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조돈현 SK 사장 “딥체인지 원동력은 구성원 학습”

박성우 기자 2023. 8. 23.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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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그룹 최고학습책임자(CLO)

“딥 체인지(Deep Change·근본적 변화) 실천이 가속화되기 위해서는 조직의 대응 뿐만 아니라 구성원 개개인의 학습이 매우 중요한 원동력이 될 수 있다.”

조돈현 SK그룹 최고학습책임자(CLO) 사장은 “세상이 너무나 빠르게 변화하고 있어, 기업도 대응이 어려운 시대가 왔다”며 “미래에 대해 회사도 준비하지만 구성원 스스로가 학습을 통해 지식을 축적했을 때 비로소 개인, 조직, 산업 나아가 국가 전체의 딥체인지 확산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조돈현 SK이노베이션 사장 겸 써니 CLO가 딥체인지를 설명하고 있다. /SK 제공

딥체인지는 2016년 3월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등기이사로 복귀한 뒤 그해 6월 열린 확대경영회의에서 내놓은 경영 키워드다. 확대경영회의는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가 참석하는 SK그룹의 주요 행사 중 하나로 이천포럼(8월), CEO세미나(10월)와 함께 3대 연례행사로 꼽힌다.

조 사장은 “이천포럼, 써니는 세상의 변화를 이해하고 학습하는 장”이라며 “써니를 통해 작년에만 총 200만 시간의 임직원 학습이 이뤄졌고, 이러한 성공적인 플랫폼이 확산될 수 있도록 대학교와의 연계교육 강화도 추진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조 사장은 1987년 SK에 입사한 뒤 SK그룹 HR실장, SK수펙스추구협의회 HR지원팀장 등 35년 넘게 인사와 기업문화를 담당했다. 다음은 조 사장과의 일문일답.

─이천포럼과 써니는 무엇인가.

“이천포럼은 경영진을 중심으로 시대의 흐름을 학습하는 행사다. 써니는 SK의 사내 학습 플랫폼으로 작년 말 기준으로 14개 영역, 1900개 과정이 담겨있다. 초기에는 CEO 등 경영진만 참여했지만 2019년에 임직원 모두가 참여하는 내부 학습 플랫폼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모이면서 써니가 만들어졌다. 시대의 흐름에 따라 바이오 등 신규 과정을 추가할 예정이다.”

─SK의 학습 경영은 딥체인지에 어떤 기여를 하는가.

비즈니스 모델, 일하는 방식 변화 등에 대해 회사도 준비해야겠지만 구성원 개개인도 대응과 공략법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 연간 근무시간의 10%를 학습 시간으로 보장하고 있다. ‘티끌 모아 태산이 된다’는 말처럼 이천포럼과 써니 등을 통해 구성원 모두가 미래에 대해 학습하고 경험을 축적한다면 개인, 조직, 국가의 딥체인지는 더욱 가속화될 수 있다.”

─사내 학습이 왜 필요한가.

“과거에는 세상의 변화가 그렇게 많지 않았고 속도도 느렸다. 신입사원, 관리자, 임원 등 학습이 필요한 시기에만 교육하면 됐다. 하지만 지금은 세상의 변화가 너무 빠르고 기업조차 대응이 쉽지 않다. 구성원 개개인은 적응이 더 어려울 수 있다. 그래서 학습이 필요하다. 써니 이전에 모든 교육 시간을 합쳐도 연간 2만 시간을 채우기 어려웠다. 하지만 써니가 출범한 뒤 지난해에만 구성원의 학습 시간이 100배 이상 늘어난 200만 시간을 넘겼다.”

─학습을 통해 구성원의 커리어가 좋아진다면 이직 등 인력 유출 부작용이 있을 것 같다

“노동 시장은 열려있다. 만약 SK에 좋은 기업 문화가 없고 개인의 역량만큼 새로운 기회 등 대우를 해주지 않는다면 회사를 떠날 수 있다. SK 구성원의 경쟁력이 높아진다는 것은 기업뿐만 아니라 전체 업계, 나아가 우리나라 전체의 경쟁력이 높아지는 결과를 낼 수 있다. 많은 기업이 사내 교육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이천포럼, 써니 등 학습에 대한 인센티브가 있나.

“학습 플랫폼을 오랜 기간 운영하면서 구성원 사이에 학습의 효과가 있다는 신뢰가 쌓이고 있다. 우리는 교육이 아니라 구성원 스스로 학습을 추구하고 있다. 예를 들어 SK하이닉스의 경우 A과정을 이수했을 때 사내 메신저에 교육 이수자를 의미하는 배지를 달아준다. 일부 멤버사는 인공지능(AI) 교육을 받은 뒤 자격증을 취득하면 보너스를 주기도 한다. 인센티브 등 제도개선과 기업문화 변화, 리더십 보완 등 여러 가지 정책을 고민하고 있다.”

─대학과의 교육 연계 강화를 추진하고 있다.

“써니는 미래를 준비하도록 도와주는 역할인데 이것을 외부에 확산하려고 한다. 일차적으로 고려대, 연세대, 한양대 등 대학교에 써니의 일부 과정을 공개했다. 또 SK 내부 데이터를 활용해 만든 AI·데이터 과정도 준비하고 있다. 대학생들은 기술과 비즈니스 설계, 문제해결 능력을 배울 수 있게 된다. 취업 준비생 입장에서는 써니 경험을 통해 SK가 어떤 미래를 그리고 어떤 인재를 요구하는지 엿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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