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 이야기, 전 세계 청년들의 '시대정신'과 뗄 수 없는 관계"
"BTS, 원형적 이야기 실현"…음화(音話)이자 음화(音畫)
"'방탄소년단 멤버들에게 미친 영향'과 '시대에 미친 영향' 두 가지 중심"
韓 저자 도서 중 처음으로 '더 뉴욕타임스 베스트 셀러' 1위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글로벌 슈퍼 그룹 '방탄소년단'(BTS) 데뷔 10주년을 맞아 멤버들과 소속사 빅히트 뮤직이 출간한 오피셜 북 '비욘드 더 스토리 : 텐 이어 레코드 오브 BTS(BEYOND THE STORY : 10-YEAR RECORD OF BTS)'는 '음화(音話)'라는 말을 만들어 붙여도 과하지 않다.
화(話)는 이야기다. 이야기는 긴 호흡의 믿음이다. 파편화될 수 있는 개별적 기억을 부서질 수 없는 원형으로 증언하는 행위다. 방탄소년단이 지난 10년 간 K팝 역사 미답(未踏)의 영역을 헤치며 쌓아온 진리다. 그 증거들은 방탄소년단 멤버들인 RM(김남준)·진(김석진)·슈가(민윤기)·제이홉(정호석)·지민(박지민)·뷔(김태형)·정국(전정국)이 저자인 이 책에 녹아 있다.
물론 K팝 표정들을 모두 모은다고 K팝의 대표적 얼굴을 만들 수는 없다. 하지만 K팝 아티스트가 갖고 있는 진심은 독자적인 것이고, 그건 전체로 환원하기 힘들더라도 고유성이 된다. 곧 독립적 진실이자 겸손으로 직결된다. 방탄소년단의 행보, 멤버들 각자의 삶과 맞닿는다.
그래서 '비욘드 더 스토리'는 '음화(音畫)'이기도 하다. 음화는 음악을 들으면 그림이 연상될 만큼 음악 효과를 극대화하는 것이다. 방탄소년단의 음악은 K팝 신(scene)뿐만 글로벌 음악계 판도를 바꿨고, 팬덤 '아미'와 함께 이전에 볼 수 없던 음악 풍경화를 만들어냈다. 그래서 '비욘드 더 스토리'는 공시적 관점이 아닌 통시적 관점의 K팝 인문서 또는 역사서가 된다.
이런 책의 특질을 위해선 K팝 역사를 잘 알고, 각종 현상에 대해 톺아볼 수 있는 성실한 기록자도 필요하다. 강명석 위버스 매거진 편집장이 공동 저자로 이름을 올린 이유다. 강 편집장은 K팝 아이돌 원형질로 통하는 서태지와 아이들부터 지금의 4세대 K팝까지를 모두 아우를 수 있는 대중문화 평론가이기도 하다. 강 편집장은 최근 서면 인터뷰에서 "방탄소년단의 이야기는 전 세계 청년들의 시대정신과 뗄 수 없는 관계"라고 말했다. 다음은 그와 나눈 일문일답.
-3년 간 멤버들과 인터뷰를 해오시면서 집필한 것으로 아는데, 책을 쓰는 과정에서 무엇이 가장 힘들었습니까?
"인터뷰를 진행하는 사이에 팬데믹이라는 특수한 상황이 왔고, 인터뷰의 대부분은 팬데믹 기간 동안 진행됐습니다. 그러다 보니 팬데믹 시기에 대한 부분도 넣어야 할지, 특히 방탄소년단이 팬데믹 기간 동안 '다이너마이트(Dynamite)', '버터(Butter)' 등으로 빌보드 메인 싱글차트 '핫(HOT) 100' 1위라는 기념비적인 기록을 세우기도 했기에 책에 어느 시점까지 반영해야 할지가 가장 고민되는 부분이었습니다. 결국 전 세계 대중문화 산업에도 큰 영향을 미친 팬데믹 기간을 담기로 결정했고, 방탄소년단이 데뷔부터 팬데믹을 거쳐 그래미 시상식 무대에 서기까지의 과정을 모두 담게 됐습니다."
