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분규 or 파업’ 갈림길 선 완성차 업계
GM한국사업장 노조도 23일 투표 계획
기아·르노코리아 노사도 합의점 못 찾아
KG 모빌리티, 완성차 중 유일하게 타결
[이데일리 김성진 기자] 국내 5개 완성차 업체들이 지난해 모두 무분규로 임금 및 단체협상을 마무리했지만 올해는 노사 간 대립이 심화하며 파업 조짐을 보이고 있다. 현대차 노조는 지난 18일 임단협 결렬을 선언하며 파업 계획을 수립한다고 밝혔다. 현대차 노조가 실제 파업에 돌입할 경우 지난 2019년부터 이어져온 무분규 협상이 5년 만에 깨지게 된다. GM한국사업장 노조 역시 중노위에 노동쟁의를 신청하며 파업 가능성을 높였다. 국내 완성차 업체들이 올해 역대급 실적을 거둔 데 따라 노조도 물러서지 않고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23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최근 입단협 결렬을 선언한 현대차 노조는 오는 23일 임시대의원대회를 개최해 쟁의 발생을 결의하고 25일에는 전 조합원을 대상으로 파업 찬반투표를 실시할 예정이다. 현대차 노조는 이미 사측과 교섭결렬 후 중노위에 쟁의조정을 신청한 상태로 조합원 파업 찬반투표가 가결된다면 바로 파업에 돌입할 것으로 관측된다.
노조는 현재 만 60세인 정년을 국민연금 수령 시기와 연동해 최장 만 64세로 연장하는 것을 요구하고 있지만 사측은 다른 것은 몰라도 정년연장 만큼은 절대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으로 알려졌다. 정년연장은 업종을 불문하고 노사가 가장 치열하게 대립하는 사안으로 현대차 역시 과거부터 정년연장을 두고 치열한 협상을 벌여왔다.
노조는 2011년부터 당시 만 58세였던 정년 연장을 강력히 요구했지만 만 60세까지 정년이 늘어난 것은 4년 후인 2015년에서였다. 그동안은 퇴직 후 단기 계약직으로 1년 혹은 최대 2년까지 근무할 수 있도록 하는 조건들을 붙이는 것으로 정년연장을 대신해왔다. 2015년 만 60세로 정년이 늘어난 이후 현재까지도 상황은 비슷하다. 현재 만 60세 정년에 숙련된 근로자 중 희망자에 한해 직군별로 재고용(1년)에 나서는 제도를 실시하고 있다. 현재 만 60세의 정년을 한 번에 만 64세까지 늘리자는 노조의 요구는 현대차 입장에서도 받아들이기 어려운 요구라는 게 업계 지배적 분석이다.
GM한국사업장 역시 파업 분위기가 감돌고 있다. GM한국사업장 노조는 이미 지난 9일 쟁의조정을 신청한 후 현재 그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이르면 오는 23일부터 쟁의행위 찬반 투표에 돌입할 계획으로 국내 완성차 업체 중에서는 가장 먼저 파업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GM한국사업장 노사는 임금 인상 폭을 두고 현재 대립하는 상황이다. 노조는 기본급 18만4900원 인상, 성과급 1800만원, 식재료비 28.8% 인상, 가족행복지원비 10만원 등을 요구했지만 사측은 기본급 인상 5만원, 성과급 500만원, 제조생산 격려금 100만원 등을 제시안으로 내밀었다. 사실상 노조와 사측 간 입장 차가 큰 것으로 분석된다.
현재까지 국내 완성차 업체 중 노사 간 임단협을 마무리한 업체는 KG 모빌리티가 유일하다. KG 모빌리티는 지난 4일 기본급 5만원 인상, 본인 회갑 1일 특별휴가 신설 등에 합의하며 2010년 이후 14년 연속으로 무분규 타협을 달성했다.
기아 노사는 현재 합의점을 찾지 못한 상황으로 알려졌다. 기아 노조 역시 현대차와 마찬가지로 정년 연장을 요구하고 있어 쉽사리 임단협을 마무리 하긴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르노코리아자동차 노사는 앞서 지난달 19일 기본급 10만원 인상, 타결 일시금 250만원, 격려금 100만원 등에 잠정합의했으나 조합원 투표에서 부결되며 재협상에 들어갔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국내 완성차 업체들이 호실적을 내며 노사간 대립이 더 심화하는 것 같다”며 “다만 파업을 준비하는 과정에서도 얼마든지 협상을 진행하고 타협할 가능성도 있어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진 (jini@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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