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걸리던 사업승인, 이제 2시간”…투자자 바짓가랑이 잡는 이 나라
22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상하이시 정부는 전날 기자회견에서 린강(臨港) 자유무역구(FTZ) 내 외국인 투자 프로젝트 사업 등록 절차를 2시간 내 끝내고 조건이 부합하면 공장 건설 역시 허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기존에는 약 이틀이 소요되는 등록절차를 대폭 간소화한 것이다. 상하이시는 신규 외국인 투자 프로젝트 유치를 위한 노력으로 레드 테이프(관료제적 형식주의)를 줄이고 인프라 건설에 속도를 내겠다는 취지로 이같은 조치를 도입했다고 SCMP는 전했다.
린강 자유무역구는 상하이 남쪽 해안에 120㎢ 규모로 조성된 최첨단 생산 단지 겸 수출 기지다. 2019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지시로 상하이 자유무역구(FTZ)에 추가됐다.
이 지구는 미국 전기차 기업인 테슬라와의 협업으로 특히 잘 알려져 있다. 2018년 린강 자유무역구는 테슬라가 미국 외 지역에서 지은 첫 공장인 기가팩토리3 공장을 유치해 이듬해 12월에 완공했다.
이후 기가팩토리3는 테슬라의 최대 생산 기지로 발돋움했다. 지난해 테슬라 전기차 생산량 131만대의 절반이 넘는 71만대가 이곳에서 생산됐다. 테슬라는 올해 3분기에는 대용량 전기에너지 저장 장치를 생산하는 메가팩 공장을 린강 지구에 착공해 내년 2분기부터 생산을 시작할 예정이다.
상하이시는 테슬라의 성공 사례에 힙입어 외자기업 유치에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상하이시는 “우리는 테슬라 공장의 빠른 건설 속도를 새로운 표준으로 만들고자 한다”며 “린강 자유무역구는 상업 활동 촉진과 비즈니스 친화 환경 조성에서 최고의 국제적 기준을 고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상하이시는 현재 주력 목표로 삼고 있는 외자 프로젝트를 특정하지 않았다. 다만 린강 자유무역구는 경제 고성장을 견인할 신에너지차, 반도체, 인공지능(AI), 생명공학 등에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은 올 초 ‘위드 코로나’로 전환한 후 외국인 투자 유치에 공을 들이고 있다. 미국과의 긴장 고조에도 불구하고 정치와 분리해 미국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을 연이어 초청하는 등 ‘레드 카펫’을 깔아주는 분위기다.
전날에도 리창 중국 총리는 베이징에서 중국에 진출한 미국 기업들 단체인 미중무역전국위원회(USCBC)의 대표단을 만나 “중국은 시장 접근을 확대하고 포괄적으로 비즈니스 환경을 최적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리 총리와 USCBC 대표단의 회동은 지나 러몬도 미국 상무부 장관이 이달 말 중국을 방문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이뤄졌다.
상하이시의 이번 조치는 리오프닝(일상 재개) 이후 중국 경제가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 가운데 나왔다. 지난 18일 중국 상무부 발표에 따르면 중국이 1~7월 유치한 외국인 직접투자(FDI)는 전년 동기 대비 4% 줄어든 7667억1000만위안(약 141조원)으로 나타났다. 1∼6월 상하이시의 FDI 유치는 전년 동기보다 7.1%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지만, 이는 지난해 4∼6월 봉쇄 등 ‘제로 코로나’에 따른 기저 효과 때문이라고 SCMP는 설명했다.
한편 미국 제약사 모더나는 지난달 상하이시 정부와 약 10억달러(약 1조3400억원) 규모 현지 투자 계약을 체결했다. 앞서 모더나는 지난 5월 상하이 민항구에 ‘모더나 (중국) 바이오테크 유한회사’ 법인을 등록하면서 중국 시장 진출을 위한 예비 단계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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