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관영지 "오염수, 생태계 파괴 자명…실사판 고질라 등장 우려"

정윤영 기자 2023. 8. 23. 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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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시다 "기상·해상 조건 등에 차질이 없다면 24일 실시"
中 관영지 "홍콩·마카오 日 해산물 등 수입 금지 조치…방류 결정, 선례로 남을 것"
일본이 오는 24일부터 후쿠시마 오염수를 방류한다. 자료사진. ⓒ News1 DB

(서울=뉴스1) 정윤영 기자 =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날짜를 오는 24일로 결정한 가운데 중국 관영지는 '드디어 판도라의 상자가 열렸다'면서 국제 사회에서는 생태계 파괴로 인한 '실사판 고질라'가 등장할 것이란 불안이 엄습하고 있다며 반발했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의 영문판 글로벌타임스는 23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국내외 우려와 지속적인 반대에도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를 강행하면서 판도라의 상자를 열었다며 이번 결정은 일본의 국가 이미지와 경제적 이익 그리고 일본과의 인적 교류에도 큰 타격을 줄 것이라고 비판했다.

글로벌타임스는 "일본이 방류를 강행할 수 있도록 미국과 일부 동맹국이 면죄부를 준 것을 감안할 때, 이번 사건은 역사에 선례로 남을 것"이라면서 "판도라의 상자가 열리게 될 경우 전 세계 생태 환경 파괴 뿐만 아니라과 (유전자 변형에 따른) 현실판 고질라가 등장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전세계 대중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기시다 총리는 전날 각료 회의(각의)를 열고 "오염수 처리를 절대 미룰 수 없다"며 "기상·해상 조건 등에 차질이 없다면 24일 (방류를) 실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21일에도 어민 대표와 회담을 진행한 뒤 "이해가 깊어지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글로벌타임스는 "기시다 총리의 발표 직후 약 230명의 환경 운동가와 어민들이 총리실 밖에서 항의 시위를 벌이며 오염수를 바다에 방류하지 말 것을 촉구했다"면서 "어민 단체와 어느 정도 이해에 도달했다는 기시다 총리의 주장에 강력히 의문을 제기한다"고 지적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22일 각료 회의(각의)를 열고 "오염수 처리를 절대 미룰 수 없다"며 "기상·해상 조건 등에 차질이 없다면 24일 (방류를) 실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2023.08.22. ⓒ 로이터=뉴스1 ⓒ News1 정윤영 기자

글로벌타임스는 "오염수 방류와 관련해 분노와 두려움은 일본 밖에 국가와 지역으로 들불처럼 번지고 있다. 마카오는 방류 날짜인 24일부터 후쿠시마, 이바라키, 도쿄 등 일본 10개 현과 도시가 원산지인 수산물, 동물성 식품, 신선 식품 등을 금지하기로 했고, 홍콩은 같은 지역에서의 모든 활어와 냉장·냉동·건조된 수산물, 천일염, 미가공 또는 가공 해조류 수입을 금지한다"고 전했다.

또 중국인들 사이에서는 후쿠시마 인근 고위험 지역의 다른 농산물과 식품, 수산물을 원료로 한 화장품 등에 대한 수입 금지 품목을 확대해야 한다는 여론도 들끓고 있다고 관영지는 전했다.

일본의 인권 변호사인 도츠카 에쓰로는 글로벌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오염수가 일본 영해를 통해 공해로 퍼지면 오염수의 방사성 물질이 확산돼 통제할 수 없고 식별할 수 없는 상태에 놓일 것이라며 우려를 표명했다.

그는 "방사성 물질이 축적된 어패류를 섭취한 사람에게 건강상 문제가 생기더라도 그 피해가 후쿠시마 오염수에서 유래한 방사성 물질 때문인지 인과관계를 증명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면서 "정부의 방류 계획은 법적 관점에서 문제가 많지만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에 법적 책임을 묻기는 매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익명을 요구한 중국의 원자력 안전 분야의 전문가도 오염수 방류의 과학성과 정당성을 제기하며 다핵종제거설비(ALPS)에 의문을 표했다. 그는 방류가 시작되면 인체의 건강과 생태계의 안전, 지구 환경에 미칠 피해에 대한 예측 불가능성과 불확실성에 주목했다.

이날 중국 글로벌타임스는 별도로 게재한 사설에서도 일본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전반적 이익에 심각한 피해를 입히고 국제적 명성에 지울 수 없는 영구적 오점을 남겼다며 일본 정부는 자국민들을 포함한 국제사회의 끊임없는 비판과 책임 요구에 무기한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글로벌타임스는 "100만 톤이 넘는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가 시작되면 30년 이상 중단없이 진행될 것이다. 인류 역사상 이렇게 장기간에 걸쳐 대규모로 핵 오염수를 해양에 방출한 전례는 없다"며 "2023년 8월 24일은 해양 환경에 재앙적인 날로 역사에 기록될 것"이라고 했다.

글로벌타임스는 "중국 속담에 '엎질러진 물은 되돌리기 어렵다'는 말이 있다. 원전 오염수가 바다에 방류되면 그 결과는 돌이킬 수 없다"면서 "일본은 그 책임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일본 정부는 8월 기준 134만 톤의 방사능 오염수를 다핵종제거설비(ALPS)를 거쳐 수중 트리튬(삼중수소) 농도를 국가 기준치의 40분의 1(1리터당 1500베크렐㏃ 미만) 수준까지 떨어뜨린 다음 오는 24일부터 해저터널로 원전 앞 1㎞ 해역에 흘려보내기로 결정했다.

ⓒ News1 김지영 디자이너

yoong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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