-한국인 저자의 도서 중에선 처음으로 '더 뉴욕타임스 베스트 셀러' 1위를 차지하기도 했는데요. 아무래도 외국 분들이 많이 읽으실 테니 번역을 고려해 각주를 비롯해 한국어 문장 등 여러 측면에서 신경도 많이 쓰셨을 거 같아요.
"문장의 경우는 사실 번역을 해주신 모든 분들의 역량이라 생각합니다. 번역을 고려해 한국어 문장을 썼다기보다는 누가 읽어도 편하게 읽히도록 문장을 쓰는 데 주력한 쪽에 가깝습니다. 그 외 각주와 방탄소년단의 각종 자료를 볼 수 있는 QR 코드 등은 편집자인 김연주님의 아이디어와 주도로 진행된 것인데, 방탄소년단에 관해 누가 책을 읽어도 이해하기 쉽게 정보를 정리한다는 점에서 아주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인터뷰 답변과 함께 편집장님의 해석 또는 부연이 중간중간 들어가 있는데 이런 방식을 택한 이유가 있을까요?
"방탄소년단을 이야기하기 위해서는 여러 맥락에 대한 이해가 필요합니다. 과거의 일을 멤버들이 짚는 내용이 많다 보니 인터뷰에서 언급하는 내용에 당시 상황과 맥락에 대한 이해를 도와야 하는 부분도 있었고, 방탄소년단의 이야기는 데뷔부터 현재까지 한국의 아이돌 산업부터 전 세계 대중음악 산업까지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기에 이런 부분들을 설명해야 할 부분들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방탄소년단의 인터뷰에 담긴 맥락을 안내하는 역할을 했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멤버들이 워낙 바빠서 통으로 인터뷰가 이뤄지기는 당연히 힘들었을 거 같은데, 인터뷰는 주로 어디서 어떤 방식으로 이뤄졌고 흐름을 이어가기 위해 어떤 노력들을 했는지요. 이미 많은 내용을 알고 계셨겠지만 책을 위해서는 또 자료 조사를 하셔야 했을 거 같은데 얼마 만큼의 자료를 어떻게 모으셨는지요. 하이브가 갖고 있는 외 자료도 찾아보셨을 거 같습니다.
"인터뷰가 팬데믹 시기부터 진행됐기 때문에 한국에서, 그리고 대부분 빅히트 뮤직 및 하이브가 위치한 사옥에서 진행됐습니다. 워낙 방대한 내용을 담아야 하는 인터뷰여서 한 번에 진행될 수는 없었고, 3년 동안 멤버들마다 3개월에 한 번꼴로 여러 차례 인터뷰를 하면서 데뷔부터 인터뷰 진행 시점에서 현재까지의 내용을 담았습니다. 자료의 경우 방탄소년단에 대해서는 이전부터 자료를 모으기도 했지만, 이 책을 작업하면서 다시 각종 미디어의 기사부터 방탄소년단 SNS 게시물에 달린 댓글 등 다양한 관점을 제시할 수 있는 자료들을 체크했습니다."
-멤버들마다 성격이 다르고 특성이 달라 인터뷰를 하거나 속마음 등을 꺼낼 때 각각 접근방식도 달랐을 거 같습니다.
"이 부분은 인터뷰 방식의 특성상 접근 방식이 달랐다기보다 점점 더 편하게 대화하게 되는 과정이 중요했던 것 같습니다. 여러 차례 인터뷰를 하면, 처음에는 인터뷰의 형식에 가깝게 진행되더라도 회차가 진행될수록 일반적인 대화를 주고받으면서 점점 더 편하게 이야기를 꺼낼 수 있게 되는 것 같습니다. 방탄소년단의 경우 처음부터 인터뷰에 대해 굉장히 편하게 접근하는 마인드이기도 했고,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편하게 일반적인 대화하듯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많은 이야기가 나올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번 책은 방탄소년단 이야기로만 한정짓기엔 다소 아까운 측면도 있습니다. 방탄소년단은 K팝의 전환점이 된 만큼 산업적인 부분이 녹아 있는 역사서이기도 하고 세계적인 아티스트가 된 K팝 스타들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인문학서 같은 느낌도 받았습니다. 그런 부분도 혹시 고려한 측면이 있나요?
