며 아빠 미소를 지었다.
"제가 출연한 작품을 딸에게 보여주지는 않았어요. 8살부터 뮤지컬을 볼 수 있어 올해 뮤지컬 '할란카운티'를 처음 보여 줬는데 별로 재미있어하지는 않았어요. 광산에서 투쟁하는 노조위원장 역할이었어요. '아빠 왜 여기서 많이 싸워?', '큰 목소리로 왜 사람들이랑 싸워?'라고 묻더라고요. 엄마(최현주) 작품은 봤어요. 신나는 음악도 나오고 하는 작품이라 집에서 흥얼거릴 때 따라 부르더라고요. '시카고' 같은 스타일을 좋아해 줬어요."
아이들과 시간을 많이 보내는 편이냐는 질문에 안재욱은 "자주 함께 시간을 보내려고 노력하는데 시간이 잘 안 가더라. 애들이랑 놀 때는 참 시간이 안 간다. 아이들이 너무 귀엽고 사랑스럽고 좋은데 시간이 안 간다"며 웃었다. 이어 "아빠랑 놀면 잘 안 자려고 하니까 그게 문제다. 우리는 아이를 일찍 재우는 편이다. 저녁 먹고 씻기고 8시 반부터 재운다. 그래도 아빠를 좋아해 주니까 다행이다"고 답했다.
1994년 MBC 드라마 '짝'으로 데뷔한 안재욱은 내년 30주년을 맞이한다. 그간 다양한 장르의 작품에서 다채로운 인물을 연기하며 믿고 보는 배우로 자리매김한 그는 1997년 방영된 MBC '별은 내 가슴에' 주인공 강민을 연기하며 국내를 넘어 세계적 인기를 누린 원조 한류스타다.
지난 30년간의 활동을 되돌아봤을 때 스스로 만족스럽거나 아쉬운 지점은 무엇일까. 안재욱은 "50살이 넘은 후 스스로 어땠나 과거를 떠올려보기도 하고 고민도 많이 한다. 사실 경력에 비해 작품수가 많지 않은 배우다. 다작을 하면 일찍 끝날 수 있다는 생각을 스스로 했다. 요즘 배우들은 작품을 끝없이 하더라. 개인적으로 하나가 끝나면 캐릭터가 잊힐 수 있는 시간도 줘야 한다고 생각해 왔다. 노출이 많아질수록 금방 내 것이 소진될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까지 연기를 할 수 있는 게 아닐까 싶기도 하지만 얼마 전에는 '젊었을 때 많이 할 걸 그랬나', '경험을 더 많이 쌓을 걸 그랬나'라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아쉬운 것도 있지만 후회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배우로서 너무 고집이 센 게 장점이자 단점인 것 같아요. 제가 직선적이기도 하고 고집이 세기도 한데 그 고집이 절 지켜준 것 같기도 하고. 어떨 때는 좀 더 융화가 될 수 있는 부분을 더 차단한 게 아닌가 싶기도 하고. 제가 사실 나이와 경력에 비해 사회성이 잘 없어요.(웃음)"
30주년을 기념한 행사를 진행할 계획도 있냐는 물음에는 "글쎄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 생각을 더 해 봐야 할 것 같다. 우리 팬들이랑 콘서트 정도 할 수 있을 것 같기도 하지만 아직 모르겠다. 다들 몇 년간 제대로 못 봤다. 얼마 전 뮤지컬할 때도 그렇고 해외 팬 분들이 많이 와 주셔서 감사했다. 코로나 때문에 몇 년 못 오다가 오랜만에 보게 됐다"고 답했다.
오랜 팬들은 안재욱에게 어떤 존재일까. 안재욱은 "팬들과 만나면 좋다. 의리의 관계인 것 같기도 하지만 내가 아무리 사정을 한다고 늘 곁에 남아 응원해 줄 수 있는 책임감이 있는 사이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어떤 활동을 하든 국내 팬이든 해외 팬이든 멀리서나마 계속 메시지를 보내 주고 응원해 준다는 게 고맙다. 날 지지해 주는 관객이나 시청자가 없다면 내가 하는 일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싶다"고 설명했다.
"요즘 '남남' 같은 경우 반응이 좋긴 좋은가 보다 체감해요. 요즘 젊은 시청자들은 절 잘 모를 수도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10년 가까이 드라마를 안 하고 공연만 했기 때문에. 지금 젊은 사람들은 TV에 많이 나오는 게 인기 많은 사람이니까. 확실히 '남남' 덕분에 요즘 어디에 다녀도 반응이 딱 와요. 옛날에는 인사 정도를 하고 '팬이었어요'라고 이야기해 주셨는데 요즘에는 '남남'에 대한 구체적인 반응을 보여 주시니까 젊은 친구들도 많이 보는구나 싶었죠."
가수로서 새 앨범을 낼 계획이 있냐는 질문에는 "음반에 대해 가끔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는데 무슨 노래를 해야 할지 모르겠다. 발라드를 하든 록을 하든 어떤 말의 노래를 해야 할지 모르겠다. 내가 갑자기 옛날 헤어진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면 와이프한테 뻘쭘할 것 같고 지금 와이프와의 사랑에 대해 노래한다면 너무 팔불출 같고. 아내와는 그냥 사랑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사랑하는 것에 대해 모두가 듣고 같이 공감할 필요는 없지 않을까. 계몽할 일도 없고"라며 웃었다.
30주년을 앞두고 있는 안재욱은 장르, 캐릭터적으로 한계를 두지 않고 끊임없이 도전해 나갈 계획이다. 안재욱은 "안 그래도 계속 조율 중인 작품이 있다. 예전에는 작품 하나를 하면 너무 많은 일정이 있고 많은 시간이 들었는데 이제 스케줄 분배도 체계적으로 되니까 이 정도 느낌이라면 기회가 되는 대로 작품 활동을 많이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 예전에는 드라마만 몇 개월간 찍고 샤워만 살짝 하고 올 정도로 바빴다. 차로 이동하고 그런 것에 대해 한계를 많이 느끼고 했는데 지금은 정해진 시간만 하니까 좋더라"고 말했다.
이어 "차기작은 아직 협의 중이다. 내후년까지 할 뮤지컬은 정해졌는데 드라마는 계속 협의하고 있다. 주변에서 다 그렇게 이야기하더라. 뮤지컬과 드라마 나누지 말고 다 하라고. 예전에는 둘 다 할 수 없었다. 드라마 밤새 찍고 뮤지컬 공연할 컨디션이 안 됐는데 이젠 병행할 계획"이라고 귀띔했다.
(사진=KT스튜디오 지니, 제이블엔테인먼트 제공)
뉴스엔 황혜진 bloss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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