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주를 대표로" "SOOL 쓰자"…'1.3조 적자' K-술 알리기에 골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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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국주류산업협회와 국세청이 대한민국 술 브랜드 공모전을 열고 K-Liquor(케이 리큐르) 수출 지원협의회를 출범하는 등 우리 술 세계화에 힘쓰는 가운데 업계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앞서 국세청과 한국주류산업협회는 한국 술을 대표하는 이름을 찾는 술 브랜드 공모전을 열고 지난달 말 1등에 'K-SUUL(K-술)', 2등에 'K-Liquorea(K-리코리아)'를 선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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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국주류산업협회와 국세청이 대한민국 술 브랜드 공모전을 열고 K-Liquor(케이 리큐르) 수출 지원협의회를 출범하는 등 우리 술 세계화에 힘쓰는 가운데 업계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거듭되는 술 수출 부진에 K-술 알리기 필요성엔 공감하면서도 우리 술 브랜드 정체성에 대한 의견이 하나로 좁혀지지 않아서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주류 무역수지 적자 폭이 해마다 커지고 있다. 관세청 수출입 현황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주류 수출액은 3979억원으로 집계됐다. 3257억원을 기록한 전년보단 증가했지만 2020년 3243억원으로 내려온 뒤로 쭉 3000억원대에 머물러 있다.
반면 주류 수입액은 지난해 1조7219억원으로 전년 대비 27% 늘었다. 수입액이 매년 증가하면서 무역수지 적자는 2019년 6248억원에서 2021년 1조197억원까지 벌어졌다. 지난해에는 1조324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술 수출이 부진해지자 정부와 주류 업체는 머리를 맞댔지만 우리 술을 하나로 통칭할 브랜드를 만드는데 이견을 보인다. 앞서 국세청과 한국주류산업협회는 한국 술을 대표하는 이름을 찾는 술 브랜드 공모전을 열고 지난달 말 1등에 'K-SUUL(K-술)', 2등에 'K-Liquorea(K-리코리아)'를 선정했다.
양 기관은 협의를 거쳐 우리 술을 대표하는 상징, 디자인 등을 만든 뒤 수출 주류 병에 표기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공모전 결과를 두고 다양한 지적이 제기됐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이름 앞에 무조건 알파벳 'K'를 붙이는 것보다 우리 술을 좀 더 효과적으로 알릴 방법이 필요하다"며 "막걸리, 소주, 청주 등을 하나의 고유명사로 표현한다면 영세 전통주 업체도 브랜딩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명욱 세종사이버대 바리스타·소믈리에학과 겸임교수는 K-술의 정의를 먼저 내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명 교수는 "해외 유명 술은 지역과 농업에 기반한 술이다. 일본의 사케처럼 술이라는 어원을 발굴해 알려야 한다"며 "우리 술의 어원을 보면 물과 불, 발효와 관련이 있기 때문에 이러한 맥락을 이어서 술 브랜드 이름을 지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배상면주가는 10여 년 전부터 '술'이라는 단어를 국내외에 널리 쓰자고 제안해 왔다. 그래야 소주를 비롯한 막걸리, 전통주 등을 한 단어로 통일해 부를 수 있기 때문이다. 배상면주가는 술을 영어 'SOOL'로 표기해 위키피디아 같은 온라인 백과사전 등에 등재하려고 시도하기도 했다.
배상면주가 관계자는 "일본은 사케, 영어는 와인 등 저마다 술이라는 용어를 자국의 언어로 표현하는데 우리만 'Korean Traditional Wine'이라고 부른다"고 지적했다. 배영호 배상면주가 대표이사는 배상면주가의 홈페이지 주소도 'SOOL(술)'이라는 단어를 활용해 지었다.
반면 소주가 한국의 대표적인 주류인 만큼 소주(SOJU)를 대표 브랜드로 만들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실제 한식진흥원의 지난해 해외 한식 소비자 조사에 따르면 외국인들이 가장 많이 경험해 본 한국 술은 소주가 46.5%로 1위를 차지했다. 주종별 수출 현황에서도 지난해 소주 수출액은 9300만달러로 가장 많이 수출된 주류 품목으로 꼽혔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희석식 소주가 가장 대중적이지만 국내 모든 술을 총칭하기에는 부족하기 때문에 희석식 소주, 전통 증류식 소주를 모두 아우르는 브랜드를 지으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예림 기자 yesri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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