"이 책을 처음 쓸 때부터 방탄소년단의 이야기는 단지 이 팀 만의 이야기로 한정 짓기에는 K-팝, 더 나아가 전 세계 청년들의 시대정신과도 뗄 수 없는 관계를 가지고 있기에 방탄소년단의 성장 과정 속에서 한 시대가 청년 문화라는 점에서, 그리고 음악 산업이라는 점에서 어떻게 변화하는지 그려내고 싶었습니다."
-제목 '비욘드 더 스토리'는 많은 걸 은유하고 시사하고 담고 있습니다. 이런 제목을 짓게 된 결정적인 이유는 무엇이었습니까?
"이 책에 대한 집필 제안을 받고 처음부터 책 제목에 '스토리'는 꼭 들어가야 하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방탄소년단이 가진 특징 중 하나는 이 팀이 아티스트로서 하나의 원형적인 이야기를 실현했다는 데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한국의 10대 중반에서 막 20대가 된 일곱 명의 청년이 세계로 나아가고, 그 과정에서 내면적인 성장을 이루면서 좋은 어른이 되고, 자신에게 조건 없는 사랑을 준 팬들에게 그 사랑을 돌려주고, 더 나아가 영향력을 통해 세상에 기여를 하는 건 이 시대의 아티스트가 보여줄 수 있는 가장 이상적인 이야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 점에서 1960년대의 비틀스와 내용은 다르지만 그 시대의 아티스트로서 전달할 수 있는 이야기의 원형을 만들어냈다는 것은 같다고 생각하고요. 그래서 이 책을 통해 그 이야기를 하나의 완결된 서술로 정리하고, 이 이야기가 오랫동안 계속 전파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있었습니다."
-제가 본 이 책의 중요한 포인트 중 하나는 '인정투쟁의 역사'였습니다. 이건 승부를 위한 격렬한 싸움이 아니라 명예를 위한 싸움으로 해석할 수 있는 여지가 큰데요. 이건 곧 방탄소년단의 행보, 성향과도 맞물립니다. 아울러 편집장님의 글을 써온 방식과도 비슷하다고 봐요. 그간 편집장님은 창이 아닌 방패로서 글을 사용하며 수많은 편견, 오해로부터 대중문화의 장점을 살려왔다고 저는 보거든요. 방탄소년단과 편집장님의 이런 성향이 맞물려 이번 책의 성격, 특징도 정해진 거 같은데요. 함께 대화를 나누면서 어떤 지점들이 통했습니까? 방탄소년단의 소통 방식의 장점은 무엇인가요?
"물론 모든 아티스트에게 성공은 중요하지만 방탄소년단에게 성공은 자신들이 세상에 존재의 이유를 묻는 과정이기도 했다고 생각됩니다. 방탄소년단은 데뷔 후 팀이 존재해야 할 이유, 그들이 아티스트로서 살아갈 수 있는 이유를 찾아야 했고 그래서 단지 상업적인 성공뿐만 아니라 진정으로 그들이 음악을 하는 이유를 입증하고자 했습니다. 비즈니스 논리로는 설명할 수 없는 그 치열함과 절박한 마음이야말로 방탄소년단을 더욱 특별하게 해줬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 모든 이야기를 아주 솔직하게 음악과 SNS 등을 통해 진정성 있게 전달하는 게 방탄소년단의 소통 방식이라고 생각하고요. 사람으로서 가진 기쁨뿐만 아니라 고통과 고민에 대해서도 팬에게 솔직하게 말할 수 있는 아티스트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 점에서 저의 인터뷰 방식이나 글을 쓰는 방식은 방탄소년단의 당시 행동 그 자체에 얽힌 에피소드보다는 그 이유를 묻고, 그 이유로부터 방탄소년단에 대해 이해하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어서 방탄소년단의 이야기에 대한 맥락을 풀어내는 데 도움이 된 것 같습니다."
-또 이 책엔 방탄소년단이 지금의 위상이 쉽게 쌓아진 것은 아니라는 증거도 수많이 포함됐습니다. 그런데 그 증거가 너무 많기 때문에 다 담을 순 없죠. 지난한 취사선택의 과정을 거쳤을 거 같은데 그 선택의 가장 중요한 기준은 무엇이었습니까? 혹시 분량상 포함하지 못해 아쉬운 부분도 있나요?
"아무래도 멤버들 인터뷰가 다 실리지 못한 부분이 가장 아쉽습니다. 더 많은 이야기가 있지만 분량 등을 이유로 다 담을 수 없었습니다. 그 외 방탄소년단과 관련된 자료나 에피소드 중 무엇을 실을 것인가에 대해서는, 팀으로서 방탄소년단의 역사에 중요한 의미를 가진 사건과 무대를 중심으로 정리한 뒤, 그 역사에서 방탄소년단에게 중요한 의미를 갖는 사건들을 골랐습니다. 중요한 의미라는 기준은 아무래도 제가 방탄소년단을 보는 관점에 기반할 수밖에 없는데, '방탄소년단 멤버들에게 미친 영향'과 '시대에 미친 영향' 두 가지를 중심에 두었습니다."
-이 책을 집필하시면서 새롭게 알게 된 방탄소년단의 힘 또는 매력이 있는지도 궁금합니다.
"무엇보다 현재 시점에서 자신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아티스트로서 삶의 방향을 생각한다는 점에서 정말 배울 점이 많다고 생각했습니다. 아티스트가 엄청난 성공을 거둔 뒤에는 무엇을 해야 할지 고민하지 않을 수 없는데, 그 고민의 과정을 피하지 않고 현재 시점에서 자기 자신이 어떻게 살아가야 할 것인지 생각하고, 그것을 솔직히 말할 수 있는 아티스트들이라는 점에서 정말 깊은 인상을 받았습니다."
-책이 출간된 날이 '아미 데이'(7월9일)인 것도 인상 깊었습니다. 편집장님이 이미 쓰신 것처럼, 아미와 방탄소년단의 관계는 세상 어떤 팬덤보다 특별하고 애틋한 관계인데 편집장님은 이 관계성의 어떤 부분에 가장 집중을 했는지요. 그리고 이 관계가 왜 K팝 나아가 음악 시장에서 중요하다고 보십니까?
"아티스트와 팬덤이 상호 영향을 주고받으면서 점점 더 좋은 관계로 발전했다는 점에 주목했습니다. 기존 음악 산업에서 아티스트와 팬덤은 팬덤이 아티스트에게 사랑을 주는 관계로 받아들여지곤 했습니다. 미디어 환경 때문에라도 아티스트가 팬덤과 상호 소통 하기 쉽지 않았으니까요. 그런데 방탄소년단은 팬덤의 마음을 아티스트가 알고, 아티스트가 다시 팬덤에게 답하고, 음악으로 표현하면서 팬덤에게 우리가 함께 이 길을 걷고 있다는 믿음을 주었습니다. 그리고 이 믿음의 과정에서 어떻게 하면 더 좋은 일들을 만들 수 있을지에 대해 함께 공감하며 점점 더 대단한 일을 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방탄소년단과 아미 모두를 리스펙트(respect)합니다. 그리고 한국 아이돌 산업은 근본적으로 아티스트에 대한 팬덤의 깊은 사랑으로 움직입니다. 그 점에서 아티스트는 물론 산업 전반에서 팬덤의 마음을 이해하고 소통하며, 팬을 존중하는 자세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편집장님은 일부에선 K팝 아이돌 원형질로 보는 서태지와 아이들부터 지금의 4세대 K팝까지 골고루 톺아봐오셨는데요, 그런 분으로서 방탄소년단이 우리 대중음악 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이유는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방탄소년단이 현재 음악 산업에 미친 영향은 워낙 광범위해서 하나로만 이야기할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가장 중요한 점을 꼽으라면 K-팝, 또는 한국 아이돌 음악이 전 세계에서 하나의 장르로서 아주 뚜렷한 시장을 갖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점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K-팝은 이제 전 세계적으로 고정적인 팬, 또는 리스너가 있는 장르로 자리 잡았는데, 여기에는 많은 분들의 노력이 있었지만 특히 방탄소년단의 역할이 결정적이었다는 데는 모두가 동의하실 것 같습니다. 또한 이런 방탄소년단의 역할에는 SNS와 유튜브를 비롯한 미디어의 역할, 그리고 팬덤의 중요성 등 이 시대의 여러 환경 변화가 중요했는데, 방탄소년단은 그 모든 부분에서 선구자이자 가장 큰 성공을 거둔 존재라고 할 수 있을 듯합니다."
-멤버들의 말 그 자체로 알찼지만, 편집장의 문장도 읽는 맛을 줬고 내용에 근사함을 더했습니다. 이번 책에서 가장 신경 쓴 문장체나 글의 구조 같은 것이 있었나요?
"저로서는 멤버들의 인터뷰가 주된 내용인 책인 만큼 인터뷰 다음에 이어지는 문장이 어색하지 않게, 그리고 인터뷰의 맥락을 전달하는 방법에 대한 부분이 중요했고, 그에 더해 문장은 최대한 간결하게 쓰고자 했습니다. 이야기를 전달하는 책이기 때문에 제 개인의 문장 스타일보다는 내용을 잘 전달할 수 있는 간결하고 명확한 문체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읽는 분이 쉽고 재미있게 따라갈 수 있도록 사건의 배열 순서, 그리고 멤버들의 인터뷰와 앨범과 퍼포먼스에 대한 리뷰 등의 배열이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도록 흐름을 조절하는 부분을 중요하게 생각했습니다."
-이 책을 완성하신 다음에 방탄소년단에 대해 또 다른 할말이 생겼을 거 같아요. 다 풀자면 얘기가 길어질 테니 혹시 짧게 축약을 하거나 힌트를 주신다면요.
"방탄소년단은 이미 활동 10주년을 맞이했지만, 멤버들은 여전히 보여줄 것이 많은 팀이라고 생각합니다. 멤버들의 솔로 활동으로 또다시 입증했듯, 지금도 점점 더 음악적으로 넓고 깊은 스펙트럼을 만들어나가고 있고, 그래서 앞으로의 10년 또한 더욱 기대됩니다."
-이 책을 완성하시고 대중문화를 다루는 글쟁이로서 대중문화나 아티스트를 바라보는 관점이 달라진 부분이 있나요?
"이론적인 부분보다 심정적인 변화에 가까울 것 같습니다. 아티스트들을 보고 글을 써온 입장에서 지금까지는 담담하게 바라온 입장이었다면 방탄소년단 멤버들을 꾸준히 인터뷰하면서 그들이 거쳐온 시간에 대한 생각과 고민, 그리고 인터뷰가 진행되는 3년의 시간 동안에도 계속된 성장으로 인해 아티스트의 인간적인 면모를 이전보다 더욱 깊게 이해할 수 있게 된 것 같습니다. 힘들었던 일들에 대해서도 담담하게 이야기하던 멤버들 때문에 울컥했던 일들이 자주 있었습니다."
-마지막 질문입니다. 방탄소년단, 방시혁 의장, 하이브가 음악으로서 대중문화를 고급 장르로 만들었다면 편집장님은 글로서 평론으로서 대중문화 장르에 품격 있는 시선을 부여했습니다. 대중문화, 특히 한국 대중문화와 K팝이 우리에게 중요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그 중에서도 방탄소년단은 대중문화를 다루는 전문가인 편집장님에게 어떤 생각과 고민을 줬나요.
"결국은 그 모든 것이 우리의 삶 속에 들어와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사람들은 대중문화를 통해 한 시대는 물론 자신의 개인적인 추억까지 기억하고, 의미를 부여합니다. 다른 한편으로는 대중문화는 어떤 식으로든 그 시대를 반영할 수밖에 없습니다. 작품 내용뿐만 아니라 그 작품에 대한 반응까지 모두 그 시대를 반영하게 됩니다. 그 점에서 한국 대중문화와 K-팝은 내용과 현상 양면에서 한국은 물론 전 세계의 현시대가 갖는 방향을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방탄소년단의 예를 들면 밀레니얼 세대에서 Z세대로 넘어가는 사이의 청년들이 성공을 열망하며 인정 투쟁을 치르고, SNS와 유튜브를 중심으로 전 세계에 나아가며, 그 과정에서 강력한 팬덤을 얻습니다. 그리고 그 팬덤과 함께 성장하면서 세상에 보다 나은 일을 하기까지의 모든 것들이 이 시대상을 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들의 앨범은 그 기록이기도 하고요. 물론 다른 나라의 콘텐츠들 또한 그렇지만, 한국 대중문화는 내용과 현상 양면에서 이 시대를 가장 직접적으로 반영하는 경향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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